드디어 운전면허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학원에 등록하다
독일 산 지 13년 만에, 독일에서 운전면허를 따자고 결심하게 되었다!
무시무시한 면허괴담이 존재했지만 배짱이 두둑해진 건지 겁이 없어진건지, 용기라고 해야할지 무모라고 해야할지, 더이상 미루지 말고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같이 일하는 매장언니도 면허를 따려고 한다기에 천군만마를 얻었다. 혼자 하는 것보다 둘이 같이 하면 힘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원은 언니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리뷰가 좋은 곳을 알아내었다. 우리 둘은 학원에 찾아가 면담을 했다.
비용이 얼마 드는지,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면허 따기까지 절차가 담긴 문서를 받았다. 알겠다가도 모를 내용이었고 상담직원과 두 번이나 면담한 후에 가닥이 잡혔다.
기본비용은 이렇게 되었다. 아래 항목에 1990유로
14번의 필기수업 *총 14과
12개월간 사용가능한 교재(책, 공부앱)
드라이버스캠(실기수업 준비에 도움이 되는 앱)
45분씩 12번의 특별주행
시뮬레이션 사용
실기시험 1번
필기시험 1번
*지금에서야 깨닫는 바이지만 12번의 특별주행이 아닌, 평범한 일반 주행은 기본비용 2천유로에 빠져있다. 아래에 따로 써있었는데 그건 시험대비 주행으로만 이해했다.
비용은 여기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사람들에게 듣기로 비용은 기본 3천유로 들거라 했는데 2천유로 정도라고 써있었다.
운전을 잘 하고 시험도 한번에 탁탁 붙으면 저 금액에 면허를 딸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생겼다.
*지금에서야 깨닫는 바이지만 일반 주행이 빠져있는 상황에서 저 금액으로는 절대 딸 수 없다. 하하
어쨌거나 운전학원에서 두 번 상담을 받은 후 등록하기로 했다. 기본등록 절차는,
1) 상담 2) 운전학원 등록, 이론수업등록 3) 수업료 2천유로 중 첫 비용 800유로 송금
이렇게 진행되었다. 운전학원 등록에 신중해야하는 이유는, 한번 등록해서 기본금액을 송금하고 난 뒤 돌려받을 수 없고, 처음에 함께 하게 된 학원에서 면허까지 끝까지 가야하고, 만약 변경하고 싶다면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옮길 수 있다. 면허는 하나부터 열까지 돈이 드는 일이다.
돈까지 송금하고 나면 학원에 짜여진 필기수업 플란에 따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우리가 다닌 학원은 1주일에 1과씩 들을 수도 있고, 일주일 내내 인텐시브로 14과를 모두 배울 수도 있었다. 우리는 인텐시브로 신청해서 일주일에 몰아서 들었고, 필기수업을 전에 준비히라하여 면허에 필수조건인 '응급처치수업', '시력검사', '여권사진'을 끝내었다. 학원에서 추천해준 응급처치수업에 등록해서 3-4시간 수업을 이수했다.
여기까지 쓰는데도 지친다. 면허 신청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한 일이었다. 완벽하지 못한 독일어로 면담을 하는것도 어렵거니와 처음 듣는 생소한 용어들 때문에 이해가 쉽지 않았다. 두 번이나 면담을 했으나 우리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의문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문서를 받았으니 그걸 제대로 보면 될거라 생각했지만 문서도 암호같아서 이해가 쏙쏙 되지는 않았다. 맥락은 이해했으니 시작해보자, 문제될 건 없으니 시작해보자, 그렇게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