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메인 노출 후기
나의 첫 브런치북 “엄마랑 같이 캐나다 갈래” 글 중 하나인 “천국으로 가는 2,830개의 계단“이 다음 포털에 떴다. 브런치북 발간 4일째, 여행맛집 카테고리에서 내 글을 만난 것이다.
사이트 메인에 걸려있는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만약 내 글이 올라온다면 기분이 어떨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이 되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브런치에 내 첫 글이 ‘발행’되었던 순간처럼 말이다.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건 ‘잊고 싶지 않아서’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캐나다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이 점차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기억들이 흩어지기 전에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다.
시작은 혼자 보아도 충분한 글이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난 캐나다에서 지독히도 외로웠다. 그 외로움이 글을 쓰는 내 손 끝을 타고 들어와 속삭였다. 그만 떠나보내 달라고.
글을 쓰면서 내 지난한 외로움은 마침내 위로받았다. 외로움은 떠나갔고 나는 첫 번째 브런치북을 완성했다. 그래서였을까. 아무에게도 책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내 마음이 가벼워진 것만으로도 소명을 다했다 생각했다. 만약 다음 메인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계속 얘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조회수 천이 넘은 날,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내 글을 보러 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그리고 남편은 다음 메인에 떠 있는 내 글을 찾았다.
종일 내 글을 기웃거리는 남편을 보면서, 가까운 사람들과 이 ‘소식’을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조금 유난스러워도 괜찮지 않을까. 언제 또 이런 날이 올지 모르니 말이다.
글을 쓰는 것은 홀로 웃고 우는 한 편의 모노드라마와 같다. 관객이 없더라도 나의 드라마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다만 누군가 나의 눈물과 웃음에 간간이 박수를 쳐준다면, 그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