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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밤 Sep 22. 2023

먹는 것으로 하나 되는 마음

다음 홈&쿠킹 카테고리의 비밀


23년 9월 1일 ‘금요일에 먹어요, 피자‘ 다음 노출

오랜만에 회사 사람들과 만나 사케 한 잔을 쭉 들이키려 할 때였다.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에서 알림이 반짝거렸다. 바삭한 가지새우튀김 하나를 젓가락으로 집으며 들고 있던 사케를 단숨에 마셨다. 얼떨떨한 기분, 취기가 훅 올라왔다. 사람들과 헤어지고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다음 포털을 검색해 보았다. 홈&쿠킹 카테고리에서 익숙한 사진이 눈에 띄었다.


딸내미가 금요일마다 찾는 그 피자. 아, 오늘 금요일이구나.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교묘한 글 선정에 피식, 웃음이 난다. 이로써 딸내미 이야기를 다룬 세편의 글이 모두 다음포털에 게재되었다.



다음 카테고리 이름은 왜 홈&쿠킹일까

공교롭게도 세 편의 글은 모두 먹는 것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번 글도 분명 딸내미 이야기를 썼는데 주인공이 피자인지, 딸내미인지 묘연하다. 제목조차도 피자를 먹어요! 아닌가. 피자에 관한 글인지 알고 열어본 사람들은 뜬금없는 딸내미 교육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했을지 모른다.


글이 노출된 카테고리도 홈&쿠킹으로 음식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왜 쿠킹이 아닌 홈&쿠킹일까?


집과 요리… 불현듯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식구. 한 집에서 함께 살며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 아, 가족은 밥으로 이어진 사이였다! 딸내미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자꾸 음식이 떠오르는 것도 매 끼니를 같이 하며 나눈 시간들 때문이리라.


홈&쿠킹은 요리조리법에 관한 글이 올라오는 곳이 아니다. 우리의 삶은 음식과 연결되어 있고, 그 중심에 가족이 자리 잡고 있다.


먹는 것을 통해 서로를 생각하는 가족의 마음이 느껴지는 곳.


이것이 내가 발견한 홈&쿠킹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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