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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애 Sep 19. 2020

뒤집어진 다이어리 속 계획

뒤바뀐 일상





새 마음 새뜻으로 무엇이든 시작하기 좋은 새해. 2020년 1월 깨끗한 다이어리 공백을 채우며 새로운 목표를 그렸다. 나의 첫 윈키아 다이어리에 자신이 중시하는 핵심가치나, 선호가치, 드림보드, 꿈과 목표를 기입하며 처음 해보는 작업에 들떴던 기억이 난다.




정말 (그림을) 그렸다!




타임 트래커 속지를 마주하며 당황스러웠지만 시간별로 나뉜 칸에 일과 중 기억나는 주요 사건과 생각이나 감정을 기록하며 부담 없이 일과를 쌓아갔고. 생산적인 (것만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며 기상시각에 식단까지 기입하고는 의욕이 더 올랐다.





원래. 적어도 내게는 다이어리는 쓰다가 마는 것이었거늘. (매해 그랬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그간 도전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겠다는 원대한 포부와 함께. 올해는 작년과는 가히 다를 거라고 확신했지만 그로부터 한 달 뒤, 태어나 처음 겪는 커다란 재난을 만나면서 힘차게 나아갈 줄로만 알았던 일상은 멈췄다. 그로부터 두 달 간은 어떻게든 힘을 냈다. 늦잠 자는 아이보다 두 시간 늦어도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책을 읽었지만. 길어지는 상황에 지쳐갔다.






계속 이런 상황이라면?




역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을까. 여전히 시간은 가고 - 그것도 쏜살같이 - 째깍째깍 쉬지도 않고 움직인다. 벌써 하늘은 공활하고 드높기까지 해서 더 이상 나른하게 있을 수만은 없다.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지, 딱히 못할 것도 없다, 자주 그리 생각하기로 결심하면서 목표를 재정비했다.

















일단, 무슨 일이든 하려면 몸과 마음에 힘이 필요하다. 지치지 않고 나아가려면 튼튼해야 한다. 해서 건강을 위해 부지런히 집에서 해 먹는다. 필수 영양소에 관심을 갖고 간단히 차려 먹을 수 있는 밥상을 고민하고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은 자제한다. 마음은 그때그때 돌보려 한다. 불쑥불쑥 올라오는 감정은 바로 알아주지 않으면 엉뚱한 곳에서 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지 않고 잘 되지 않아 2주 전부터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가급적 매일 아침에 쓰며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법정 스님의 잠언집 속 시를 하나씩 곱씹어 읽으며 손으로 한 번 마음으로 두 번, 내 안에 새겨 넣는다.






어려운 때일수록
낙천적인 인생관을 가져야 한다

- 영원한 것은 없다, 법정 스님






철저하게 지키지는 못한다. 아침이 일어나서 멍때리거나 SNS를 보며 시간을 보낼 때도 많고 아이와 함께 눈을 뜰 때도 더러 있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하루쯤 성공하기도 하고. 하루 걸러 하루 또는 이틀하고 하루 쉬면서 해내기도 한다.






계획, 일상은 뒤바뀌었나?



2020년 나의 선호가치였던 건강, 자유, 사랑




되려.. 코로나 19로 목표했던 바를 이루게 될지도 모르겠다. 건강, 사랑... 그런데 자유는 이룰 수 있으려나. 이런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그게 자유일까. 모양새는 달라졌지만 결국 나는 전에 해보지 못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건강을 챙기고 나와 가족을 사랑하며, 공간을 초월하는 자유를 꿈꾼다. 올해 초 계획한 일들을 다시 꺼내 본다. 실현 가능한 목표는 무엇이 있을까, 찾아보며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게 어떤 것이든 못할 이유보다   있는 이유를 먼저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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