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인의 소모임 입성기

그냥 해도 괜찮은 소모임

by 다애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아직도 기억한다.

애교도 무드도 없이 쭈뼛쭈뼛 서성이던 내게 환하게 웃으며 환영의 인사를 건넸던 모임장을.

그 날의 온도를.








시작은 모임 신청이었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인근 동네에 있는 모임 소식을 알려주는 탭을 우연히 발견하고 여러 모임 중 끌리는 쪽으로 선택하면서 모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왜 글을 쓰고 싶은지'에 대한 갈증은 아직도 의문인 채이지만 3년 전 신청 당시에는 더했을 것이다. 그냥. 하고 싶고 쓰고 싶어서 신청한 글쓰기 모임이었다. 야근과 회식이 잦은 남편에게 평일 저녁 모임 일정을 이야기하며 신청하겠노라 결연함을 내비쳤고 근처에 살고 계신 시부모님이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었기에 시도할 수 있었다.




블로그와 온라인 카페에서 끼적여왔던 글이었다. 직접 얼굴 마주하며 서로의 글을 읽는 자리에서 나의 글을 읽는 동안 숨을 가늘게 내쉬며 적막 속으로 들어갔다. 모임의 규칙이 있었는데. 첨삭하지 않기, 비평하지 않기. 미리 써 온 글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소개되어있던 모임이었기에 적막을 깬 목소리는 늘 "우와~"로 시작되었다. 돌아보면 모임장이 참 너그러웠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었지만 그래도 칭찬은 사람을 달뜨게 했다. 글을 잘 쓴다는 말에 눈치도 없이 어깨가 올라갔다.




어떤 날은 나를 많이 드러냈다는 생각에 이불킥을 하고 다른 날은 너무 숨겼나 후회하기도 했더랬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는 모습들에 놀랐지만 공개하지 못할 이유도 없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단 네 번의 첫 소모임에 마음을 많이 내어주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받았다. 용기, 응원, 칭찬까지. 새로운 씨앗을 마음에 심은 채로 다음 모임을 연이어 신청했다. 강사모임, 그림모임, 그림책 테라피 모임. 주제마다 멤버도 색깔도 다양하여 얻는 것도 많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모임은 1년 동안 모임장으로 있었던 감정일기 쓰기이다.





각 모임당 4번씩, 총 16번의 만남





현재는 필사 모임으로 전향하였(고 잠정적으로 감정일기 쓰기를 쉬는 중이)지만 시간이 흘러 기억이 훼손되기 전에 감정일기 쓰기 모임에 대한 기억을 꺼내어 보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그냥, 쓰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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