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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Mar 29. 2016

언더테이커의 연승 신화 종결, 그 아쉬움

프로레슬링 칼럼 ①

▲언더테이커. 레슬매니아 30에서의 등장 모습 ⓒ위키피디아 미국 언더테이커 페이지




■ The Undertaker Streak

vs Jimmy ‘Superfly’ Snuka (@WrestleMania 7 in 1991)
vs Jake ‘The Snake’ Roberts (@WrestleMania 8 in 1992)
vs Giant Gonzalez (@WrestleMania 9 in 1993)
vs King Kong Bundy (@WrestleMania 11 in 1995)
vs ‘Big Daddy Cool’ Diesel (@WrestleMania 12 in 1996)
vs Sycho Sid (@WrestleMania 13 in 1997)
vs ‘Big Red Machine’ Kane (@WrestleMania 14 in 1998)
vs Big Boss Man (@WrestleMania 15 in 1999)
vs ‘The Game’ Triple H (@WrestleMania 17 in 2001)
vs ‘The Nature Boy’ Ric Flair (@WrestleMania 18 in 2002)
vs The Big Show & A-Train (@WrestleMania 19 in 2003)
vs ‘Big Red Machine’ Kane (@WrestleMania 20 in 2004)
vs ‘The Legend Killer’ Randy Orton (@WrestleMania 21 in 2005)
vs ‘The World Strongest Man’ Mark Henry (@WrestleMania 22 in 2006)
vs ‘The Animal’ Batista (@WrestleMania 23 in 2007)
vs ‘The Rated R Superstar’ Edge (@WrestleMania 24 in 2008)
vs ‘The Heart Break Kid’ Shawn Michaels (@WrestleMania 25 in 2009)
vs ‘The Heart Break Kid’ Shawn Michaels (@WrestleMania 26 in 2010)
vs ‘The Game’ Triple H (@WrestleMania 27 in 2011)
vs ‘The Game’ Triple H (@WrestleMania 28 in 2012)
vs ‘The Best In The World’ CM Punk (@WrestleMania 29 in 2013)


과거부터 쌓여 나간 역사 혹은 전통은 이어져야 한다. 세월의 흐름이나 시대적 흐름에 잊히거나 변화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지 모르나 한 번 이루어진 역사나 전통은 변치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레슬링 레전드 언더테이커의 역사다. 많은 스포츠에서도 역사적 기록이 있다.


먼저 메이저리그 기록이다.

통산 최다 홈런: 배리 본즈(762)
1 시즌 최다 홈런: 배리 본즈(73)

통산 최다안타: 피트 로즈(4256)
1 시즌 최다안타: 스즈키 이치로(262)

통산 최다 타점: 행크 애런(2291)
1 시즌 최다 타점: 핵 윌슨(191)

통산 최다 득점: 리키 헨더슨(2295)
1 시즌 최다 득점: 빌리 해밀턴(192), 1800년대 기록 제외시 베이브 루스(177)

통산 최다승: 사이 영(511)
1 시즌 최다승: 찰리 래드 본(59), 1800년대 기록 제외시 잭 체스브로(41)

통산 최다 도루: 리키 헨더슨(1406)
1 시즌 최다 도루: 리키 헨더슨(130)

통산 최다 세이브: 트레버 호프만(591)
1 시즌 최다 세이브: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62)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팀은 뉴욕 양키스(26회)

이렇듯 세월이 흐르고 역사가 쌓이면 ‘유산’으로 남는다.




■ 역사를 넘어 ‘유산’이 될 뻔한 언더테이커의 연승 깨져 아쉬워… 

언더테이커의 22연승은 그야말로 예정된 일이었다. 프로레슬링은 스포테인먼트의 성격이 짙은지라 기록이 중요시되기도 했고 또 그게 아니더라도 WWE 사장 빈스 맥맨은 그간 수차례 언더테이커의 연승은 그의 커리어가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와 상반되는 의견도 있었다. 한 사람의 계속되는 독주는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며 언더테이커의 연승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위해선 끊겨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물론 일리 있는 의견이다. 하지만 어쨌든 기록이야 평생 남는 것이며 또한 그간의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연승을 이어 오게 한 WWE였기에 올해 열린 레슬매니아 30에서도 그 기록은 이어질 줄 알았다. 



헌데 아니었다. ‘BEAST’라 불리는 사나이에게 일격을 당했다. 레슬매니아 30을(를) 시청할 때 레프리의 손에서 이루어진 3 카운트는 실로 충격이었다. 3 카운트가 세어지고 브록 레스너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에도 관객석을 비롯한 중계진, 그리고 심판까지도 놀라는 모습이 역력했다.



▲브록 레스너의 승리가 확정 된 후 멘탈 붕괴 온 한 팬의 모습. 나도 그랬다. ⓒThank You Undertaker 페이스북 펜 페이지



항간에 들렸던 뉴스에 의하면 언더테이커의 연승 행진의 종결은 철저한 보안을 위해 두 선수와 트리플 H, 맥맨 패밀리(빈스 & 스테파니) 정도 밖에는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본인이 생각건대 이는 거짓 같기도 하다. 적어도 레프리만큼은 결과를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몬트리올 스크루 잡의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이는 당사자가 아니라 알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로써 Streak(연승)을 뛰어넘어 Legacy(유산)이(가) 될 뻔했던 언더테이커의 역사, 아니 레슬매니아의 역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 누구도 깰 수 없었던 기록, 브록 레스너가 그 기록을 깨다. 

‘The Next Big Thing’ 브록 레스너는 2002년 3월 스맥다운 무대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차세대 거물이라는 본인의 닉네임답게 당시 소위 잘 나가던 멤버들을 이기고 승승장구하다 결국 그 해 열린 써머 슬램에서 당시 챔피언이었던 더 락을 꺾으며 최연소 챔피언에 자리까지 올라갔다. 그러다 2004년 WCW에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무적의 선수 빌 골드버그와 경기 후 WWE를 떠났고, 2008년에는 UFC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적은 좋지 못했으며 2011년에 다시 재기를 꿈꿨으나 UFC 141 알리스타 오브레임과 대전에서 1라운드 TKO 패를 당한 후 종합격투기 계를 떠난다. 2012년에 다시 WWE와 계약 후 다음날 열린 RAW에서 존 시나를 공격하면서 레슬러로서의 활동을 알렸지만 그의 기간은 1년이었고, 활동이 제한적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그는 다시 딴 곳으로 눈을 돌렸고 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된 레스너는 RAW 1000회 때 다시 WWE로 오면서 트리플 H와 대립을 이어갔다. 총 3차전에 걸쳐 트리플 H와 대립을 했고, 그 결과는 2대 1이었다.



원래 레스너는 2013년에 계약이 종료됐지만 2014년에도 WWE와 파트타임 레슬러로서의 계약이 무난하게 성사되면서 그의 커리어는 계속되었다. 그러다 2014년 4월의 열린 30주년 레슬매니아에서 언더테이커의 상대가 레스너로 결정되고 연승 VS 야수의 대립은 결국 야수가 승리자가 되면서 언더테이커의 꿈같았던 연승은 마무리된다.



■ 왜 하필 그 많은 사람들 중 레스너였을까? 

그럼 이쯤에서 왜 하필 그 많은 사람들 중 레스너였을까?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앞서 칼럼 시작 전에 기록한 언더테이커가 이뤄 낸 연승의 상대들은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던 당대 최고의 선수였다. 스토리 상 형제였던 케인과 ‘미스터 레슬매니아’ 숀 마이클스, ‘더 게임’ 트리플 H 같은 선수들은 두 번 이상 대립을 갖고 혈전을 치렀으나 결국 언더테이커의 연승 행진의 제물이 되었다. 21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한 때는 ‘내가 저 기록을 깨고 싶다.’하던 선수들도 나중엔 그의 연승을 당연하게 여기며 응원했다.



▲ 그 간 상대했던 선수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Thank You Undertaker 페이스북 펜 페이지



그러나 많은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레스너를 통해 언더테이커의 연승이 끊겼다. 왜일까? 그 이유를 생각하면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적잖은 나이다. 언더테이커는 올해 한국 나이로 50살이 되었다. 그리고 그간에 입은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선수생활을 이어 가기엔 더 이상 무리인 것으로 판단, 30주년 레슬매니아라는 기념비적인 이벤트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것이 옳다고 느꼈을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로는 그간 언더테이커는 자신의 연승이 끊긴다면 그 상대는 다름 아닌 레스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레스너가 BEAST 즉 야수라는 강인한 이미지가 있기에 자신이 패배하더라도 충분히 팬들이 이해할 것이라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제로 레슬매니아 30이(가) 열리기 전, 자신의 상대로 레스너, 존 시나, 스팅 등의 선수를 생각한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레스너로 낙점했다. 그리고 이번 레슬매니아의 최종 결과는 본인의 의지라기보다 빈스 맥맨과의 통화 중에 빈스가 레스너의 승리로 연승 행진을 끝내는 것으로 설득했고, 언더테이커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 사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브록 레스너는 폴 헤이먼을 통한 인터뷰 및 세그먼트를 통해 EAT먹고 SLEEP자고 CONQUER정복하고 REPEAT반복한다을(를)내세웠다. 야수와 같은 강인함으로 언더테이커의 연승을 끝내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브록 레스너는 파트타임 레슬러다. 그리고 그간의 행적을 볼 때 계속적으로 WWE에 머물러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한창 WWE를 이끌고 있는 브레이 와이엇이나 로먼 레인즈, 대니얼 브라이언, 랜디 오튼 같은 풀타임 레슬러에게 그와 같은 영광을 선물했더라면, 그들의 커리어에 상당한 도움이 될 텐데…. 만일 레스너가 WWE를 떠난다는 가정하에 ‘언더테이커의 연승을 깬 이는 이곳엔 없다.’라는 말을 누군가 한다면… 끔찍하다. 언더테이커의 패배는 ‘The End of An Era’ (‘한 시대의 종결’)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레슬매니아 하루 뒤 열린 RAW에 등장한 브록레스너. 그의 손에서 한 시대의 종결이 이뤄졌다. ⓒ위키피디아 미국 브록 레스너 페이지



■ 언더테이커, One More Match 가능할까?

WWE 백 스테이지의 선수들은 언더테이커의 One More Match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원래 언더테이커의 부상이 심각했던데다 이번 레스너와의 대전에서 극심한 뇌진탕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WWE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라는 말이 있듯 만약 레슬매니아 31에서 라스트 매치를 가진다면 그 상대는 WWE행이 확정된 스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두 선수 간의 경기가 펼쳐진다 해도 레슬매니아에서의 상징성이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쉬울 것으로 사료된다.



■ 마치며

언더테이커의 연승이 끊긴 이유가 어떤 이유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레슬매니아의 역사 그 중심에 언더테이커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언더테이커의 WWE 첫 데뷔, 내 나이 8살, 그리고 이듬해부터 시작된 21연승, 그리고 1패. 어릴 적엔 악역인 언더테이커가 그리도 무서웠는데 이젠 은퇴가 거의 확실 시 되다니 세월이 짧음을 새삼 선수들을 통해 느낀다.



어느 순간부터는 레슬링 그 자체보다 선수들의 마이크웍, 혹은 세그먼트가 더 관심이 간다. 그것은 아마 선수들이 만들어 내는 ‘드라마’가 감동적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마치 장수 농촌 드라마 ‘전원일기’에 출연한 배우들이 그 드라마와 함께 늙어간 것처럼 말이다. 오랜 시간 좋은 경기 보여 준 언더테이커. 고맙습니다. Thank you, Taker….



PS. RIP Warrior



※ 본문에 게재된 메이저리그 기록은 검색에 의한 기록이니 잘못됐더라도 양해 부탁드리며 혹시 본문과 관련해서 오타나 잘못된 점이 있으면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2014년 4월 24일에 게재된 칼럼으로 PgR21.com, Wmania.net, 네이버 FTWM 카페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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