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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Mar 29. 2016

언더테이커의 라스트 매치는 열리는가?

프로레슬링 칼럼 ②

 ‘2014 익스트림 룰스(Extreme Rules)’와 ‘2014 페이백(Payback)’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활약은 정말 눈부시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WWE 최대의 언빌리버블 시추에이션(Unbelievable Situation)이라 하면 지난 4월 6일에 열린 레슬매니아XXX에서 일어난 언더테이커의 연승 종결이다. 아직도 백스테이지에서는 이 일을 추진한 사람이 정확히 누구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고 게다가 결과적으로 언더테이커의 패배가 옳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잖은 것으로 안다.



▲ 언더테이커. 레슬매니아 30에서의 등장 모습 ⓒ 위키피디아 미국 언더테이커 페이지



■ 도대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나?


  

그렇다면 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가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지난 필자의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언더테이커의 연승 종결은 레슬링 역사의 큰 이슈이다. 한 사람의 패배 혹은 커리어의 끝이 아닌 ‘한 시대의 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레슬매니아 직후 외신들은 하나 같이 이를 탑 기사로 보도했고, 이후에는 이 일을 누가 주도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 언더테이커, 충격의 21-1. 필자도 충격이었다. ⓒ WWE



그 답은 두 가지로 갈렸다. 언더테이커와 두 차례의 명승부 끝에 패배한 ‘하트 브레이크 키드’ 숀 마이클스는 언더테이커의 연승 종결은 본인의 결정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사석에서 자신과 만나면 그가 몸이 좋지 않다고 자주 말해왔다고 언급했다. 마이클스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전(前) WWE 근무자라고 소개한 익명의 한 사람은 언더테이커를 가리켜 ‘그는 이 업계의 위대한 사람이다. 그는 매우 사려 깊은 사람이지만 비즈니스에서만큼은 어느 누구의 말에 흔들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전적으로 본인의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다른 주장은 빈스 맥맨의 권유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언더테이커는 몇 년 전부터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아 ‘레슬매니아 시즌 전문 선수’로 활동해 왔다. 그만큼 잦은 부상이 생겼고, 그 부상들의 회복 속도가 더뎠기에 그랬던 것인데 빈스 맥맨이 이를 감안 해 용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 언더테이커와 빈스 맥맨의 모습. 레슬매니아가 열리기 직전 이런 모습으로 빈스 맥맨이 설득하지 않았을까? ⓒ WWE


브록 레스너와 언더테이커는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칼럼에서도 필자가 언급했던 것처럼 언더테이커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연승이 끊긴다면 브록이 깨 주길 바란다.’고 한 적이 있기에 일리가 있다는 것인데, 아무튼 현재는 후자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빈스 맥맨의 사위인 트리플 H가 회사 경영과 함께 스토리라인 작업에도 합류한 이후 팬들 사이에선, ‘스토리가 밋밋하다.’는 식의 아쉬움을 내비치는 의견이 많았던 만큼 이른바 충격요법을 씀으로써 트리플 H 본인이 늘 강조해 왔던 퍼포먼스보다 스토리가 우선이라는 말을 실현코자 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조심스레 해 본다.



■ 원 모어 매치(One More Match) 가능성 충분하다.



그럼 이쯤에서 원 모어 매치(One More Match)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브록 레스너와의 대전에서 패배 후 더 이상의 경기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던 언더테이커의 경기는 혹시라도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주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은퇴 관련 세그먼트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WWE는 선수 및 아나운서의 은퇴가 있을 때 본인이 링 위에 올라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네이처 보이’ 릭 플레어도 그랬고, ‘The Rated R Superstar’ 에지도 그러했고, 은퇴를 번복하고 링으로 돌아온 링 아나운서 릴리안 가르시아 역시 당시에는 팬들에게 눈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 2011년 4월 어느 날 열린 스맥다운에서 은퇴 인사를 나누는 ‘The Rated R Superstar’ 에지의 모습. 은퇴를 암시한 언더테이커의 모습과는 상반된다. ⓒ WWE




헌데 언더테이커는 현재까지 그런 일이 없다. 당초 팬들은 언더테이커가 레스너와의 경기에서 입은 뇌진탕으로 인해 인사를 나눌 겨를이 없는 것으로 알았지만 그로부터 두 달이 흐른 지금도 언더테이커에 관한 언급은 일절 없다. 그것이 언더테이커의 커리어가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하나의 큰 틀이다. 또한 언더테이커의 레슬매니아XXX 혹은 31의 상대로 거론되어왔던 상대인 스팅은 여전히 WWE와의 계약이 순조로운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알려진 바로는 스팅의 계약 조건이 선수가 아닌 레전드 계약이라고 한다. 만일 이대로라면 명예의 전당 2015에 헌액 되고, 각종 이벤트에 간간이 등장하는 것이 전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팅이 프로레슬링 계에서 갖고 있는 입지가 어마어마함을 알고 있는 WWE가 스팅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언더테이커의 꿈의 상대로 늘 회자 되었던 스팅의 Lockdown 2007에서의 모습. 과연……. ⓒ위키피디아 미국 스팅 페이지.



스팅이 만에 하나라도 경기를 갖는다면 그 상대는 바로 모두가 염원하는 대로 언더테이커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으며 그 결과는 그야말로 백중세일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이것이 양 선수의 첫 대립이자 마지막 대립. 그리고 커리어의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 사담. 언더테이커, 반드시 명예의 전당 2015에 헌액 되어야…….



언더테이커는 올해로 레슬링에 입문한지 30년이 된다. 1984년 WCCW(World Class Championship Wrestling)에서 ‘텍사스 레드(Texas Red)’라는 링네임으로 데뷔 후 WCW를 거쳐 1990년도에 故폴 베어러(Paul Bearer)가 이전에 잠시 동안 가졌던 직업인 장의사를 하나의 기믹(Gimmick)으로 착안. 언더테이커는 그와 함께 무시무시한 불멸의 캐릭터로 태어난다. 그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프로레슬링 최대의 이벤트인 레슬매니아에서 21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는 등 누구도 범접 못 할 기록을 써냈다. 

그는 실상 무거운 기믹 때문에 뛰어난 마이크워크나 유머 등의 재치를 보여주진 못했다. 하지만 레슬러들 모두 그를 존경하고 있다. 다른 이들에게 있어 그는, 선망의 대상이며 박수받아야 할 인물이라고 한다. 그런 인물이니 반드시 명예의 전당 2015에 헌액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작년에 WWE의 스토리상으로 언더테이커의 아버지인 故폴 베어러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으니 1년 차이로 나란히 헌액 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와 관련한 칼럼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그만큼 그의 업적이 두텁다는 뜻임을 입증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보다 언더테이커의 링 안에서의 모습이 깊숙이 각인되었기 때문 아닐까?



이 글은 2014년 6월 7일에 게재된 칼럼으로 PgR21.com, Wmania.net, 네이버 FTWM 카페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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