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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레슬링 쇼 오프 그리고 W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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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Jul 15. 2016

브록 레스너의 UFC 도전이 가져다주는 의미

열정 기폭제

WWE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 시절의 레스너. ⓒ WWE. Courtesy of Wikipedia Commons

하고자 하는 일을 해야 하는가

그냥 주어지는 대로 살아야 하는가

이것에 대한 고민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지는 고민 같다. 성장하면 할수록, 성장을 넘어 늙어갈수록 꿈은 소소해지고 현실의 벽이 높아져서 꿈은 이제 먼지가 될 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욕구를 참기에는 내 청춘이 아쉽고 도전하자니 막막하고 눈치 보일 때가 있다.

좋은 대답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나도 갈등한다. 그런데 여기 40세의 운동선수가 있다. 그는 다방면에 출중한 커리어를 가졌다. 풋볼 선수, 레슬러, 프로레슬러, 종합격투기 선수까지 고루 지냈으면서도 최고의 자리까지 경험한 사람. 그는 브록 레스너다. 하늘 끝까지 오를 것 같던 그의 기세는 의외로 쉽게 꺾였다. UFC 선수 시절 찾아온 게실염 때문에 원치 않게 옥타곤 위를 내려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몇 년 후 WWE로의 복귀. 그의 와일드함은 그대로였고, 파트타임이었지만 WWE 최고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존 시나보다 더 두둑한 연봉을 받았으며, 그가 맡은 역할은 가히 무적에 가까웠다.

그동안에 벌어 놓은 돈과 WWE에서 받는 돈으로도 평생을 편하게 먹고살 것 같았지만, 그의 맘 속 한 켠에는 늘 옥타곤이 그리웠나 보다. 그의 바람대로 지난 주일에 역사적인 대회인 UFC200에서 베테랑 마크 헌트와의 매치가 성사된 것.

비록 WWE의 체어맨인 빈스 맥맨의 동의하에 성사된 일회성 출연이었으나 세간의 관심은 지대했다. 그리고 지대한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컸다.

UFC는 실제 격투이고, 프로레슬링은 스포테인먼트란 이유로 레스너의 패배, 다시 말해 마크 헌트의 낙승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40세의 나이… 은퇴하거나 현역 언저리에서 지지부진하게 활동할 나이다. 레스너 역시 이 같은 취급을 당했다. 오죽하면 WWE 팬들 사이에서도 패배할 게 뻔하고, 만일 패배하면 분명 WWE의 입지가 하락할 것이라고 했을까?

물론 WWE 내의 독보적인 리얼 파이터는 누가 뭐래도 그인 것은 자명하지만 5년의 공백은 모두를 우려케 했고, 무모하다는 말은 일리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0VXD1nHn944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의 기우였다는 게 입증됐다. 시종일관 레스너는 헌트를 압도했고 심판들도 좋은 점수를 줬다. 3라운드 판정 승. 멋졌다. 실은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물론 레스너의 성공적 복귀를 이유로 그의 열정이 충만해졌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팬들 사이에선 레스너의 한글 표기를 거꾸로 하며, ‘너스레’라고도 부르곤 하는데, 그 이유는 돈 버는 법을 알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어디서든 ‘너스레’를 떨 줄 안다는 의미다. 어쨌든 그것 역시 그의 능력이니 존중한다.

그런데 오늘 하나의 동영상을 보게 됐다. 브록 레스너의 WWE 매니저이자 대변인인 폴 헤이먼의 유투브 영상인데 아마 UFC 200 경기 전에 만들어진 영상 같아 보였다.

UFC에 왜 나가려고 하느냐는 폴의 질문에 레스너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하고 싶어서.”

위험한 건 알지만 하고 싶은 것을 망설여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앞서서도 얘기했듯 그의 과거 인터뷰를 봤을 때, 장인정신이나 간절함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100% 신뢰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긴 해도 조금은 놀라웠다.

나 또한 나의 약함, 병(病)이 나보다 강함을 인정하고 조금 천천히 가다 보면 무언가를 이루지 않을까 싶었다. 40대의 노장도 이루는데 우리라고 못할까? 어쩌면 레스너의 복귀는 살아내는 것조차 벅차 하는 많은 이들을 위한 열정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본문 이미지는 “Google 검색 필터링 비상업적 용도로 재사용 가능”으로 출력된 결과물이며 출처는 위키피디아 커먼즈입니다. URL은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rock_Lesnar_WWE_Champion_2014.jpg 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