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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Jul 21. 2016

저기, 침묵선생…!

금과 같다는 침묵이여 

부디 내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오 



그대의 그 묵직함이 

이 세상을 얼마나 바꿀는지 알 수 없으나 

내 저 멀리에서도 침묵이란 두 음절의 이름 

그 명성 익히 들은 바 있으니 

부디 거절치 말아주오



내게는 

셀 수 없을 양의 소리들이 존재하오 

그 소리들이 모이고 모여 말을 만들지 


그렇게 언제나 그득하게 들어차 

내 목젖을 조이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욕심내서 뱉어내려 하지 않게 

그대가 좀 잡아주오 



뱉어내는 소리의 음폭과 

받아내는 소리의 음폭이 

다를 것은 자명하니 



세상 모든 것이 혹 

나의 소리에 힘들지 않도록 

노하우를 전수해주시오



왜 그러냐고? 

때때로 음폭이 달라 생기는 부딪힘이 

그 아픔이 괴로울 때가 있다오 



나는 내 영역에서 그들은 그들의 영역에서 

뿜어내는 소리가 달라

조화를 이룰 것 같지만 

우리 각자의 소리가 크기만 해서 

결국 소음이 된다오 

그러면 그 소리의 ‘뜻’조차 모르게 되지



그래서 다시금 부탁하지만 

이보시오 ‘침묵 선생’ 

소리 내기 좋아하는 내게 

가끔은 가만히 있으라는 의미로 

그대가 가진 씨앗의 일부를 

내게 건네주시구려 



할 수 있다면 소리 내기보다 

소리 듣는 연습도 하고 싶소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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