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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Oct 28. 2016

작가란 무엇일까?

설사 당장 주목받지 못할지라도…



작자 (作者)



무엇인가를 짓는 사람. 그 종류가 무엇이든 관계없이 무에서 유를 만드는 사람은 모두 작자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작가(作家)라는 말이 있지만 역시 작자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러면 작가는 무엇일까? 아니 무엇인가를 따지기 전에 의미를 생각해 보자. 글이란 어쩌면 활자의 배열을 통해 하는 놀이와도 같다. 그리고 글을 잘 쓴다는 의미는 그 놀이를 잘하는 것, 즉 배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 



각자 역량에 따라 놀이의 스킬과 소화 능력이 다르겠지만 작가는 세상에 없는 글을 자신의 손을 통해 써내면 그것이야 말로 작가다. 다른 건 필요 없이 이것이 작가의 본질이다. 심지어 모방 및 재창조, 그리고 완벽하게 베껴 쓰는 필사 역시 작가가 되기 위한 시발점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구조를 사람들은 망각하고 있다. 일단 나부터 그렇다. 



무조건 흥망에 포커스를 맞추고, 등단이라는 가시적 효과만을 기대하며, 세간에 내 이름 석 자가 뜨기를 바라는 것.  그래서 이름도 모르는데 뭔 놈의 작가냐고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생각해야 한다. 



달팽이의 묵묵함을.



달팽이는 사람들의 조소를 듣는다. 그리고 손가락질도 본다. 허나 아무것도 모르는 체 한다. 그냥 갈 길 간다. 달팽이에겐 자신의 목적 이외엔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 



내 글을 보고 비웃어도 심지어 원고가 찢기고 내동댕이 쳐져도. 그리고 만일 특정 플랫폼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주목받지 못해도 달팽이의 그 모습처럼 그렇게 가야만 한다. 작가는 활자 놀이를 하는 사람이지만 그 놀이를 허투루 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며, 그 놀이 가운데 들어 간 수없는 단어는 한없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늘 타인의 냉엄한 평가 위에 서게 되지만 자신의 글을 사랑하지 못하면 그 긴긴 역사를 지속할 수 없다. 절대평가로 인한 냉대와 환대의 경계를 사람들은 일찍부터 알게 되었지만 작자라면 그중에서 글을 지어내는 사람이라면 당장의 평가는 내려 두고, 글을 쓰는 스스로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혹 



쓰는 내내 행복한 맘이 아닌 남들보다 못한 자신을 생각하게 된다면 



잠시 펜을 놓고, 밥을 짓는 어머니를 떠올려 보자. 



누구나 먹는 밥과 반찬이지만 손 맛에 따라 그 평가는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자. 각자의 어머니 손 맛이 배어든 음식이 맛있는 법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글 역시 같은 이치인 듯싶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수 십 년 동안 밥을 지은 어머니들 역시 가끔은 실수를 하신다는 것. 때로는 진 밥으로. 때로는 된 밥으로. 



만에 하나 글에 대한 대중의 차디찬 시선이 있다면 그건 한 번의 실수일 뿐, 위축될 필요도 눈물 지을 필요도 없다. 그 글은 본인의 자산이니까



본인의 글을 짓는 노하우는 본인만이 알기에, 글을 쓰고 있다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미 “작가다.”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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