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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Nov 02. 2016

좀 더 솔직해지자고요

세상엔 좋은 글과 말들이 많습니다. 어지러운 시국에 흉흉해지는 맘 한 켠에선 힐링이란 명목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예컨대 할 수 있다. 네 멋대로 해라. 널 믿는다. 이런 말들 말입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용기를 북돋는다는 점으로만 보면요. 그런데 요즘은 이를 넘어 더 나아가기도 하더군요.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노력만으로도 충분 해.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아니어도 상관없어. 

돈을 많이 버는 게 능사만은 아니지. 

결혼은 미친 짓이야. 

세상 사람 다 하는 거 못하고 살아도 실패한 인생이 아니야.



정말 그렇습니까? 과연 그럴까요?



하다 못해 올림픽 국가대표팀 선수가 1등이 아니라고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가요? 재수를 넘어 삼사수까지 해가며 명문대에 가려고 처절한 노력을 기울이는 학생. 취직과 창업에 목숨을 내걸며 살아가는 청춘들. 수없는 소개팅과 선자리를 마주하며 갖게 되는 좌절감, 그리고 옆 사람들은 결혼에 아이까지 낳으며 하하호호 깨소금 내 풍기며 사는데 아직 만년 솔로여서 자신의 여건을 탓하게 되는 필부필부들의 한숨은 과연?



앞서 나열한 말들을 아픔을 겪는 당사자에게 한다면 어떨까요? 좋아라 할까요?



다시 묻습니다. 세상 사람 다 하는 거 못하고 살아도 실패한 인생이 아닌가요? 정말요? 따지고 보면 힐링이 되는 조언이라는 거 어쩌면 있는 자들의 여유 있는 허세 아닐까요?



만약 누군가가 견디다 못해 나약해져 버린 맘을 부여잡고 힘겹게 털어놓으면 혹,  어찌 매사가 베베 꼬였냐? 열등의식을 버려라 하면서 자존감 운운하진 않나요?



팩트는 저 사람보다 내가 더 낫다며 안도의 한숨 쉬면서 오히려 무시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그렇게, 그렇게 만연해진 무시와 조롱의 사회 속에서 잘못된지도 모른 채 관습에 모두 젖어가는 건 아닌지요?



부디 모두가 하고 살고 해야만 하는 일을 하려다가 실패한 이들에게 위로랍시고 입 바른 소리 하지 말자고요.



참된 위로는 그저 말없이 그와 그녀 옆을 지키는 것입니다.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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