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VEOFTEARS Jul 09. 2017

방랑자에게 고함

당신의 정체성 그대로 이제 그만 나와 안녕합시다



방랑자여

처음엔 당신도 고단 했겠지

존재를 알아주는 이도

바라봐 주는 이도 없었을 테니

내게 다가온 것은 이해하오



한데 더 이상은

더 이상은… 미안하지만

당신을 용납하기 어려울 거 같소



부디 내 곁을 떠나시오

커다란 얼음보다 

냉소적인 건 알지만

이젠 나도 어쩔 수 없소



내 인생이 뒤죽박죽이요

숨 한 번 내쉬는 것조차 

힘겹고, 

내 앞에 놓인 그 어떤 것도

진전시킬 수 없소



날 두고 그저 단순한 사람이라 

치부하겠지만

따지고 보면 

당신은 이방인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잖소



부탁이니 내 곁을 떠나 주시오

방랑자였던 당신의 정체성 그대로

이제 그만 나와 안녕합시다





커버 이미지는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로운 양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