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모두는 아팠습니다
그저 얼른 수습될 것 같던
가슴 철렁한 일
시간이 흐르고 흘러
절망의 시간을 살아도
늘 그랬듯 희망을 말했습니다
모두가 마음 모아
외친 골든 타이밍
시간은
사람의 염원을 배반하지 않으리라고
또 바라고 바라는 그런 맘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그 절박했던 기도가
전부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꽃 같은 영혼들
아직 지기에는 참으로 찬란한 영혼들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찰나의 순간이라기엔
너무 무거운 상황들
잊지 않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런데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게도 잊게 되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그 배, 세월호의
세월이란 글자도 못 알아볼 정도로
희미해졌습니다
모두가 떠나고
조용해진 바다 위에 그 침묵이라도
느껴보기 위해 먼 길 떠나 보려 해봤지만
제 몸 하나 챙기기 버거워서
떠나지조차 못했습니다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한데 이제 가슴에 묻어둔
그 날의 안타까움마저
떠나보내라 말합니다
아니오. 그럴 순 없습니다
비록 당신의 이름, 당신의 얼굴조차
낯설고 생소하지만 그렇게 잊고 나면
또다시 또다시
오만에 빠질까 봐
쉽게 잊을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
망각과 조우하게 되는 그 날이 오겠지만
그 날이 오기 전까지는
잊지 않으려 발버둥 치겠습니다
괴롬의 그 날부터 어제까지
1311일.
그 날의 기억은
3년여의 스치는 추억이 아니라
잊어서는 안 되고
끝나지도 않는 이야기이니까요
모두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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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 네버엔딩스토리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