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르르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
끈적끈적
미끌미끌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식감이다
특유의 비릿한 내음도
내키지 않는다
코끝을 찌르는 비린 향을 두고
바다내음이라는데
그저 콧방귀만 연신 뀌고프다
미역 이야기다
한데 생일상엔 늘 미역국이 올라온다
끈적끈적 미끌미끌
비린 내음 자랑하는 미역이 싫어
산고의 큰 고통 겪으신 모친께
부디 올리지 말아 주시라
주객전도 되어가며 당부를 드렸건만
모친께선 올해도 생일상에
미역국을 올리셨다
세 살 버릇 여든 가니
싫은 건 여전했지만
이번엔 맛의 결이, 아니
국을 대하는
내 정신의 결이 달랐다
천지 요동하는 극한의 고통을 감수하며
날 낳으셨을 어머니
형언할 수 없는 그 순간
무용담 삼아 이야기하고 싶으셨을 텐데
다 그러고 산다는 풍토 아래
침묵하셨을 어머니
다만 아이 젖이나 잘 물리자며
한술 뜨셨겠지
어머니가 주셨던 정성
생명 소중히 여겼던 마음처럼
국물 한술 떠 입에 담으니
어머니의 그 마음이 고스란히 스며
속을 데웠다
끈적끈적 미끌미끌한 미역을 타고
또르르 눈물 한 방울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