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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지 못하느니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by LOVEOFTEARS
Photo by Tudor Baciu on Unsplash



당신을 사랑하지 못하느니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사람들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세상엔 공표했었지

하늘 주관자께선 아실 거야 아마



그래 맞아, 진심이야

뭔가 있어 보이거나

멋져 보이려고 한 말 아냐

1%의 거짓이 섞이지도 않았어



그 어떤 다짐도 신념도 아닌

이 마음은 지금도 동일하지만

가끔은 훗날에 난 지금 이 생각과 이 말

번복할 수 있단 생각을 하곤 해

이건 장담 못하겠다



한데 말이야, 왜 이런 무모해 보이는

말과 생각 품었는지 알아?

당신이라면, 당신이라면

그래, 이리저리 잴 것 없이

당신이었다면



늘 새로움을 갈망하고

이리저리 기웃기웃

가진 것에 쉬이 싫증 느끼는 나지만

또 반대로 내 사람이라 여기면

가진 것 모두 줄 기세로 엎어지는 나라서



당신이라면

집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지근거리에서 불어오는 샴푸 향

두 눈에 기쁘거나 슬플 때 맺히는 눈물

포개서 맞잡으면 오롯이 들어오는 작은 손

품 안에 들어오는 푸근한 온기



그리고 마침내 하나가 되었을 때

햇볕 받으며 안녕하고

웃으며 인사하는 그것

이 모두에 욕심 내어 집중하고 싶었어



비록, 난 당신에게

찬란한 장미이기보다는

담백한 동백이 되었겠지만

또 인생은 사랑보다 더 감내할 게 많기에

꽤나 많은 아픔을 줬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들 전부 잊게 할 만큼

사랑할 자신 있었으니까

지금보다 훨씬 더 주름 파이고

머리칼 희어질 때까지 말이야



그래서 그랬어

그래서





Photo by Tudor Baciu on Unsplash

본문 이미지는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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