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당신을 사랑하지 못하느니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사람들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세상엔 공표했었지
하늘 주관자께선 아실 거야 아마
그래 맞아, 진심이야
뭔가 있어 보이거나
멋져 보이려고 한 말 아냐
1%의 거짓이 섞이지도 않았어
그 어떤 다짐도 신념도 아닌
이 마음은 지금도 동일하지만
가끔은 훗날에 난 지금 이 생각과 이 말
번복할 수 있단 생각을 하곤 해
이건 장담 못하겠다
한데 말이야, 왜 이런 무모해 보이는
말과 생각 품었는지 알아?
당신이라면, 당신이라면
그래, 이리저리 잴 것 없이
당신이었다면
늘 새로움을 갈망하고
이리저리 기웃기웃
가진 것에 쉬이 싫증 느끼는 나지만
또 반대로 내 사람이라 여기면
가진 것 모두 줄 기세로 엎어지는 나라서
당신이라면
집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지근거리에서 불어오는 샴푸 향
두 눈에 기쁘거나 슬플 때 맺히는 눈물
포개서 맞잡으면 오롯이 들어오는 작은 손
품 안에 들어오는 푸근한 온기
그리고 마침내 하나가 되었을 때
햇볕 받으며 안녕하고
웃으며 인사하는 그것
이 모두에 욕심 내어 집중하고 싶었어
비록, 난 당신에게
찬란한 장미이기보다는
담백한 동백이 되었겠지만
또 인생은 사랑보다 더 감내할 게 많기에
꽤나 많은 아픔을 줬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들 전부 잊게 할 만큼
사랑할 자신 있었으니까
지금보다 훨씬 더 주름 파이고
머리칼 희어질 때까지 말이야
그래서 그랬어
그래서
Photo by Tudor Baci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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