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의 이야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게 만물의 영장의 미련함이지

by LOVEOFTEARS

신께서는 내 가난한 육신을 통해

나로 하여금 겸손을 깨닫게 하셨네

칭찬 듣기 좋아하고 막 나가기 좋아하는 내게

적정선을 주셨네



그리고 그 가난한 육신이나마

이 세상에서 숨 쉬고 빛을 보게 만들고자

부모님은 갖은 고생 다 하셨네



그러다 내 육신의 안위가 평안하고

고요하니 마음의 떨림이 필요했나 보네

갈증이 있었던 게지

팔자 좋은 목마름이었던 게야



누구보다 더 사랑했네

부모의 사랑보다 더 했겠냐만

그래도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 중에서라면

단연 제일이었지



그런데 말일세

난 그 사람에게 아무 말도 못했네

말은커녕 쳐다보지도 못했지

형언할 수 없이 광채가 나서 말이지



여보 비웃지 말게나

내 지금 진담일세

감히 나 같은 사람은 쳐다보지도 못할

그런 존재였었지



오죽하면

심장에 넣어 두는 것만으로도

긴장을 했겠는가!

나 한 번도 보지 못했네

그런 사람 말이네



어쨌든… 난 그 사람을 통해

마음의 갈증을 풀려했지

처음엔 시원한 것 같았거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원함 만큼이나 갈증이 더 심해지곤 했어

마치 밀물과 썰물 그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말이야

얼마 못 가 내 마음에서 보내야만 했네

후회가 있냐구?

예끼 이 사람아! 내가 어디 그럴 위인인가?!



다만, 그렇게 보내야 해서 조금 마음이 아렸네

뭐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야

사실 그렇긴 하네

더 마음에 두었다 해서 나아지는 건 없었을 게야



그래도 사람 맴이라는 게 안 그런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게 만물의 영장의 미련함이지



아무튼 그때 이후로 난 맴이 허할 땐

우물에 얼굴을 넣어 보네



그러면 거짓말처럼

오장육부가 시원해진다고



거 참!

똥 씹은 얼굴 하지 말고 직접 해 보면 될 일 아닌가!




신은 정말 내 뜻과는 다르신 것 같으이

이만 가보겠네 나중에 또 말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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