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든다는 건 무서운 것
맑은 물에
잉크를 부으면 검게 물들고
다시 돌릴 수 없듯
푸르른 잎사귀가
붉게 물들면 되돌아오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듯
친구 따라 강남 간
그 친구,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허세가 잔뜩 묻어있듯
… 그렇게
나 역시 물들었다
깊고 거대한 ‘사랑’에 물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았다
나의 물듦에 대하여는
정말 쉽게 잊으라
무심하게 지우라
… 했다
가늘디가는 손톱 위,
매니큐어 한 줄
지우려 해도 진한 화학품이 필요한데
흔히 보는 연필 자국
지우려 해도
지우개 필요하고
자칫하다간 찢기는데
하물며,
큼직한 사랑의 약속
심장 안에 새겼는데
지우는 것이 쉬우랴…
물든다는 건 무서운 것
더구나, 사랑에 물든다는 건
부단한 각오가 필요한 것
세 치 혀로 판단하고
정죄해선 안 되는 것
그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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