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울분, 자격지심 그리고 욕망
집에 혼자있거나 일을 하고 있다 보면 어느새 못된 말을 뱉고 있다.
"아오... xx"
"뭔데? 너가 대체 뭔데?"
탓하는 대상은 없다. 그저 소리칠 뿐이다. 나에게는 분명히 부정적인 에너지가 가득 차 있다.
내 마음속의 부정 에너지를 다시 의식하게 된 지는 근 이틀이다. 아마도 뜬금없는 어느 한 유튜버의 논란이 의식의 발단이었다. ('그'라고 칭하겠다)
언제나 그렇듯 많은 사람은 기사화된 그의 논란과 논란이 된 영상을 보고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 xxx만 유튜버가 특정 집단의 사람들을 비하하는 취지의 콘텐츠를 올렸네...
- 목격담도 아닌 편집본에서도 이러하니 평소 인성이 다 드러난다.. .
- 과민반응 하지 않고 그저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느냐...
나는 논란이 되기 전 해당 영상을 처음 보았을 때, 그가 조금 선을 넘지 않았나 생각했던 씬들이 몇 있었지만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오히려 여러 방송사에서 나오는 뉴스와 많은 사람의 질책들이 그 영상의 잘못된 점을 짚어주니 그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사실 그의 의중은 그 자신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사실 그 자신도 그것을 촬영하던 당시 기저에 어떤 생각이 있었는지 잘 몰랐을 것이고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자만심에 가득 차 정말 그 집단을 깔보는 의식 속에 나온 뜻깊은(?) 유머들일 수도 있고, 본인의 캐릭터에 따라 머릿속에 그려낸 시나리오 안에서 콘텐츠를 촬영하며 선을 넘어버린 실수일 수도 있다. 하여튼 그게 무엇이든 간에 면죄부가 되지 않는 건 사실이다.
나에게는 그 영상이 하나의 다큐멘터리로 다가왔다. 내가 보았던 것은 그가 가진 부정적인 에너지였다. 정말 영상 속 한순간도 빠짐없이 말이다. 그의 배경을 보자면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안개 속과 같은 현실 속에서 꿈을 이루고자 부단히 노력했을 것이다. 정말 치열하게 성공을 연구하고 가난을 견뎌내며 말이다. 그 과정에서 분명 한 번쯤은 "나는 왜 안 될까", "이 더러운 세상", "내가 꼭 성공하고 말겠다" 등 악에 받친 울분을 토했을 것이다. 잘나가는 친구, 선배, 후배를 보며 자격지심을 가지고 자신을 더욱 채찍질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런 독기, 울분, 자격지심이 성공으로 가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했었고 나 스스로 성장을 실천하는 유일한 재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에너지는 나를 병들게 했다. 성장하면 할수록 나는 더 강한 에너지가 필요했고 더 강한 독기, 울분, 자격지심이 필요했다. 그 끝에 성장하고 성공한 나는 어찌 보면 그 영상 속 사람들처럼 거만한 행태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욕망을 버려라"
사람은 긍정적인 에너지로 성장하고 성공해야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과거에 한창 사업을 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번아웃이 왔던 이유도 이 부정적인 에너지 때문이었다. 내가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원동력이라고 믿었던 에너지가 과정 속에 불안을 낳고 더 큰 절망감을 주어 과정 속의 불행을 만들었다. 그가 만들어낸 논란과 그가 겪고 있는 현재, 즉 결과에서의 불행을 보고는 백 번 다시 되새겨야 함을 깨닫는다.
사실 내 마음 속에 있는 욕망들은 다루기 쉽지 않다. 나는 꽤나 속물적인 사람이라 무언가 인식했을 때 부정적인 욕구가 차오르고 잘못된 욕심이 생기는 것을 의식한다. 이런 나를 바꾸기 위해 긍정적인 사람들을 아무리 만나도 내 부정적인 에너지로 인해 거리감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나에게는 꿈이 있는데 그 꿈이 정말 옳은 꿈일까? 욕망이 아닐까? 어찌보면 나는 방귀 냄새도 맡아봐야 그 지독함을 아는 사람인데 내 머리 속에 있는 욕망들을 전부 실천해봐야 그것이 잘못된지를 알지 않을까?
아니다. 이런저런 많은 방구 냄새를 맡아본(욕망을 풀어낸) 바로써... 그 강한 자극이 주는 트라우마와 사건의 기억들은 나를 계속 물고 늘어질 것이다. 특히나 나는 입이 참 방정이다. 나의 욕망을 풀어낸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이 우연히 알게 되었을 때, 통제할 수 없는 불안들이 시작된다.
"우선 부정적인 유입을 막아보자"
이제는 사람보다 미디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 콘텐츠는 부정적일수록 자극적이다. 나에게도 그렇다. 미디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첫 걸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차근차근 다시 나를 바꿔나가자. 바뀌어 가는 내 에너지로 성장하려는 마음의 불씨들을 꺼뜨리지 않고 불을 피워내자.
나는 마약 중독자가 매번 다짐하듯이 이러한 다짐을 적는데, 인생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미디어도 그리고 부정적인 에너지도 하나의 마약이다.
마약은 망가진 나를 인지하고 혼자 망가질 수 있지만 부정적인 에너지로 성장한 나 자신은 나도 모르는 괴물이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유튜브에서 어느 한 영상을 틀어두고 자려다가 온 신경을 빼앗겨 결국 끝까지 보게 되었다.
그러곤 부정적인 에너지가 가득 차 잠이 오지 않았다.
왠지 모를 답답하고 심란한 마음에 글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두서없이 글을 적었다.
마음 속 기저에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로 성장하기란 참 어렵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그래도 조금은 후련해 잠이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