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역적인 선택 피하기
금연을 한지 1~2년쯤 되던 날, 별이 보이는 시골 마을에 여행을 가서 밤 산책을 즐기던 중이었다.
"야 나도 한 대 줘봐"
흡연자 친구들이 태우는 담배가 그리 감성적으로 보인단 말인가.
어차피 이제 평소에 담배 생각도 나지 않는데 여행하러 와서 친구들과 딱 한 대만 즐겨야지.
나는 그렇게 다시 흡연자가 되었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거다"
친한 흡연자 선배가 자주 나에게 해주던 말이다.
술, 담배, 휴대폰, 게임, 마약, 유흥, 외도, 음란물, 설탕... 그 무엇이든 중독으로 인해 망가진 사람의 뇌, 즉 죽은 뇌세포들과 망가진 호르몬 체계들이 돌아오는 데는 3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본능에만 충실한 동물이 아니라 지성을 갖추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당신이 본능적으로 중독된 무언가를 찾거나, 그에 따른 부작용을 이겨내는데 3년이 걸리지만, 당신의 행복했던 중독의 경험으로 인한 자극적인 기억은 평생 남아있을 것이다. (이래서 망각은 축복이라고 하는 것인지...)
우리는 중독의 메커니즘을 알기보다 행위에 대한 자극적인 기억 자체가 아주 무서운 것임을 인지하고 시작해야 한다.
중독을 끊기 위해 널리 알려진 방법으로는 지인과 함께하고 주변에 금단 사실을 알리며 내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등의 방법들이 있다. 사실 나 혼자 있을 때. 그러니까 내 의지로 인한 영향을 생각과 행동에 주지 못한다면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도움을 받아 성공했다면 내 자신의 의지가 그만큼 강했을 것이다.
내가 담배에 대한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준 방법은 두 가지이다.
1. 경험을 곰곰이 되짚어보기
"담배를 태우고 오면 오히려 집중이 잘 안되지 않아?"
당신의 경험을 다시 곱씹어보자. 나는 일하는 중에 담배를 피우면 리프레쉬도 되고 잠에서 깨긴 하지만 자리에 막 돌아왔을 때 오히려 집중이 흐트러지는 것을 인지했다. 내 담배 냄새에 겉으로 티 내지 못하고 나를 욕했을 주변 사람들을 생각했다. 나는 이성적으로 담배를 피울 이유가 전혀 없었다. 담배를 피우러 갈 때마다 이 생각을 곱씹었더니 어느 순간 담뱃갑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2. 대체할 습관 만들기
"아 담배 태우고 싶다 제로 콜라 마셔야지"
그 무언가를 대신할 것을 정해보자. 그때그때 생각할 만큼 뇌는 부지런하지 않다. 내가 그 무언가를 하려고 실행하고자 할 때 대신할 것을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되도록 1가지로만 하고 질리면 바꾸는 것으로 한다. 내가 했던 것들은 푸쉬업, 스쿼트, 다이어트 식품(제로 콜라, 곤약 젤리 등)이었다. 금단도 하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다.
나는 이 두가지 반복을 통해 담배를 끊었다.잘 참고있다.
무엇이든 금단 성공을 100% 보장하는 방법은 없다.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인생에 찾아오는 수많은 유혹들과 잘못된 호기심으로 인한 선택은 비가역적이라는 점이다. 앞서 말했던대로 자극적인 기억은 평생 나를 괴롭힐 것이다. 인생에서 찾아올 수많은 종류의 유혹에 넘어갔을 때, 당신을 괴롭히는 것은 당신의 가족, 지인, 경찰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호르몬 분비와 수용체, 신경계로 이루어진 나 자신을 너무 믿지 말아라. 내 의지대로 나를 오롯이 통제할 수 있었다면 심장도 진작에 멈췄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