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 사회로부터 비주류가 된 감성에 대하여

찰스 디킨스, 『어려운 시절』(Hard Times, 1854.)를 읽고

by 민경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가 1854년에 썼던 문학작품 『어려운 시절』(Hard Times)은 18세기 산업혁명에 걸쳐 기계화가 고조되고 있는 시대에 생겨난 공리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가치관을 뚜렷하게 표현하면서 독자들에게 비주류가 된 감성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함으로써 공리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문학으로 꾸준히 언급된다. 특히, 이 작품의 1권에 속한 네 번째 이야기 「바운더비」(Mr Bounderby), 열 번째 이야기 「스티븐 블랙풀」(Stephen Blackpool)과 3권에 속한 네 번째 이야기 「실종」(Lost), 다섯 번째 이야기 「발견」(Found)과 여섯 번째 이야기 「별빛」(The starlight)를 읽으면서 공리주의라는 가면을 쓴 거짓말 속에 사는 세상에서 포괄적으로 분포된 감성의 존재를 잊은 거에 대한 대가가 얼마나 치명적인 사회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영향력을 언급할 것이다.


1권의 네 번째 이야기 「바운더비」(Mr Bounderby)에서 나오는 바운더비의 소개는 현재 은행과 공장 등을 소유한 부자이지만 원래 몹시 가난했다. 바운더비의 엄마는 도망치고, 할머니는 알코올중독자였다. 어렸던 바운더비는 그 상황에서 도망쳐 나와 지금의 안정적이다 못해 누구에게도 부러움을 사는 정도로 잘 살게 되었다고 만나는 사람들 마다 본인의 이야기를 자랑하듯 말하고 다닌다.


소설 『어려운 시절』(Hard Times)에서는 인물에 대한 소개를 한 얘기로 하여금 독자들이 각 캐릭터마다 성격을 파악하여 내용을 즐기기를 바랬다. 1권의 네 번째 이야기 「바운더비」(Mr Bounderby)에서는 바운더비가 가난한 어린 시절을 벗어나 도시에서 성공한 자수성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운더비 사장은 덩치와 목소리가 커다랗고 상대를 빤히 쳐다보며 시끄럽게 웃어대는, 싸구려 재료로 만들어서 커다랗게 보이도록 기다랗게 늘어뜨린 것 같은, 트럼펫처럼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예전에 극히 무식하고 몹시 가난했다는 사실을 항상 떠벌리는, 그래서 겸손한 걸 자랑하는 사람이다.”(He was a rich man: A big, loud man, with a stare and a metalic laugh. A man made out of a coarse material, which seemed to have been stretched to make so much of him. ··· and ready to start. A man who could never sufficiently vaunt himself a self-made man. ··· his old ignorance and his old poverty. A man who was the Bully of humility.)에서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그래드그라인드와 비슷하게 ‘사실(Fact)’을 추구하는 점을 알 수 있다. 정확히는 그래드그라인드는 ‘엄청나게 실용적인’인 사람이라 ‘엄청나게 실용적인’ 주변 사람을 두는 것을 좋아했고 그에 대한 조건이 들어맞는 사람은 바운더비 밖에 없었다. 이는 1권의 세 번째 이야기 「구멍」(A Loophole)의 “그래드그라인드 선생은 ‘엄청나게 실용적’이란 표현을 정말 좋아하는데, 주변 사람 모두 그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코크타운에서 어떤 모임이 열리든, 그리고 모임 주제가 무엇이든, 거기에 참석한 사람 가운데에는 그래드그라인드를 ‘엄청나게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자신과 잘 아는 사람이라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암시하는 사람이 꼭 있다. 그럴 때마다 ‘엄청나게 실용적’인 친구는 매우 좋아한다. 자신은 이렇게 좋은 평판을 들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He had a particular pride in the phrase eminently practical, which was considered to have a special application to him. ··· This always pleased the eminently practical friend. He knew it to be his due, but his due was acceptable.)에서 알 수 있다. 그래드그라인드는 이런 바운더비의 모습에 반해 우호적인 교류를 하고 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바운더비의 모습에서 알 수 있는 공리주의적인 모습은 어떻게보면 바운더비도 공리주의 사회의 피해자인 것을 알 수 있다. 공리주의 사회가 생겨난 이후로 ‘행복’보다는 ‘생존’과 ‘사실’에만 집중하면 되는 것이며, 때로는 그게 거짓일지라도 사실처럼 그럴싸하게 보이는 것만으로도 공리주의 사회에서 ‘생존’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소설 『어려운 시절』(Hard Times)에서는 바운더비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권의 열 번째 이야기 「스티븐 블랙풀」(Stephen Blackpool)에서는 스티븐 블랙풀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그가 일을 마치고 집에 가던 중 그가 사랑하는 여인인 레이첼과 이야기를 나눈다. 스티븐에게 레이첼은 법과 같다고 말하지만, 레이첼은 법은 법대로 두라며 단념한다. 집에 도착한 그는 다시 돌아온 그의 아내를 보고 더럽다고 생각한다.


스티븐 블랙풀은 내용상 ‘불륜남’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 수필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불륜남’의 윤리와 비윤리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을 중점으로 두지 않았다.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스티븐 블랙풀의 ‘성격’과 공리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기득권이 아닌 약자의 입장으로서 살아가는 삶을 중심으로 설명할 것이다. 스티븐 블랙풀은 고된 삶을 살기 때문에 나이에 비해 상당히 늙은 외모를 가졌고, 사람들은 경의를 표하기 위해 늙은 스티븐이라고도 부른다. 훌륭한 방직공이며 완벽하게 성실한 모습 말고는 가진 게 없어 늘 고된 인생을 사는 이야기를 알려준다. 바운더비가 추구하는 ‘사실(Fact)’과 스티븐의 ‘성실함’은 엄연히 다르다. 소설 『어려운 시절』(Hard Times)에서 나타나는 ‘사실’은 특정 사건이나 논리, 이유가 명확하게 떨어지는 것이고, 스티븐은 그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사실(Fact)’ 속에서 주어진 상황에 있어 단지 살아갈 뿐이다. 즉, 「스티븐 블랙풀」(Sthephen Blackpool)에서 나오는 스티븐 블랙풀의 얘기는 스티븐 블랙풀의 ‘성실함’에 대한 성격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막연하게, 나는 영국 국민이 태양 아래 어떤 민족 못지않게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한다.”(I entertain a weak ideat that the English people are as hard-worked as any people upon whom the sun shines.)에서 스티븐의 ‘성실함’을 1인칭 시점으로 자랑하는 부분이 나온다. “오랫동안 노력했는데 좋아지는 건 하나도 없구려. 하지만 당신 말이 옳소. 당신까지 입방아에 오를 수 있으니까. 당신은 정말 오랫동안 좋은 친구요.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격려하며 성원한 터라, 당신 말은 나에게 법과 같소. 아, 아주 착하고 맑은 법! 진짜보다 훨씬 좋은 법!”(I’ve tried a long time, and ‘tan’t got better. But thou’ry right; ‘tmight mak fok talk, even of thee. Thou hast been that to me, Rachael, through so many year: ··· Ah lass, and a bright good law! Better than thy word is a law to me. Ah lss, and a bright good law! Better than some real ones.’)에서는 스티븐이 레이첼을 좋아하는 감정도 느낄 수 있지만 아무에게도 기댈 수 없는 상황에 유일하게 자신의 마음을 속터놓고 지낼 수 있는 레이첼에 대한 스티븐의 생각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성실하고 순수하게만 살아왔던 사람의 행복은 행복이 아니라는 것으로 자연스레 잡혀진 분위기로 인해 스티븐과 같은 사람들은 발 뻗고 마냥 편하게만 잘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 사회에도 만연하게 존재한다. 마냥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 문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문제에 대해 소리치는 입장을 ‘영역침범’으로 간주하여 성실하고 순수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는 사람들에게 되려 문제를 일으켰다는 잣대가 돌아간다.


3권의 네 번째 이야기 「실종」(Lost)은 스파싯 부인과 비쩌의 증언으로 스티븐이 은행 강도일 것이라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어 그의 사진이 현상수배로 붙여진다. 스티븐과 함께 걸어가는 모습과 바운더비의 집과 공장 주변을 서성거리는 모습이 목격된 페글러 부인도 의심을 받는다. 레이첼은 바운더비에게 스티븐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노력했지만, 톰은 그날 밤 스티븐의 방에서 루이자와 레이첼과 함께 셋이서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로 인해 스티븐이 강도일 가능성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레이첼은 스티븐에 대한 허위사실에 화가 나서 편지를 쓴다. 그리고 스티븐은 가장 정직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틀 후에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바운더비는 그들의 모든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톰이 바운더비의 뒤를 따르자 화를 내며 달아난다. 그래드그라인드는 무고한 사람이 범죄로 인해 억울하게 기소될 것이라는 사실에 슬퍼하지만, 루이자와 씨씨는 톰이 강도라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도 스티븐은 나타나지 않는다.

「실종」(Lost)에서는 바운더비가 그래드그라인드가 추구해오던 ‘사실(Fact)’과는 다른 모습을 알 수 있다. 이는 “훌륭하고 자수성가한 인물로, 비너스가 바다에서 솟았다면 바운더비는 진흙탕에서 시작하여 사업에 성공한 존경스러운 인물답게 모든 걸 단숨에 결정하고 실천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여 가정사가 사회적인 업무 능력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었다.”(In boastful proof his promptitude and activity, as a remarkable man, and a self-made man, and a commercial wonder more admirable than Venus, who had risen out of the mud instead of the sea, he liked to show how little his domestic affairs avated his business ardour.)“에서는 바운더비의 삶을 비너스의 탄생에 비유하여 자신의 어두웠던 유년 시절부터 지금의 자리에 있기 까지의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삶을 거짓으로 꾸민 것을 감추어왔다. ”지금까지는 모두 사실이야. 하지만 당신도 알겠지만, 나는 당신 같은 사람을 잘 알아. 당신 같은 사람은 언제나 말만 그럴싸하게 나불대지. 내가 충고하겠는데, 지금 중요한 건 말만 나불대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거야. 이제 당신에겐 일정한 책임이 생긴 거라고.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좋아!“(But I have known you people before today, you’ll observe, and I know you never die for want of talking. Now, I recommend you not so much to do something; all I remark upon that at present is, do it!)에서는 자신의 가치관과 처한 상황, 자신의 주장과 더불어 사실이라는 증거가 될만한 상황까지 모든 것이 일치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 그래드그라인드와 바운더비가 추구하는 ‘사실(Fact)’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모를 띄고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실이 다 맞아떨어져야만 하는 것인가? 때로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즉,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도 나중에는 옳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때가 온다. 이를 알려주는 문장 ”그렇다면, 자비라는 이름으로 간청하오니, 부인, 불쌍한 스티븐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한쪽에서는 사용자들이 공격하고 한쪽에서는 노동자들이 공격하는데요. 스티븐이 바라는 건 평화롭게 열심히 일하면서 옳다고 여기는 행동을 하는 것뿐입니다. 노동자는 자신만의 영혼이 있어도 안 되고 자신만의 생각이 있어도 안 된단 말입니까? 이쪽에서 엉터리 길을 가거나 저쪽에서 또 다른 엉터리 길을 가거나, 아니면 양쪽에서 토끼몰이를 당할 수밖에 없단 말입니까?“(‘What’ said Rachael, with the tears in her eyes again, ‘what, young lady, in the name of Mercy, was left the poor lad to do! The masters against him on one hand, ··· Can a man have no soul of his own, no mind of his own? Must he go wrong all through wi’ this side, or must he go wrong all through wi’ that, or else be hunted like a hare?‘)은 개인적으로도 18세기 산업혁명 때 기계화 문명이 주류로 발달하면서 감성과 영혼이 비주류로 되어버린 상황을 명확하게 비판한다. 상대적인 약자는 자신만의 소신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이냐는 날카로운 말은 결코 그 누군가에게도 상처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혹은 누구든 약자의 입장이 처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간파하는 말이다. 아직까지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약자‘라는 거에 굉장히 두려워하면서도 본인이 ’약자‘를 대하는 태도를 인지하지 못한다. 누구나 자신이 기득권의 입장이 될 수도, 약자의 입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상태로 살아간다는 점이 안타깝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안타깝지 않을 이유가 있다. ’나쁜 사람이 오래 살아남는다는 말이 있듯이, 다들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나쁜 짓을 당연하게 저지름으로써 사람들의 지능 수준은 하향평준화가 되어가고, 우리는 인정과 사과를 잃고 산다. 아마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는 『어려운 시절』(Hard Times)를 통해 이런 상황이 우리에게도 당연하게 닥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3권의 다섯 번째 이야기 「발견」(Found)의 내용은 씨씨는 매일 모두가 외면하고 있는 스티븐을 유일하게 지지하는 레이첼을 위로해준다. 그 때, 레이첼은 진짜 강도가 스티븐을 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한다. 씨씨는 레이첼과 함께 산책하러 나왔다가 바운더비의 집 앞에서 흥분한 스파싯 부인과 페글러 부인이 함께 차를 세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스파싯 부인은 페글러 부인을 차 밖으로 강제로 끌고 나와서는 강도로 추정되는 용의자라며 의기양양하게 페글러 부인을 보여준다. 하지만 페글러 부인이 바운더비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래드그라인드는 바운더비의 어두웠던 유년 시절에 대해서 페글러 부인을 비판한다. 페글러 부인은 바운더비가 말하고 다녔던 유년 시절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며, 그의 남편과 함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운더비를 돌봤고, 오히려 그런 그를 버린 사람은 바운더비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 후, 그래드그라인드와 바운더비는 마을 전체의 사기꾼이자 거짓말쟁이로 전략하고, 완전히 굴욕을 당한 바운더비는 다급한 말투로 주변에 모인 사람들 모두에게 자신의 집에서 나가라고 명령한다. 한편, 루이사는 톰이 스티븐을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상황으로 마무리된다.


「발견」(Found)에서는 전형적인 한국의 일명 ’막장드라마‘와 같은 설정이 많이 보여 당대의 독자들의 호기심과 감정을 자극했다. 다만, 한국의 막장드라마와는 다르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불편하지 않은 단어와 등장인물의 상황과 성격, 외모 등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재미있는 요소까지 골고루 갖춘 작품 내에서 절정을 보여주는 상황으로 단연 손에 꼽힌다. 특히 기계화 사회의 특유의 단조롭고 냉랭한 모습을 잘 담아낸 문장 “뱀처럼 피어오르는 연기는 누굴 찾든 잃어버리든 누가 선하든 악하든 아무런 관심이 없고, 우울한 광기에 사로잡힌 코끼리는 구체적인 사실을 추구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하지 않고 미리 정한대로 판에 박힌 동작을 되풀이했다. 낮과 밤이 또 지나고, 낮과 밤이 또 지났다. 단조로운 생활은 조금도 안 흔들렸다. 심지어 스티븐 블랙풀이 사라진 것조차 일상사로 빠져들며 코크타운에 가득한 기계처럼 단조로운 불신으로 자리 잡았다.”(The smoke-serpents were indifferent who was lost sor found, who turned out bad or good; ··· Day and night again, day and night again. The monotory was falling into the general way, and becoming as monotonous was falling into the general way, and becoming as monotonous a wonder as any piece of machinery in Coketown.)에서는 냉혹하면서도 불길한 분위기로 전개되는 분위기를 암시함으로써 감성이 무시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어떤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인지 독자들의 깊은 생각을 유도한다. 말이 끝나자 마자 우리는 막장드라마의 절정 장면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문장들이 등장한다. “소동을 피우는 것보다는 조용히 들어오는 편이 훨씬 좋을 거라고 협박했어. 정말이지,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사랑하는, 고귀하고 당당한 아들아! 나는 언제나 비밀을 지키면서 조용히 살았단다, 우리 아들, 조사이아. 네가 정한 조건을 단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어. 내가 엄마라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았어. 멀리서 너를 칭찬하기만 했어. 아주 오랜만에 도시에 올 일이 있으면 멀리서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아무도 모르게 살며시 바라보다가 다시 내려간 게 전부란다, 사랑하는 아들아.”(My own boy! She threatened me that if I resisted her, I should brought by constables, and it was better to come quietly than make that stir in such a - ··· I have never said I was your mother. I have admired you at a distance; and if I have come to town sometimes, with long times between, to take a proud peep at you, I have done it unbeknown, my love, and gone away again.’)에서는 바운더비가 엄마에게 설마 엄마라고 부르지 말라고 한거야? 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내가 우리 아들 조사이아를 버려! 아아, 하느님, 이 사람을 용서하소서. 지금 이 사람은 사악한 상상을 늘어놓고, 조사이아가 태어나기도 전에 내 품에 안겨서 돌아가신 불쌍한 어머니에 대한 추억까지 추악하게 날조하나이다. 선생, 그렇게 말한 걸 회개하시오! 똑바로 알고 살아가란 말이오!”(I deserted my Josiah!‘ cried Mrs. Pegler, clasping her hands, ’Now, Lord forgive you, sir, for your wicked imaginations, and for your scandal against the memory of my poor mother, who died my arms before Josiah was bron. May you repent of it sir, and live to know better!‘)에서는 바운더비가 그래드그라인드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바운더비의 거짓말에 속은 그래드그라인드는 속으로는 굉장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들이 여덟 살 때 사랑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다소 쪼들리면서도 아들이 제대로 살아가도록 돕고 도제로 넣은 걸 의무자 기쁨으로 여겼다는 사실을 우리 아들이 잘 아니, 여러분에게 그대로 알려줄 것이오. 우리 아들은 참으로 성실했고 스승님은 참으로 친절하게 기술을 가르쳐주셨으며, 우리 아들은 열심히 일하고 성공해서 결국 이런 부자가 되었다오. 우리 아들은 자랑을 안 할 터이니, 내가 또 하나를 알려드리겠는데, 엄마가 시골 마을에서 조그만 상점을 운영하는데도 우리 아들은 자기 엄마를 결코 안 잊고 매년 금화 삼십냥씩 – 넉넉히 쓰고 남아서 예금까지 할 정도로 많은 돈을 보낸다는 사실이오, 내가 마을에서 잠자코 지내며 우리 아들을 여기저기에 자랑하지 않고 귀찮게 안 하는 조건으로 말이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이런 조건을 어긴 적이 한 번도 없소, 일 년에 한 번씩 살그머니 올라와서 아들 몰래 살짝 쳐다보다가 떠나는 것만 제외하면.”(And my dear boy knows, and will give you to know, sir, that after his beloved father died when he was eight yearrs old. ··· that though his mother kept but a little village shop, he never forgot her, but pensioned me on thiry pound a-year – more than I want, for I put not trouble him. And I never have, except with looking at him once a year, when he was never knowed it.)에서는 페글러 부인의 진상규명으로 인해 바운더비가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로써 바운더비가 추구해온 ‘사실(Fact)’과 자신의 삶이 맞지 않다는 것을 페글러 부인으로 인해 증명이 되면서 바운더비는 거짓말쟁이로 전략하게 되는데 이것은 공리주의의 심각한 폐해라고 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평등이랍시고 결코 자신을 감춰야지만 모두가 행복하고 원하는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돌이킬 수 없는 폐해를 불러왔다.


3권의 네 번째 이야기 「실종」(Lost)와 다섯 번째 이야기 「발견」(Found)는 연결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실종은 무엇을 뜻하고 발견은 무엇을 뜻하는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네 번째 이야기에 나온 실종과 다섯 번째 이야기의 발견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분명 잃은 것과 발견한 것이 다른데, 무엇을 잃고 찾았다는 것일까? 아마 그건 공리주의가 가져온 피해에서 결국 우리가 원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만약 바운더비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바운더비처럼 살아갈 수 없다. 이와 비슷했던 이야기는 한국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연민정(이유리 역)을 상기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의문이 들었던 점은, 과연 한 사람에게 상처를 줄 것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 더 나쁜지 혹은 한 사람이 상처를 받는 것과는 상관없이 일단 당사자가 모르게 거짓말을 꾸며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인지 생각해봤다. 하지만 모두를 위한 행복의 틀에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다. 모두가 행복할 것이라면 모두의 가치관과 철학이 존중받고 뚜렷한 것에 대한 아이러니한 생각을 독자들이 하게끔 만든다. 이는 곧 사건의 크기에 따라 충분히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과 아닌 일로 좌우될 수 있다.


3권의 여섯 번째 이야기 「별빛」(The starlight)는 씨씨와 레이첼은 산책하다가 버려진 스티븐의 모자를 발견한다. 그때, 스티븐이 낡은 폐광에 빠진 것을 목격하고 스티븐을 돕기 위해 사람들을 불러 Old Hell Shaft라고 불리는 폐광으로 돌아온다. 그들은 간신히 이동 장치를 건설한 다음 스티븐을 구출해내고 스티븐의 의식은 돌아온다. 그는 레이첼에게 자신이 이 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모든 노동자들이 구덩이에 빠져 있다고, 자신은 그 폐광에서 노동자들을 고용주들 사이의 평화와 용서를 기원하는 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말한다. 그는 그가 낡은 폐광에 빠졌을 때, 자신의 이름을 밝히기 위해 돌아가는 길이었고, 그래드그라인드에게 자신의 누명을 벗겨주길 바란다고, 톰이 잘 안다고 부탁한다. 그 후 스티븐은 레이첼의 손을 잡은 체 별빛 아래에서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한다.


「별빛」(The starlight)은 스티븐의 죽음에서 당대의 상황을 비판하는 말이자 오늘날까지 전해져오는 비판적인 말이다. “내가 저 밑바닥에 쓰러져서 온갖 고통을 겪을 때 저 별이 나를 비췄다오. 마음속까지 비췄다오. 저 별을 쳐다보며 당신을 생각하다 보니, 레이첼, 엉망진창이었던 마음이 조금씩 맑아지는 것 같았다오. 그러다 보니, 누군가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오. 당신 편지를 받는 순간, 나는 젊은 부인이 나에게 한 말과 행동은 그 동생이 나에게 한 말과 행동이며, 두 사람은 나를 사이에 두고 간악한 음모를 꾸몄다고 확신했다오. 저 밑바닥에 떨어지기 직전까지 나는 젊은 부인에게 잔뜩 화나서, 내가 당한 것과 똑같이 복수하겠다는 마음으로 급히 서둘렀다오. 하지만 사람은 판단할 때도 행동할 때도 참고 또 참아야 하는 법이라오. 나는 온갖 고통에 시달리는 가운데 환하게 비추는 저 별을 바라보다가 이런 사실을 또렷하게 깨달았다오. 그래서 내가 힘들게 살아갈 때보다 세상 전체가 서로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며 살아가길 바란다는 임종 기도까지 바쳤다오.”(‘It ha’ shined upon me,’ he said reverently, ‘in my pain and trouble down below. It ha’ shined into my mind. I ha’ lookn at’t an thowt o’ thee, ··· – I ha’ seen more clear, and ha’ made it my dyin’ prayer that aw th’ world may on’y coom together more, an get a better unnerstan’in o’ one another, than when I were in’t my own weak seln.)에서는 ‘하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였다.’라는 성경 구절을 떠올릴 수 있다. 물론 누구나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을 쉽게 사랑하기는 어렵다. 그럴 수도 없을뿐더러 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 것이다. 또한, ’“별은 가날픈 사람이 신을 찾도록 빛을 비추고, 망치는 겸손과 슬픔과 용서를 통해서 구세주 품에 안겼다.”(The star had shown him where to fine the God of the poor; and through humility, and sorrow, and forgiveness, he had gone to his Redeemer’s rest.)에서는 스티븐이 죽음을 맞이함과 동시에 모든 상황을 전부 용서하고 자신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에 품고 사는 자신만의 철학이 하나씩 존재한다. 이런 철학이 모여 세상을 바꾸고 이루는 거에 도달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이는 곧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별처럼 잠깐 빛나는 것이라 생각하여 이번 이야기를 「별빛」(The Starlight)라고 지었다고 생각한다. 즉, 죽음 앞에 평화로운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다. 죽어서 평화로워지는 것은 몰라도 평화롭게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소설 『어려운 시절』(Hard Times)에서는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을 꼬집어준다. 감성을 잃었을 때 맞이하는 피해는 우리가 원했던 세상의 모습과 다른 것이 아닌, 결국 모두가 원하고 있던 더 나은, 모든 사람이 잘 살 수 있다는 똑같은 가치관만 내세울 뿐이다. 우리 모두가 지향하고 있는 세상이 똑같다는 것을 안 이후에는 공리주의라는 말은 소용이 없으며, 감성이 무시된 상태로 성공을 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는 이런 사실을 어느 쪽도 행복할 수 없는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결과를 소설 『어려운 시절』(Hard Times)를 통해서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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