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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i Mar 24. 2023

악인론, 잊고 있던 독기

재능이 빛을 보기 위한 방법


'악인론'은 나에게 굳이 읽고 싶지 않은 책이었다. 긍정적인 사고회로를 위해 하루하루 감사일기를 쓰고 있던 나에게 '감사일기는 쓸모없고 분노일기를 써라.'는 첫 부분이 썩 불쾌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세상에 나쁜 책이 있을까. 얼마나 대단하기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건지 궁금했다.




저자 손수현은 시간당 90만원을 받는 심리 상담사로 월급 100만원대 말단직원에서 현재는 월 3500만원을 버는 사업체 대표가 됐다. 그는 악인이 되는 것이 인생을 주인으로 사는 법이라고 말한다.


악인이 되기 위한 트레이닝을 하기 전에 악인의 마인드를 알려준다. 그 기본이 분노일기다. 그에게 감사일기는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도 괜찮다는 자기 위로만 됐을 뿐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감사일기의 긍정적인 면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감사일기가 필요한 사람, 필요 없는 사람이 나뉜다는 말을 해주고 싶은 것 같다. 나도 최근 감사일기를 그만뒀다. 분노일기를 시작한 건 아니고 이젠 감사일기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현실에 감사하는 긍정적인 사고회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과 노력을 다른 기록에 들이고 있다.


이렇게 분노일기, 좋은 사람 콤플렉스, 죄책감으로부터 해방 등 악인의 덕목을 갖춘 뒤엔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 중 가장 뛰어난 것 하나를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나의 재능이 세상에 빛을 보기 위해서는 5가지 핵심 기술 '메타스피킹, 관통하는 글쓰기, 사회적 지능, 압도적 생산성, 펜트하우스 시야'가 필요하다. 이렇게 쓰니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나는 이를 '말하기, 글쓰기, 사회성, 시간관리, 장기적 관점(메타인지)'로 받아들였다.


메타스피킹, 말하기의 핵심은 듣는 상대방의 심리 상태를 계산하여 말하기, 소위 소설의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상대를 바라보고 말하는 것이다. 핵심은 '대립군을 설득할 수 있는가?'인데 저자는 이 기술을 키우기 위해 토론동아리에 들어가 늘 소수파가 되기를 자처했다. 


관통하는 글쓰기, 몇 가지 와닿은 것들을 정리하자면 단번에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 하루는 글을 마음대로 휘리릭 쓰고 하루 쉰 뒤 꼼꼼하게 퇴고하기. 글을 쓸 때 앞문장이 신경 쓰여 진도가 안 나가는 완벽주의자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이다. 이 외에 추상어를 구체어로 표현하기, 스토리와 에피소드를 넣기 등이 있다.


사회성, 이 부분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관련된 책과 강의들이 많지만 저자는 특정한 성격들이 모이는 소모임이 아닌 갖가지 성격의 수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연극동아리에 들어가 사회성을 키웠다고 한다.

내향인인 나로서는 가장 필요하지만 어려운 기술인데 나는 감정이나 생각 교류가 되지 않는 타인을 대할 때 맞이하는 스트레스가 크다. 누구나 크겠지만 특히 크게 느끼는 편이다. 그래도 독서모임을 통해 사회성을 키워나가곤 있는데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꽤 있어서 지속할 수 있는 것 같다.


압도적 생산성, 시간을 '자원을 얻는 시간(돈, 생계), 성장시간(학원, 책, 운동), 휴식시간(수면, 관계, 취미)' 3가지로 나눠 성장시간에 집중한다. 그러기 위해 '나는 성공하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는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일상에 의미를 부여한다. 더불어 24시간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백업메모를 한다.

개인적으로 5가지 기술 중, 내가 제일 자신 있는 부분이다. 학교 다닐 때 장학금은 자원과 성장시간의 교집합이 되었고 지금 꾸준히 그림을 그리러 화실을 다니는 건 나의 성장과 휴식시간의 교집합이다. 그리고 의미부여, 모든 일상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나에겐 이 의미를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꾸는 게 중요한데 요즘 꽤 잘해나가고 있어 뿌듯하다. 메모의 중요성은 요즘 크게 느껴 메모가 단순한 메모가 아닌, 가치 있는 생각으로 발전되도록 노력 중인데 관련 책을 찾아봐야겠다.


장기적 관점(메타인지), '가장 높은 곳에서 전체적인 상황을 객관적으로 조망하는 연습'이다. 선입증 후요구 전략으로 단기적 보상이 아닌 장기적 보상을 바라보고 회사를 다닌다면 언젠가 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며 나만의 기술, 브랜드를 준비한다.

이것도 나에게 부족한 능력인데 아빠 덕분에 조금이나마 가능해졌다. 내가 부족하다면 곁에 장기적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든든한 지원군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자는 천재다. 노력형 천재일지 모르겠지만 최근에 이만큼 감탄하고 몰입한 자기계발서가 또 있었나. 저자는 독자가 책을 끝까지 읽고 울림을 얻어 조금이나마 실천을 하게끔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좋은 자기개발서, 자기계발서란 독자가 실제로 실천하게 이끌어주는 책이다. 아무리 좋은 말, 옳은 말을 해도 독자가 충격을 받아 실천하지 않으면 자기개발, 자기계발의 의미가 없다.



'악인론'을 읽고 내가 얻은 것


1. 잊고 있던 나의 독기

난 독했다. 독하다는 게 부정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난 독기, 열정이 있다. 물론 많은 실패를 했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이젠 실패를 많이 할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안다. 실패를 많이 했다는 건 그만큼 성장하기 위한 많은 도전을 해봤다는 뜻이다. 몇 년 동안 잊고 있던 나의 독기, 열정이 살아나는 것 같아 두근거린다.


2. 재능에 대한 생각

내 재능을 어떻게 발견하고 개발하며 또 그 재능들을 연결할 수 있을까. 열린 마음으로 관심 가는 일,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해야 할 일들을 부지런히 경험해 볼 것. 하다 보면 깨달음이 쌓이고 그 깨달음이 다음 목적지로 이어져 마침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서두르지 말되 쉬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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