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조각

스토너와 퍼펙트 데이즈로 인생 톺아보기

같은 하루 다른 행복

by shini

스토너와 퍼펙트 데이즈는 굉장히 단조로운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로 보인다. 하지만 스토너와 하라야마의 삶을 따라가보면 그들의 하루에서 순간의 반짝임을 엿볼 수 있고 평범한 일상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스토너는 굉장히 삶을 사랑했던 사람이다. 그는 영문학을 연구하면서 참된 기쁨을 느꼈으며 공부를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로 생각했다. 또한 캐서린과 지적 즐거움을 공유하며 사랑이란 무언가 되어가는 행위이며 의지와 지성과 마음으로 창조되고 수정되는 상태임을 깨닫는다.


타인이 설정한 행복과 성공의 기준에 따라 삶을 설정하는 현대사회에서 스토너처럼 온전한 기쁨을 느끼며 사랑하는 일을 하고 또 그것을 끝까지 해내기는 쉽지 않다. 다수가 정답으로 인정하진 않더라도 자신의 길에서 의미를 찾아 꿋꿋하게 걸어가는 삶, 화려하진 않지만 그의 평범함은 사뭇 고결하게 느껴진다.


퍼펙트 데이즈 히라야마의 일상은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그는 나무 사이의 햇빛과 카세트테이프 음악처럼 사소한 것 하나에서 작은 기쁨을 느낀다. 끝없는 욕망에 시달리는 현대사회의 우리들에겐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아도 충만하게 일상을 경험하는 히라야마가 오히려 특별해 보인다.


그럼에도 히라야마의 루틴에서 조금 강박적이고 쓸쓸한 모습이 느껴졌는데 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도파민 터지는 쾌락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가 타인과 약간의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카를 포함한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미세하게 일어나는 감정의 요동은 히라야마의 삶에 생기를 불어준다.


실패로 보여도 나만의 의미를 추구하고 나에게만은 솔직하게 사는 것, 다음이 아닌 지금에 충실하면서 소소한 기쁨과 미세한 변화를 경험하는 것, 당신이 원한다면 무엇보다 위대하고 완벽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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