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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i Sep 26. 2023

두 번째 전시 마무리, 퇴사를 앞두고

뜻깊은 9월

관악아트마켓 예술상점은 나의 첫 전시였던 서리풀과 시기가 겹친 덕분에 거의 처음에 버금가는 축하를 받았다. 여긴 기간이 길어 전시가 이틀 전에야 마무리가 되었는데 작품을 더 내놓을걸 하며 아쉽기도 다. 그래도 다음이 있기에 후회는 대충 접어두었다.


나의 첫 창작이라 의미가 깊은 작품.


이 작품을 좋아해 주는 분들이 많았다. 작품설명은 그림노트 매거진에 꾸준히 작성 중이다.


9월엔 여러 이슈가 많았다. 내 글이 월간지 월간에세이 9월호에 실려 첫 출간을 경험하게 됐고 전시에 참여하여 작가라는 호칭을 더 이상 내가 아닌 타인의 입에서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추석명절 덕분에 이번달 말일인 줄 알았던 마지막 근무가 내일이 되었다. 직업 특성상 퇴사와 이직이 잦아서 이미 몇 번째 맞이하는 퇴사지만 이번엔 기분이 조금 다르다.


만 나이 스물아홉이라고도 하지만  서른이 되면서 내가 10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찬찬히 되새겨 보았다. 스무 살 6년제 한의대 입학 후 본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한의사 4~5년 차. 한 문장으로 끝내기엔 말 못 할 사건과 사연이 많았다.

구차하게 시시콜콜 얘기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자아와 자존감이 짓밟히는 환경에서 선택에 대한 책임감과 이탈에 대한 두려움으로 살기 위해 아등바등 버텼다. 그럼에도 스며들듯 물들기는 싫어 철저히 혼자를 자처했고 마음 한 구석 인간에 대한 경계심이 피어났다.


어쩌면 다 핑계일지 모르겠다. 나태하진 않았지만 도전정신이 부족했으며 결과적으로 통찰력은 자꾸 줄어들었다. 매일을 효율성을 따지면서 기회비용을 두드렸는데 애초에 인간은 효율성으로 설명될 수 없는 종족이다.


효율적인 삶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꾸리고 싶다면 방법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  틈틈이 돌아오다 다시 돌아가기도 하고, 지금 생각이 바뀌고 바뀌어 또 다른 생각을 낳기도 하겠지만 일단은 나를 많이 실험하고 나답게 충만해지는 법을 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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