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일도 깨달으려고 해야 깨달아진다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창의적인 경험을 한 것 있습니까?’ 취업준비생 B군은 이럴 때 답변을 쥐어짜내어서 대답을 해야할 지, 아니면 없다고 패스하고 넘어가야할지 고민된다고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달리 특별한 창의적인 경험은 없는 것 같다.
너무 흔해빠진 말일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는 특별하고 유일한 존재다. 그리고 나의 경험 또한, 다른사람에게는 평범해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특별한 것이다.
아기가 걸음마를 할 때, 손짓 몸짓하며 행동을 따라할 때, 부모는 ‘우리 애, 천재 아니야?’ 라는 말을 하게된다. 남들이 보기에는 너무 당연하고 평범한 일일뿐이다. 하지만 부모에게는 아이의 하나 하나 손짓 몸짓이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작은 사건사고에도 근심하고 한탄하기도 한다. 하루하루가 스페셜하다.
그러나 다른사람들은 '벌써 애가 그만큼 컸어? 벌써 50일이 지났어?' 라고 물어보게 된다. 정작 신생아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하루가 1주일, 한달처럼 길게 느껴진다. '육아 상대성 이론' 이라고 표현한 웹툰 작가의 글이 정말 공감이 갔다.
그래서 내가 한 일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한 일도 깨달으려고 해야 깨달아진다. 상담을 통해 자세히 경험들을 들여다보면 평범한 경험이라고 이름 붙여버린 그 시간 속에 있는 '포인트'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경험을 정리하고 새롭게 이름을 붙이면 완전히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하게 된다.
나는 과거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지금의 나에게 어떤 의미로 만드느냐에 따라 똑같은 경험이라도 달라진다는 걸 느꼈다.
청소년기때부터 나는 과거를 많이 후회했던 것 같다. '그땐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 기회를 놓치다니 정말 바보같아...'
그렇게 후회에 빠져있다보면 지금 매 순간 오는 기회조차도 놓치게 되고 현재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언제 삶을 마감할 지 모르는 유한한 삶을 산다. 때문에 지금은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다. 어떤 작가의 말처럼 이렇게 자각하는 것은 마치 '감사하는 태도' 를 가지는 것과 비슷하다.
정말 크게 기뻐하고 감사할 일은 인생에서 몇 번 되지 않는다. 그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일상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수시로 일상에 감사하다보면 햇빛을 받는 일, 걸을 수 있다는 것, 물을 마실 수 있는 것 모든 것이 감사할 수 있는 제목이 된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다니는 것이다' 라는 중국 속담처럼.
군대에 입대 후 신병 시절, 매일 하루하루가 쉽지 않았다. 그 떄 나는 내 마음의 위기를 느꼈다.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했던 것이 바로 '감사하기' 였다. 매일 아침마다 세면하는 곳에 가면서 '감사하다!' 를 외치며 사소한 일에 감사하는 훈련을 남몰래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날부에는 아침에 충만한 감사가 느껴지는 때도 있었다. 지금와서야 그게 바로 긍정적 사고, 회복탄력성의 훈련이었다는 것을 느낀다.
작가 '김영하'씨는 나와 비슷할 수 있었던 누군가의 다른 삶을 굉장히 상세하게 아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 때 그 사람과 결혼을 안했더라면?", "그 때 ○○이 되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세밀하게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살고 있는 삶이 굉장히 특별히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삶 중의 하나고, 나밖에 만들어갈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라고 생각하게 되면 견딜만하다는 것이다.
지금은 나의 가정과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하지만 결혼 초기에는 수없이 싸우면서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 결혼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고, 인생에서 가장 힘든시기라고 느꼈다. 하지만 여러 갈등을 겪고 풀고를 반복하면서 지금은 "만약 그때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특별한 나의 일상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내 경험을, 내가 한 일을 새롭게 깨닫는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 여러분의 삶은 여러분 만이 만들어갈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다시 컨설팅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학생은 동아리 교육 봉사활동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이 있었다. 거창한 아이디어는 아니었고, 항상 하던대로 교육을 하기보다 미래에도 있을법한 산업을 중심으로 새롭게 개편하는 게 어떠냐는 것이었다.
이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창의적인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다. 관점을 '어른의 관점'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의 관점'으로 바꾼 것이다. 만족도 조사라도 한다면 매년 같은 경험을 했던 학생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으로 별 다섯개를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깊이 들여다보면 새롭게 자신의 경험을 재해석할 수 있다.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은 결국 내가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어떻게 내가 내 경험을 정의하고 방향성을 잡아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발걸음은 달라진다.
콜럼버스 달걀 일화에서 콜럼버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계란을 깨면서 세우는 것은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일상에서 보물찾기를 해보자.
작은 경험이라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무수한 나의 고민, 도전, 실천, 감정, 노력들이 들어 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무수히 있듯이. 겉으로 보이는 경험들은 다들 비슷하고 평범한 일 같지만, 머리속의 생각과 느낌, 관점들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 다르다. 그것들은 겉으로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사실' 만 기록하면 '별 일 없었다' 가 되어 버린다.
신혼부부 상담을 했을 때에도 이러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신혼 때의 특별함이 사라지면, 그 다음 무미건조한 부부의 생활이 이어질까봐 두렵다' 는 것이다. 하지만, 설레임이라는 감정,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의 강렬한 느낌이 계속되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그 순간이 지나고 하루하루 아껴가면서 살아간다면, 우리는 아무하고나 느낄 수 있는 설레임보다 누구와도 느낄 수 없었던 익숙하고 편안하고 더 깊은 사랑, '애착' 이 생겨나게 된다. 일상 속의 특별함인 것이다.
서로 부부가 저녁에 이야기를 나눈다. '별 일 없었어?' 라고 물어보면 '응, 별 일은 없었어' 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하지만 그러한 일상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아야 한다. 그 사소한 이야기는 사소한 것이 아니다. 나의 느낌, 일상, 생각, 고민, 감정들이 들어있다. 따라서 일상에 대화가 사라지면 그 사람과의 공감도 사라지는 것이다.
면접을 볼 때, 다른사람들과 비교하면 늘 부족하다. 직무 경력, 경험, 성과가 많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어떤 학생은 전공과 다른 분야로 지원했기에 더욱 자신감이 없던 경우가 있다. 그래서 은근슬쩍 다른 경험을 가져와서 관련직무 경험인 것 처럼 꾸며냈다. 하지만 면접관들이 이를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수많은 지원자들을 보아왔으니 말이다.
내가 했던 작은 경험에 자부심을 가지고 어필해보라. 비전공자라면 전공을 바꾸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또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정보도 알아보고,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배워가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취업활동을 하기까지 한다. 그 사이에 여러 스토리들이 있다. 나의 이야기들을 세밀하게 바라보고 그 때 나의 태도, 감정, 고민, 어려움, 노력 등등을 돌아보자.
나만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엄청나게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나' 의 진정성이 있고 공감할 수 있다면 되는 것이다. 나 역시 전공과는 다른 컨설팅의 길을 가고 있다. 이 길을 가기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여러 일들을 해보고 고민하고 상담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보조강사, 컨설턴트 부터 시작해서 한걸음 한걸음 걸어왔다. 매년 자격증을 취득하고 경험을 쌓아왔다. 지금은 오히려 길을 돌아온 것이 나만의 이야기가 되었다. 그리고 비전공 분야로 길을 가는 친구들에게도 경험을 통해 컨설팅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컨설팅을 하다보면, 모두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걸 들여다보고 꺼내보는 연습을 하지 않았기에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그 내용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다.
진로 선택과정에서도 자주 말해왔지만, why- how -what 이 3가지로 분석을 해 보길 추천한다.
-'왜' 그러한 선택과 실천을 했으며
-'어떻게' 고민하고, 어떻게 알아봤으며, 어떻게 시도했는 지.
-'무엇을' 했는 지. 무엇을 느꼈는지.
대부분의 자기소개서나 면접답변 작성시에는 '무엇' (What) 을 했다는 답변으로 줄줄 늘어놓기 일쑤다. 이제부터는 내가 가진 특별함을 인정하고,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자.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깨달았는 지. 자세히 대화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