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글씨 나의 얼굴

by 은빛나

아무리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 해도 여전히 손글씨를 써야 합니다.

손글씨를 통해 얻는 이익들이 많이 있습니다.

뇌과학자들은 손은 '밖으로 나와있는 뇌'라고 합니다.

호문쿨루스 - 뇌와 연결된 손의 비율

아이들은 글씨를 쓰면서 소근육발달이 도모됩니다.

두뇌발달에 손을 움직이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으며, 쓰면서 이해도가 향상되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학생의 아버님은

"이제 곧 손글씨는 필요 없어질 거니 글씨 못써도 돼, 대충 쓰다 말아." 라며 아이에게 지도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가 5년 전쯤이니 지금도 그 아이는 여전히 손글씨를 쓰며 공부를 하고 있겠죠?


학교에 있다 보면 친구들마다 모든 다른 글씨체를 만나게 됩니다.

몇 개월이 지나면 이름을 쓰지 않아도 글씨만 보아도 누구인지 얼굴이 떠오릅니다.

글씨가 본인의 얼굴이 됩니다.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대부분 글씨를 잘 쓰는 아이들이 공부도 잘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외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글씨를 잘 쓰면 공부를 잘하게 되는 걸까요?


글씨를 잘 쓰기 위해서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야 합니다.

한 글자씩 또박또박 쓰다 보면 손가락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기도 합니다.

이런 연습이 부족한 친구들은 더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저는 학기 초에 아이들에게 바른 글씨 연습을 자주 시킵니다.

아침활동으로 좋은 글을 인쇄해 두고 필사를 하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바른 글씨를 써야 하는 동기를 주는 것입니다.

모든 활동에 동기가 없다면 아이들은 벌을 받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씨 쓰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게 열심히 설득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말입니다.

지금부터 머리가 똑똑해지는 훈련을 할 거예요. 머리가 똑똑해지려면 몸의 어디 부분을 가장 많이 써야 할까요? 바로 손가락이에요. 손가락을 열심히 훈련시키면 뇌가 더 많이 발달하면서 똑똑한 친구가 될 수 있어요.


똑똑해지는 방법이라는데 너도나도 아이들은 손가락에 힘을 주어가며 필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1-2분만 지나도 힘을 주어 글씨 쓰는 연습을 해보지 않은 친구는 손가락이 저리다며 고통을 호소해 옵니다.

아프다고 하기 전에 미리 선수를 칩니다.

혹시 조금만 글씨 써도 손가락 아픈 친구 없니?


저요 저요, 하는 아이들에게 소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많이 힘들 거라며 이렇게 튼튼하게 손근육을 연습하면 나중에는 오래 글을 써도 손가락이 아프지 않고 잘 쓸 수 있을 거라고 안내해 줍니다.

지금 안 아픈 사람은 두뇌로 가는 똑똑해지는 소근육이 잘 발달해 있는 거라 그런 거라는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하나도 안 아프다면서 엄살이야기는 쏙 들어갑니다.

그렇게 차분하게 5분 정도 글씨 연습을 매일매일 꾸준히 해나갑니다.

바른 글씨뿐만 아니라 집중력까지 덤으로 얻어갈 수 있습니다.




집에서도 아이와 함께 바른 글씨 연습을 합니다.

좋은 글도 필사해 보고, 일기도 쓰고, 받아쓰기도 하며 글씨를 천천히 바르게 쓸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손가락 아프다고 하는 엄살도 받아줍니다.

소근육, 똑똑이 근육이 잘 발달했나 확인한다면서 손가락도 조물조물해 줍니다.

가끔 아이가 힘들어하는 날은 꼬부랑글씨를 써도 못 본 척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몇 개월쯤 쓰다 보면 바른 글씨가 습관화되기도 하고 공책정리가 깔끔하게 되어 나중에 다시 읽어볼 때 정리도 잘 됩니다.


심지어 자기가 써두고 자기 글씨도 못 알아보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다시는 교과서나 공책을 살펴볼 마음이 없습니다.

바른 글씨부터 시작해서 공책정리와 바른 공부의 습관을 길러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