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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경화 Apr 13. 2017

우리는 그 찰나,통했다고 느꼈지

ㅡ 사랑이라 믿었던것들에 대한 착각 (벚꽃편)

언제나 처음은 달콤하다.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

너와 내가 통하고 있다는

그 달달함에 빠져 온통 벚꽃세상에 뒤덮여

눈에 보이는 그것이 사랑이라 믿어버렸다.



그 사랑은 벚꽃이 흩날려도

사뿐히 내 어깨에 내려앉고 코 끝에 벚꽃내음이

내 코에만 적셔주고 있다는

엄청난 착각을 빠지게 만든다.

그렇게 사랑이라 믿어버렸다.




손을 뻗어 벚꽃에게 다가가 쥐어보면

내 손안에 다 잡아쥘것 같은,

벚꽃나무를 세차게 흔들면 벚꽃잎이 내 머리위로만

아름답게 소용돌이 칠것같은

그런 엄청난 착각으로

사랑은 그렇게 어이없이 시작된다.



벚꽃나무아래

너와 나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게 마주 앉아있다.

이따금 볼을 비비며 눈을 그윽하게 마주치며

벚꽃나무를 함께 바라보며 착각이 아닌

진짜 사랑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핑크빛 세상

우리 둘만이 존재 하는 아름다운 사랑에

헤어나오기 싫어 부둥켜 떨어질줄 모른다.




.

.

.





세번의 바람이였는데

두번의 비였는데

한번의 햇살일뿐이였는데

그 착각의 벚꽃나무의 벚꽃은

이제 가지만 앙상하게 남았다.



어이없는 사랑은 없었을까?

그래.

어이없는 사랑은 역시나 애초에 없었다.




벚꽃나무에 얇디 얇은 가지와 푸른잎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다.

내가 믿었던 착각이 아닌

현실과 마주한 사랑은 끝났다.




바닥에 짓겨진 벚꽃잎들이

구두에 밟혀 마지막 인사를 아프게 건낸다.

이게 내 모습일까....?



한낮에 달달한 꿀잠이던

꿈같았던 시간....


그건 사랑이라 믿었던것들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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