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아직 서로를 잘 모르는 동기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했던 기억이 있다. 교수님께서 PPT를 준비해 오라고 하셔서 나는 자료를 만들고 발표까지 준비했다. 학번 순서대로 발표가 시작되었고, 대부분은 자신이 온 지역, 가족관계, 취미와 특기,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소개했다. 미래의 모습은 거의 비슷했다. 치과위생사가 되어 임상에서 열심히, 잘 일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런데 나는 조금 달랐다. 왜 그런 발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나는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치과위생사가 되기 전부터 나는 글쓰기를 무척 좋아했다. 2008년 3월 1일, 그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써왔다.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고, 꾸준히 하는 것도 좋아했다. 그것은 내 취미이자 특기가 되었다.
그래서였을까. 치위생과에 입학해 PPT를 준비하면서, 나는 언젠가 치과위생사가 되어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쓰는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의 발표를 보고 그 누구도 뭐라 말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 마음속 꿈을 또렷하게 꺼내놓을 수 있었다.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의 한 대사 중에 “믿으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라는 말이 있다. 나도 그저 그렇게 믿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치과위생사가 되기 위한 3년의 길을 묵묵히 걸었고, 마침내 국가고시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