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18일 블로그에 쓴 글에서 발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관문이라 여겼던 국가고시를 끝내고 적어 내려간 글을 오늘 다시 꺼내 보려 합니다.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시험의 이름조차 쉽게 말하지 못했는데, 다행히 열심히 공부한 결실을 맺어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당당히 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한 날입니다.
실기시험
* 제한시간 4분
* 60점 이상 합격 (100점 만점 기준)
* 알맞은 기구를 선택하여 알맞은 부위에 치석을 탐지하고 치은 연상 및 연하의 치석을 제거하기
실기시험, 그리고 멘털 싸움
처음 연습을 시작했을 때, 저는 기구 이름조차 헷갈렸습니다. 익스플로러(explorer)를 제외하면 sickle이나 gracey 같은 기구는 숫자를 보고서야 간신히 구별할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실기장에서는 번호가 가려지지 않았지만, 연습할 때부터 기구만 보아도 바로 구분할 수 있도록 익혀두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실기시험 날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제가 받은 문제는 하악 좌측 구치부 설면 치석 탐지 후 치은연하 치석제거.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문제를 확인하고, 체어 높이를 조절한 후 "준비됐습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눈앞이 하얘졌습니다. 평소라면 단번에 골랐을 기구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explorer만 보이고, gracey를 들어야 할 타이밍에 유니버셜을 집었다 놨다 하며 허둥대는 제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떨리는 마음으로 탐지와 제거를 이어갔지만, 4분은 순식간에 흘러갔습니다. 시험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원심 제거를 했던가, 안 했던가’ 기억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교수님께 하소연까지 했지만 결국 스스로에게 할 수 있었던 말은 하나였습니다.
“괜찮아 넌 해냈어. 충분히 잘했어."
실기시험이 끝나면 누구나 불안에 휩싸입니다. “필기는 붙어도 실기 때문에 떨어지면 어떡하지?” 저 역시 수없이 떠올린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이미 해냈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게 가장 현명합니다. 시험은 늘 실력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불안은 실력을 집어삼키지만, 믿음은 그 순간을 버티게 해주었습니다.
필기시험 -21과목, 총 200문제 (1문 제당 1점), (의료관계법규 8개 미만 과락)
의료관계법규
해부학
형태학
생리학
병리학
조직학
미생물학
지역사회구강보건학
보건행정학
통계학
교육학
예방치과학
치면세마론
방사선학
구강악안면외과학
보철학
보존학
소아치과학
치주학
교정학
재료학
필기시험공부법
필기 공부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북샘 요약 문제집'을 주로 활용했는데, 오류가 있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나름의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과서를 꼼꼼히 보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요약집과 문제집을 병행하는 게 제겐 맞았습니다. 저는 학기 초반이나 방학 때 미리 정리노트를 만들어 두는 걸 추천합니다. 손으로 한 번이라도 써놓으면 나중에 공부할 때 정말 큰 도움이 되거든요. 손을 움직여 조금씩 노트를 만들었고, 13번의 모의고사 속에서 단 한 문제도 빼놓지 않고 오답정리를 했습니다. 문제 옆에는 반드시 왜 틀렸는지 파란색펜으로 풀이를 적고,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페이지 수 까지 표시했습니다. 이 과정이 힘들기는 했지만, 그만큼 실력을 쌓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13번의 모의고사, 2600문제. 그 반복 속에서 저는 조금씩 두려움보다 확신을 키워갔습니다.
마음에 남은 것
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건 결과가 아니라 불안과 싸우는 제 마음이었습니다. 늘 흔들리고, 쉽게 지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버텨낸 제 자신이 고맙습니다. 그리고 모든 날을 함께해준 가족과 친구들 덕분에, 힘겨웠던 시간은 결국 빛나는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해왔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믿어주세요.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비 치과위생사 여러분들께 이 작은 기록이 힘이 되길 바라며, 제 국가고시 후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