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범이 된 하루.. ㅜㅜ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종종 모둠활동을 하면서 모둠간의 경쟁활동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정말 경쟁심을 통해서 활동에 생기를 불어넣기위해 의도적으로 수업을 설계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나, 경쟁심은 활활 타오르는 석유 불꽃 같은 원동력입니다.
그래서 쉽게 불타오르지만..
지나치게 불이 커지거나 엉뚱하게 번지면서 그로인해 상처입는 아이들이 생겨나기도 하지요.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가기 보단 상대방을 밟고 나아가야 더욱 큰 성취감을 느끼게끔 만드는
사회적 구조와 분위기로 인해 어린 초등학생들 조차도 남을 넘어서야 하는 경쟁심에 빠져드는 것 같네요.
오늘도 수학 시간에 릴레이문제풀기라는 활동을 하면서, 많은 모둠에서 다른 모둠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일부러 문제를 꽈배기처럼 배배꼬아 버리는 경우를 봤습니다. 그 결과 활동 후에 서로간의 말다툼이 생기고 감정이 상하는 모습을 보게 됐죠.
왜 그렇게 문제를 냈나요?
다른 모둠이 우리 문제를 못 풀게 하려고요. 그래야 우리 모둠이 이기니까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제가 방화범이 된 듯한.. 혹은 미필적고의로 인해 아이들에게 불을 지피게 만든 사람이 된 것 같네요. 우리가 이 수업 활동을 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하고, 이기는 모둠이 잘 하는 것이다라고 메시지를 던진 셈이었으니까요. 수업에 적극성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쉽게 불을 붙일 생각만 했던 것이나 마찬가지랄까요.
오늘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서 내일 아이들과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봐야 겠습니다. 정글의 법칙이란 예능에서 부싯돌이나 나무만을 활용해 힘겹게 불을 붙이려고 할 때 서로 힘이 들면 교대를 해주고 함께 고생하며 결국 불을 붙였을 때 기쁨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떠올리며..
저 혼자가 아닌 아이들과 함께 이 문제점에 대한 개선점을 찾아본다면 내일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