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그렇다. 나는 엄마다.
둘째 옆에 누워 잠들기를 기다리면서, 심호흡을 한다. 뒤척이며 종알대는, 코 막힌 다섯 살 도연이가 잠들기를 기다리다 잠든 것을 확인하고 다른 방으로 이동해 노트북을 켠다.
그렇다. 나는 엄마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까지 다른 일체의 행위는 사치다. 일단, 아이들이 잠들어야 하는 게 순서다. 오늘은 11시 36분 즈음, 잠들었다.
나는 요즘 이번 지방선거에 녹색당 제주도지사 선본에서 뛰고 있다. 그리고, 나도 비례대표 후보 예정자로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쓰겠다고, 어렵게 만든 브런치 계정을 홀대하고 있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할 일도 너무 많아, 머릿속이 꽉 찬 느낌, 집에 와도 할 일이 너무 많아, 따로 뭘 한다는 건 사치 같았다. 그래서, 미루고 있었다.
오늘 문득, 나에게 던져진 정체성의 물음에 답을 해야 했다. 잠들기 전에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출마하는 이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여성이면서 청년이면서 엄마이면서 농민의 딸이다.
이 중에 내가 가장하고 싶은 이야기는
역시, 피할 수 없는 지금의 현실,
내가 엄마인 이야기다.
그래서 엄마가 정치해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겠다.
이번 선거에서 떠들겠다.
많은 엄마들은 아빠들에 비해 사회활동을 하기 힘들다. 아이가 어릴수록 더욱 그렇다.
그 지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그래서 나를 대변해줄 사람이 정말 없었구나.'
그게 시작이었다.
나의 딸들이 살아갈 세상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려면,
엄마인 나부터 바뀌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엄마다.
정치가 변해야 삶도 변한다고 믿는 엄마다.
너희들을 사랑하면서 나도 성장하고 싶은 엄마다.
그래서 정치를 하겠다.
(엄마가 비록 자주 늦더라도 이해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