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줄곧 보호자가 있었다는 생각.
나는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고, 주장하고,
그게 안되면 한 발 물러섰다가 방황하다가
그게 수용할 만한 하면 다시 주장하는구나.
오빠가, 누구 엄마는 은행원이었다가 메이드로 전락했다고 하면서, 너는 결혼 안했으면 계속 1인 시위나 하고 있었겠다며, 메이드로 신분 업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결혼 하지 않았다면,
지금 보다 좋은 집에 살진 않았겠지만,
그때 그랬던 것처럼
매일을 하고 싶은 일과 충만한 호기심으로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았을 것이다.
오빠에게 그 얘기를 흥분하지 않으며 했었다.
그럼에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 있다.
지금 나는 그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건 미루지 말아야 할 숙제다.
치과에서 작은 어금니에서 빠져나간 보강제를 채우기 위해 마취를 하며 문득 들던 이 생각.
난 빚을 지고 있다.
그가 나의 보호자임은 틀림 없다.
종일 노동을 하고 싶지 않고,
일상의 활동을 하고 싶은 나는,
일상 노동을 하는 남편에게
빚을 지고 있다.
주말 가사 노동에서 나에게 조금만 무게가 더해져도, 불 같이 예민해지는 나를 안다.
내가 페미니즘을 얘기한다면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얘기한다면,이 숙제부터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