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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단장 Sep 12. 2020

마음을 짓고 옷을 짓다

<The Dressmaker 2015>

금요일 늦은 밤은 왠지 마음도 몸도 느긋해지고

읽고 싶던 책을 밤새 읽거나

보고 싶던 영화를 밤새 보거나

내일 토요일도 일은 해야 하지만

이 작은 사치를 누리지 않고는 다음 주를 또

버티지 못할 것 같기에...


케이트 윈슬렛은 제일 멋졌던 영화가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The Reader, 2008>였는데 아! 이 언니 또 한 번 나를 흔드는구나.


금요일 자정 즈음 보기 시작해 토요일 새벽이 되었는데, 난 내일을 위해 그만 자야 하는데 리뷰까지 쓰게 하다니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글쓰기 코치분들이 책에서 늦은 밤 글 쓰지 마라 했는데 다음날 밝을 때 보면 무지 부끄러울 거라고...

아 몰라 몰라 이 느낌들을 마구 써줄 테다!


원작이 고딕소설 이어서 그런지 생각지도 못한 반전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예상을 벗어나는 전개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내 취향이 이런 쪽이 었구나. 그래서 내가 그토록 뱀파이어 영화를 좋아하는군.

뼛속까지 취향저격당했네.

엄마 역할의 주디 데이비스 대배우님은 그냥 인정.

이 분은 뭔 말이 필요 없지. 한 없이 약하지만 한 없이 강한 것이 엄마 라는걸 찰떡같은 연기력으로 몸소 보여주신다.


줄거리는

어릴 때 왕따였던 한 소녀가 같은 반 남자아이(동네 유지의 아들, 나서서 괴롭힘)를 죽였다는 누명(인지 진짜 죽였는지 애매모호함, 계속 생각 중...)을 쓰고 엄마에게서 떨어져 소년원 같은 기숙학교에 보내지고 어른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와 복수한다는 아주 통속적인 내용이다.


그러나

깊다. 깊고도 깊어 오래 생각하게 한다.

오랜만에 이런 영화를 만난 것 같아 참 설레고 기쁘고 그렇다. 나만 그렇겠지 사람마다 받아들임이 다르고 해석도 다르니까. 나랑 같은 사람 손 들어주시면 감사하고요^^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 한 틸리는 모진 세월 동안 옷을 짓는 기술을 배웠고, 그 기술은 원래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기술이었는데 더 갈고닦아 사람들로 하여금 보이고 싶은 모습으로 보이게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틸리를 멸시하던 모든 여자들이 그 옷을 갖고 싶어 졌고 결국 자기 욕망의 노예가 되어 굴복했으나 진정으로 틸리를 알고자 하는 이는 없었으며 한낱 도구처럼 이용했다. 조금만 마음을 열었더라면 한 번만 이야기를 들어줬더라면 불행한 결말은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어딜 가나 바보 같은 인간들은 있게 마련이다.


처음부터 복수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착하디 착한 그녀.

그저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듣고 싶었고

고생했다는 어깨 쓰담쓰담이 필요했을 뿐.

결국 틸리는 자신의 마음을 짓고 떠난다.



엔딩씬은 카톡프사로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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