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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로 Oct 26. 2019

시구문 (光熙門)

지극히 사적인 시


나는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데

왜 그대는 나갔다 오지를 못하나.


서늘하고 아름다운 도시의 흉터

가여운 혼들이 포개진 한()의 터


삶이 배웅했던 문으로  

성곽의 고양이들이 마중 갈 터인데

왜 그대는 나갔다 오지를 못하나.


그래,

빛이 빛나는 이 문은

달빛이던가 햇빛이던가

그대의 육신을 태우던 빛이던가.


곡성은 바람의 공명이 되어 남아있는데

잠들어있는 그대들은 다 어디로 갔나.


-시구문을 지나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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