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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스 Oct 28. 2022

엄마가 떠나간다 [3]

혈액암 림프종…. 그리고 급성 뇌졸중..

엄마는 코로나로 격리되어 있는 동안 골수 검사를 받았다. 아무래도 나아지지 않는 백혈구 수치가 의심스러웠다. 다음날 백혈병은 아닌 것 같다고 하니 마음을 놓았다. 며칠 뒤 아빠한테 전화가 왔다. 의사가 보기엔 림프종으로 의심되니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림프종은 그래도 완치 사례도 많고 예후가 좋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말자고.


엄마한테 너무 전화하고 싶었는데 할 수가 없었다. 너무 눈물이 나서 도저히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울지 않기 위해 머릿속으로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전화를 했다. 항암 하면 되지 뭐 괜찮아! 표적 항암은 머리도 안 빠진대! 아무 일도 아닌 채 했다. 엄마도 나도 무서웠지만 진심 없는 덤덤한 통화만 짧게 이어졌다. 지금이었다면 다시 말해주고 싶다. 엄마 너무 아프지?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어 평생 고생만 하게 해서 아프게 해서 너무 미안해 너무너무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엄마는 항암주사를 맞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입속에는 계속 피가 났고 먹을 수 없어 영양 주사로 식사를 대신했다. 코로나 격리가 끝나고 동생이 보호자로 들어갔다. 엄마는 이제야 안심이 되고 동생을 보니 좋다고 했다. 동생은 짧게 엄마와 동영상을 찍었다. 엄마 스마일! 파이팅!! 을 외치며… 제발 마지막 모습이 아니길 바랬다. 그리고 통화하기도 지쳐있는 엄마와 무덤덤한 카톡만이 오고 갔다.

그 짧은 영상도 이 무덤덤한 카톡도 모두 마지막이 된 채 엄마는 깊은 잠에 빠졌다.


동생이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엄마는 한쪽 눈이 안 보인다고 했고 안과검진을 받고 MRI를 찍었다. 엄마는 검사를 무척이나 힘들어했다. 그리고 아빠가 오는 날 엄마는 도통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급성 뇌졸중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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