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자댄서 Dec 10. 2017

평균 이하 인사평가를 받아들일수 있을까?

소심한 직딩의 인사평가 이야기 #2

1. 에필로그


인사평가 결과를 피드백 받기 전에 1편인 <상처받기 무서워 대범한 척>을 썼습니다. 이제는 그 이후 얘기를 써보렵니다.

https://brunch.co.kr/@lovewant/117

나는 평가 N등급 (A, B, C, D, F의 D등급 수준)을 받았습니다. 즉, N등급은 평균 미만 등급이요, 하위 10%에 해당하는 평가등급이라는 얘기지요. 이런 결과를 미리 예상하고 마음에 상처 덜 받고자 1편을 썼는데, 데미지가 생각보다 큽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인사평가를 받았을까요?
그리고,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요?
인사평가 대응 Logic


2. what - 내가 N등급(D등급)을 받은 이유는...


회사에서 인사평가 N(D등급)을 받는 경우는 3가지입니다.

1) [개인 성과 문제] 내 업무를 속칭 펑크낸 경우 등 정말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인 경우
2) [동료 성과 비교] 내 업무를 무난하게 해내기는 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성과일 때
3) [상황적/정치적 사유] 나에게  N(D등급)을 주는 게 가장 명분(?)있는 상황일 때
내가 평가 잘 못받는 이유

이 3가지 중에서 '감자댄서's N등급'은 무엇에 해당할까요?

심플합니다. 2번 [동료 성과 비교] 40%, 3번 [상황적/정치적 사유] 60%라고 생각합니다.


1) 동료성과 비교 - 비중 40%


직딩 여러분은 모두 알고 있죠? 회사의 인사평가는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라는 사실 말이죠. 즉, 내 성과가 무난해도 다른 직원들이 엑설런트한 성과를 내면, 나는 평균 이하 등급을 받는 시스템이죠. 이런 상대평가가 좋냐 안 좋냐 문제는 덮어둡시다.


그러면, 동료 성과 비교 시, 상대적으로 불리한 업무가 바로 내 업무 아닐까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첫째, 단순 operation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둘째, 조직 성과에 +를 해주는 업무가 아니라, 벌어진 일을 정리하는 업무 성격인 경우
셋째, 내 조직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은 업무일 때 (임원들의 주요 관심사 아닌 업무)

내 업무는 두번째  업무 성격이 강합니다. ㅠㅠ 그렇기 때문에, 인사평가라는 결정적 순간에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리고 말죠.


2) 상황적/정치적 사유 - 비중 60%


직딩 여러분은 이것도 경험해 보셨죠? 성과 이슈가 아닌 '상황적/정치적 사유'로 인사평가가 결정되는 상황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회사라는 조직의 특성상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죠.


그러면, 나에게 미친 '상황적/정치적 사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우리 팀에 나보다 성과를 잘 받아야 하는 사람 (속칭 승진대상자)이 다수가 있는 경우! 이런 경우, 나는 평가 후순위로 밀립니다. 지금 우리 팀언 5명 중에 승진대상자가 4명.. 그 4명 중 2명은 성과도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슈는 나머지 2명의 성과가 SoSo하지만 N(D등급)을 주면 내년 승진 도전에 어렵다는 점이죠.


둘째, 상황상 나에게 N(D등급)을 주는 게 그래도 명분이 생기는 경우! 직원들의 성과가 유사한 수준인 경우, 평가자들은 어쩔 수 없이 '그럴듯한 상황 명분'을 찾습니다. 보통 이런 것이죠.

- 올해 승진한 직원 (올해 평가 못받아도 되는)
- 올해 부서에 처음 온 직원 (업무 숙련도가 낮으니까)
- 직책자로 승진 포기한 직원 (인사평가가 아무런 의미없는)

나는 두번째에 해당하죠. 올해 2월에 이 부서에 배치 받았고, 회사 생활 17년동안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마케팅 업무니까요. 평가자들 입장에서는 딱 좋은 타겟이죠. ㅋㅋ


이렇게 나는 '동료 성과 비교'에도 불리하고, '상황적/정치적 사유'에서도 후순위입니다. 이런 경우, 내가 정말 누구도 딴지걸 수 없는 '탁월한' 성과를 올리지 않는 한, 나는 N(D등급)을 받기 쉬운 상황인 것입니다.




3. how - 인사평가 N(D긍급)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솔직히 인사평가 N(D등급) 때문에 내가 심각한 정신적 데미지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 이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1) 회사 이후 준비를 더 열심히 해야 할까?


내 브런치의 다른 글들을 읽어본 분은 알 것입니다. 내가 회사에서의 승진 이런 데 별로 관심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솔직히 인사평가를 A를 받든 D를 받든 나는 관계없습니다. 나는 직책자 승진할 생각이 없고, 과거의 성과로 인해 직급 및 연봉 수준이 부족하지 않은 만큼 올라와 있기 때문이죠.


그러면, 인사평가 N(D등급)을 메시지로 삼아 언젠가 올 '회사 이후 삶'을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2) 내년에는 인사평가를 위해 일을 좀 꾸며볼까?


내가 상황적/정치적으로 인사평가를 잘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앞에서 얘기드렸죠.  그렇다면, 평가를 잘 받으려면 의도적으로 성과날 만한 업무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ㅋㅋㅋ


이렇게 해야할까요? 말까요? 그것은 내 삶의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거죠.


3) 소소한 이익을 챙겨볼까?


인사평는 이미 받았고 기분은 그렇고 그런데 뭐 소소한 재미 없을까요?


어제는 팀원들에게 선언했죠. '난 오늘 일 안할꺼다. 난 N모드야.' 그리고는 회사 자료실 등 자리를 많이 비웠습니다. 이렇게 하루 놀아봤어요. 이렇게 소소한 놀이 해봤습니다.



4. 에필로그


나는 대기업 인사평가 업무를 무려 7년간 담당하면서 제도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모든 직책자 대상 평가자 교육을 직접 했습니다. 그런 내가 나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무엇일까요?


첫째, 평가 잘 받으려면 동료들과 차별화된 노력과 엑설런트한 성과를 만들어라. 특히, 정치적/상황적 환경이 나에게 유리하지 못하다면 말이다.


둘째, 내가 회사에서 승진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면,  그깟 평가 신경쓰지 말아라.


세째, 평가를 포기했다고 그런 티내지 말라. 티내면 사람들이 무시하고 이상한 사람 취급하니까...


올해 인사평가를 받는 모든 직딩에게 평화를...



매거진의 이전글 소심한 직딩의 인사평가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