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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Feb 04. 2020

인사담당자가 까놓고 말해주는 부서이동의 비밀

1. 프롤로그


나는 이 시기만 오면 혼란스럽고 불안합니다. 도대체 지금이 어떤 시기이길래 그러냐고요? 바로 회사 정기 인사 시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기가 오면 '블라인드'앱의 우리 회사 게시판은 난리가 납니다.


"팀장이 다른 부서를 알아보라고 했는데, 버티면 어떻게 되나요?

"나는 지금 부서를 떠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이런 종류의 불평, 불만, 제안이 수두룩하게  올라옵니다. 그러나, 나는 이런 글을 읽을때마다 답답함을 느껴요. 왜냐하면, '게임의 법칙'을 전혀 모른 채 그냥 하소연하는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서이동에 대한 우리 직딩의 착각부터 얘기해 볼까요?




2. why - 회사 부서이동에 대한 3가지 착각


내가 담당하는 업무가 무엇인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해요. 회사에서 맡은 내 업무가 내 전문성 커리어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전문성은 '내 꿈'을 이루는 단단한 기반이 됩니다. 예를 들면, 나는 입사해서 3년간 구매 업무를 하다가, 10년 동안 인사 업무를 했어요. 그래서, 나는 인사 전문가로서 회사 내외부에서 인정을 받았어요.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관련 업무로 내 전문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어요.


그러면, 회사 내에서 어떤 이유로 부서이동이 필요할까요?

첫째, 입사 때 희망직무가 아닌 다른 부서로 배치된 경우가 많고요.
 둘째, 회사에서 일하다보니 하고 싶은 업무가 생긴 경우가 있기 때문이예요.


그런데, 우리는 회사내 부서이동 관련 세가지 환타지 (착각)을 갖고 있어요.

  

   첫째, 인사부서가 모든 것을 고려해서 나에게 최적의 부서로 이동시켜 줄 것이다.


여러분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인사부서가 '나'를 정확히 알까요? 그리고, 전체 직원이 그렇게 많은데 인사부서가 개인별 맞춤형 부서 배치를 할 수 있을까요?

정보 부족...
인사부서는 '나'를 잘 모른다!


인사부서는 '신'도 아니고, '빅데이터 AI'도 아니예요. 즉, 부서 업무와 직원 개인에 대한 정보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인사부서 주도적으로 직원 배치하기가 어려워요.


   둘째, 원하는 부서에 가면 동기부여 수준이 높아지고 그 분야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


동일한 부서에 5년 이상 오래 근무한 선배, 동료 있죠? 그 분들 모두가 전문성을 갖고 있을까요? 특히, 회사 밖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업무 전문성 말입니다. 글쎄요... 회사 생활 해보면 알겠지만, 회사 업무의 70%는 전문성 없어도 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내 회사에서만 써먹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따라해도 중간 성과는 올릴 수 있거든요.  


   셋째, 내가 굳이 다른 부서로 이동을 원하지 않는다면, 현재 업무를 영원히 계속 할 수 있다.


내가 없어도 회사는 잘 돌아갑니다. 그리고, 회사는 자선 단체가 아닙니다.  즉, 회사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리고 내 쓸모가 다하면, 회사는 망설임 없이 나를 다른 업무로 배치할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를 생각해 보세요. 내가 1군에서 뛰고 있었지만, 나이가 들거나 성적이 나뻐지면 2군으로 보냅니다. 그러다, 2군에서도 쓸모 없거나 세대 교체를 해야하면, 냉정하게 방출합니다. 회사도 똑같아요.   


이런 냉혹한 (?) 현실에서 부서이동을 원한다고요? 그렇다면, 다음에 얘기할 '게임의 법칙'을 숙지해야 합니다.




3. what - 부서이동 '게임의 법칙' 3가지

회사 부서이동 비법 3가지


   1) 인사부서가 운영하는 공식 프로세스를 숙지하라.


블라인드에 보면, 인사부서가 알아서 최적의 부서에 '나'를 배치해 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진 사람이 많아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런 환상 당장 버리세요. 인사부서의 일차 목표는 1) 부서이동 프로세스 명확하게 운영하기 2) 빈자리 없게 배치하기 등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인사부서의 공식 프로세스를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얘기하는 비공식 프로세스를 '나' 스스로 추진해야 하고요.


   2) 부서 이동을 하려면, 내 적극적인 '구애' 노력이 필요하다. 


인사부서의 공식 프로세스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비공식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첫째, 내가 가고 싶은 부서 팀장/임원 등에게 어필한다.
즉, 내가 그 업무를 하고 싶다는 열정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 부서에 자주 가서 얼굴 도장을 찍거나, 메일로 내 존재를 어필해야 합니다.

둘째, 해당 업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
책을 읽던지 외부 교육을 받던지 내가 그 업무를 위한 준비가 되어있다는 증거를 차곡차곡 쌓는다.

셋째, 인사부서 담당자에게 어필한다.
나는 이렇게 이렇게 그 업무를 준비하고 있고 기회가 되면 꼭 그 업무를 하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메일이라도 보낸다.


   3) 인사 이동의 99%는 '내 평판'이 좌우한다!


회사내 부서 이동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 평판'이예요. 만약, 내가 마케팅전략팀으로 이동하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가정하면, 인사부서와 인사권을 가진 임원/팀장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무엇일까요?


"그 친구 마케팅 전문가야"라는 질문을 먼저 할까요?

아니면,

"그 친구 사람 괜찮아?"라는 질문을 먼저 할까요?


정답은 후자입니다. 그 이유는 두가지예요. 첫째, 회사 일은 시스템화 되어 있으므로 누가 와도 중간은 한다는 점이고요. 둘째, 결국 업무 성과는 '관계 역량'과 '태도'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관계 역량과 태도만 우수하면, 업무 전문성은 단기간에 커버할 수 있거든요.


'레퍼런스 체크'라는 말 아시죠? 이것은 경력사원 채용 때 많이 활용되지만, 실제로는 회사내 부서 이동할 때 정말 많이 사용됩니다. A라는직원을 마케팅전략팀에 배치하려고 할때, A와 같이 일했던 직원들에게 연락합니다. 그리고 레퍼런스 체크합니다.


그 레퍼런스 체크에서 아래와 같은 말들이 나오면, A는 후순위로 밀립니다.

- 그 친구 이기적이고 고집만 쎄요.
- 회사 업무에 대한 열정은 없고 다른 일만 신경써요.
- 동료들과의 관계가 꽝이예요.
- 그 친구 일은 곧잘 하는데, 너무 정치적이야.


그래서, 회사내 부서이동을 원한다면, 자기 평판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4. 에필로그 - '불안' 없이 회사 정기 인사 시즌 버티기...


나는 여전히 부서이동 시기가 오면, 변화가 두렵고 불안합니다. 그래서, 연말 연초 정기 인사 시즌을 불안없이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직딩에게 가장 큰 변 부서이동이 가장 다이나믹하고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시기가 정기 인사 시즌이니까요.


그리고, 회사에서 내가 담당하는 업무가 무엇이냐는 매우 중요해요. 직딩으로서의 내 꿈을 이루는데 말입니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제 2의 삶을 준비하든지, 아니면, 회사에서 정년까지 버티려고 하든지...


3가지만 기억해 주세요.

1) 인사부서는 여러분을 1대1로 챙길 수 없어요.

2) 그렇기 때문에 부서이동을 원하거나 현재 부서에 남아 있으려면 나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3) 특히, 내 주변의 평판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세가지 핵심사항을 마음에 새겨두지 않으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고, 나는 불안에 휩쌓이게 됩니다.


우리 모두 불안 없이 매년 정기 인사 시즌을 보내기를 기원합니다. 

직딩,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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