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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Oct 28. 2020

뻔뻔해지는 연습, 소심 직딩 혼행 갔다오다!

[1일 1필살기] 혼행, 혼밥으로 단단한 마음 만들기

1. 출발 - 혼자 가야해?


떠나는 그 순간까지 갈까 말까 내 마음은 흔들렸습니다. 그러나 마음 굳게 먹고 출발했어요. 그렇게 2년만의 혼행이 시작되었어요. 이번 여행지는 하루 당일치기 강릉입니다. 파아란 동해 바다와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듣고 싶거든요.


왜 혼행을 하냐고요? 그것도 숙박도 하지 않는 하루 당일치기 여행을 말이지요. 내가 혼행을 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첫째, 변화없이 흘러가는 일상에 작은 파장을 만들기 위해서고요. 둘째, 뻔뻔해지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예요. 자 여행 가면, 밥도 혼자 먹고, 카페도 혼자 가고, 뭐든지 혼자해야 하니까 뻔뻔해질 수 있거든요.


그렇게 나는 강릉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야호~~




2. 멈칫 멈칫 뻔뻔해지기 1 - 테이크아웃할까, 말까?


드디어 강릉 강문해변에 도착했어요. 강릉역에 내려서 택시 혼자 타고 왔지요. 택시는 혼자 타는 데 익숙해서 아무런 거리낌 없었어요.


그런데, 강릉에서 가장 핫한 카페인 '카페 툇마루'에 오자 마음이 불안해졌어요. 왜냐고요? 여기에서 테이크아웃할 지, 마시고 갈 지 결정을 못하겠더라고요. 여기가 흑임자라떼란 음료만 유명했는데, 테라스 같은 공간은 가을 느낌으로 잘 꾸며놓았더라고요.


그렇게 머리가 복잡한 상태에서, 주문할 때 나는 테이크아웃을 선택했어요. 사람이 이렇게 많은 곳에 혼자 앉아서 커피를 마실 뻔뻔함이 나에겐 없었거든요.


아... 아쉬워요. 테라스에 앉아서 한 모금 마시고 나올껄...



3. 멈칫 멈칫 뻔뻔해지기 2 - 바닷가 셀카 찍기


'카페 툇마루'에서 눈물의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면서 바닷가에 도착했어요. 역시 동해바다의 푸른색과 철썩 하는 파도 소리는 시원했어요.


그런데, 내 머릿속에는 한가지 갈등이 뭉글뭉글 솟아오르고 있었어요.


삼각대로 셀카 찍을 수 있을까?


우선 주위를 둘러봤어요. 대부분 가족 또는 커플이 와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커플들은 삼각대를 설치해서 셀카를 많이 찍더군요. 그래서, 나도 용기내어 삼각대를 설치하고 셀카를 찰칵했어요.


바닷가에 앉아 있는 내 뒷모습을 말입니다. ㅋㅋ

'카페 툇마루'에서 머뭇거리다 테이크아웃했던 아쉬움 때문에 이번 삼각대 셀카는 용기낼 수 있었어요.





4. 멈칫 멈칫 뻔뻔해지기 3 - 혼밥 & 소주 한잔


이제 혼행의 마지막 미션, 혼밥 차례가 되었어요. 나는 일단 목표 식당을 정하고, 그 앞을 두세번 왔가 갔다 했어요. 식당 안에 사람은 많은지, 혼자 먹는 사람도 있는지, 테이블 배치가 혼밥에 적당한지 등을 살핀다는 이유를 말하며 말이죠.


그러사, 내 마음속에서는 '들어가자!아니야, 그냥 스벅 가자!'는 생각이 수십번 왔다갔다 했어요.


"에잇, 그냥 들어가자."


그렇게 식당에 들어가서, 식사를 주문하고 소주 1병도 같이 주문했어요. 동해 바닷가에서 혼자 온 사람이 소주 1병 시키는 것이 멋있어 보였거든요.


캬~~~


이런 맛이구나..



5. 이제 돌아가자~~~


소심 아재가 혼자 여행와서 삼각대 셀카 찍고, 혼자 30분 줄 서서 가장 핫한 흑임자 라떼 마시고, 혼밥에 소주 반주 하고... 그렇게 다시 강릉을 떠났습니다.


그래도, 뭔가 달라진 것 같았어요. 뻘쭘했지만, 그 일들을 혼자 해보면서 뻔뻔함의 크기가 tall 사이즈에서 Venti 사이즈가 된 듯한 느낌이랄까..


그렇게 소심 아재의 혼행은 끝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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