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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Feb 17. 2021

직딩 아재의 마음 슬럼프 끊어내기 비급

[1일 1필살기] '자괴감, 열정상실, 불안'을 넘는 방법

[감자댄서의 3줄 요약]
ㅇ 나는 마음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ㅇ 마음 슬럼프는 업무 열정상실 > 자괴감 >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ㅇ 지금 나를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나는 일을 잘 하지 않아도 되고, 열정이 없어도 되고, 미래 불안은 어쩔수 없고요.


1. 마음도 슬럼프가 있는 거였구나


나는 '마음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단순한 업무 슬럼프인 줄 알았는데, 가만히 내 마음을 들여다 보니 마음 슬럼프였어요. 마음 슬럼프가 뭐냐고요? 운동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지듯, 내 마음이 완전히 낮은 에너지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자괴감, 열정상실, 불안... 이 3가지가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어요.


이 증세가 심각해진 이유가 있냐고요? 지난 연말에 회사에서 원하지 않는 부서이동이 있었어요. 그런데 운이 좋게도 나는 A와 B중에 선택권을 가지게 되었어요. B를 선택했어야 하는데 그만 나는 바보스럽게 A를 선택하고 말았어요. 그런 바보스런 선택을 한 내가 너무 한심했어요. 그 일로 인해서 내 마음은 필살기 데미지를 입고 완전 다운되었어요.


그 일 이후에, '에이 XX, 회사란 게 다 그런거니까'라고 생각하면서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라고 토닥여 왔어요. 그런데, 마음이 좋아지질 않아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2. why - 마음 슬럼프가 생기는 이유


그러면, 마음 슬럼프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나같은 경우는 '열정상실'이 시작점인 것 같습니다. 열정상실을 시작점으로 해서 '자괴감'이 더 커지고, 그 '자괴감' 때문에 '불안'해 지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순환 바퀴가 돌면 돌수록 서로 시너지를 발휘해서 점점 더 커집니다. 그런데, 이런 악순환 과정이 내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납니다.

 

내 '열정상실'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봤어요. 여하튼 이것이 마음 슬럼프의 시작이니까요. 한마디로 말하면 회사 업무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회사 업무 중에서도 팀장의 특이한 리더십 때문이지요.

  

작년의 팀장은 두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어요. 하나는 신경질이 대화의 80% 수준이다. 물론 그가 진짜 신경질을 내는 건지, 그냥 말투가 그런 건지는 이슈이겠지만 나에게는 신경질이 맞았고요. 둘째는 자기 생각과 다른 생각을 그냥 생무시합니다.


그러면, 이 두가지 리더십 스타일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나는 나 스스로 생각을 할 이유가 없어졌어요. 그냥 팀장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니까요. 굳이 의견을 내서 신경질을 들을 필요는 없잖아요.


그러다보니, 업무열정이 줄어들고, 그 결과로 업무 역량도 하향세로 전환됩니다. 그렇게 업무 역량이 감소하면, 성과가 안 나와요. 이렇게 되니 '자괴감'이 듭니다. 내 능력이 이것 뿐인가... 그렇게 자괴감이 커지면, 마음 속에 '불안'도 쑥쑥 자라납니다. 내가 회사에 언제가찌 다닐 수 있을까... 등의 불안 말입니다.


그러면, 이제 이 마음 슬럼프를 어떻게 이겨내야할까요?





3. what - 깨달음, 마음 슬럼프면 뭐가 어때?


마음 슬럼프 극복을 위해 우선 업무를 잘 해 보자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업무 '열정상실'이 마음 슬럼프의 시작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이 쉽게 되지 않아요. 마음 슬럼프에 빠지면 업무슬럼프에서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꼭 늪에 계속 빠져들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나는 뭔가 탈출구를 찾고 싶었어요. 방탈출 게임에서 힌트를 하나하나 찾아가듯이 슬럼프 탈출을 위한 뭔가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디에 힌트들이 있을까요? 우선 나는 책 3권을 선택했어요. 나는 먹물 근성이 있어서 답답할 때는 책에서 해답을 찾거든요.

- 김혜령, 불안이라는 위안, 웨일북스
-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호우


2권의 책을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정독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2권의 책을 돌아가면서 마음이 가는 목차만 읽었어요. 그렇게 책을 읽고 슬럼프 마음으로 회사 일을 하던 지난 금요일 아침이었어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 슬럼프는
고쳐야할 병이 아닐 수도 있어.
그냥 내 마음이야.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내 마음...


뭔 X소리냐고요? 현재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하자는 의미에요. 즉, 나는 업무역량이 떨어졌고, 회사 업무에 열정이 많지도 않고, 뭔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라는 의미예요. 업무 결과물이 부족하다고 나를 자책하지 말고, 업무 열정 수준이 낮다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그때 그때 해결하자고...


이런 마음을 가지면 마음 슬럼프가 해결될지 안될지는 확신은 없어요. 그래도 나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주니까, 내 마음은 환하게 웃었어오. 그러면 좋은 거 아닐까요?



5. 에필로그 - 나를 위한 토닥임


그런데 한가지 걱정이 있어요. 지금의 나를 그대로 인정하자고 다짐했지만, 순간순간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을 토닥토닥해줄 주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얘기한 책들에서 한 문장씩 뽑아냈어요.


   1) 업무능력 저하에 대한 자괴감에 빠질 때..


나 자신에게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아도 됩니다.

나에게 너그러워집니다.
나에게 너그러워집니다.
나에게 너그러워집니다.

나는 임원도 아니고, 팀장도 아닙니다. 그들만큼 역량도 없고, 정보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들보다 내가 일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2) 업무에 대한 열정 저하가 미안할 때...


나는 내가 받는 보상만큼 충분히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 열정이 부족하니 이런 고민은 괜한 걱정입니다. 회사에서 임원이 되려는 그들만 평균 이상의 업무 열정을 발휘하면 됩니다


나는 월급 받고 월급만큼 일하는 사람일 뿐, 그 일에 내 열정을 바쳐야 하는 의무는 없어요. 근무시간만큼, 월급만큼 내 영혼을 회사에 임대해 주는 것 뿐이예요.


   3) 미래에 대한 불안로 막막할 때...


미래에 대한 불안 3가지를 종이에 써봅시다.  아주 큰 불안, 큰 불안, 그냥 불안... 해결책이 있으면 해결책을 써 봅니다. 해결책이 없으면 그냥 놔둡니다. 왜냐고요? 해결책이 없는데 불안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대신 오늘 지금할 수 있는 행복한 일을 적어봅니다. 그리고 실행합니다. 지금 이 순간 의미있는 시간을 나에게 선물해 주세요.


이렇게 하면 내 마음 슬럼프, 1주일 안에 없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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