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오해 푸는 방법, 빵작교 (빵+오작교)

[어설픈 빵차장 #3] 가끔 짝사랑을 정리하고 싶을 때가 있다.

by 감자댄서


1. 썸녀와의 인연을 끊어야 할까요?


어제 회사 후배가 타로 리딩을 하고 싶다고 왔다. 그래서, 타로카드를 쭈욱 펼쳐놓은 다음에 물었다.


- 나 : 궁금한 내용을 질문 형태로 구체적으로 얘기해줘
- 후배 : 썸 타는 그녀와 관계를 유지해야할까요?
- 나 : (아하.. 연애 문제구나.)


후배에게 카드 한장만 뽑아보라고 했다. 그는 10초동안 신중을 기하더니, 드디어 한장을 골랐다. 나는 그 카드를 뒤집지 않고 그대로 놓아둔 상태에서 대뜸 물었다.

실망이야? 오해야?


사귀는 관계에 이르지 못한 썸 관계에서 이런 고민을 하는 경우, 열에 아홉은 '실망으로 인한 오해'다. 그래서, 그의 솔직한 생각이 궁금했다.




2. 그가 뽑은 타로카드, 그의 마음은 무엇일까?


- 후배 : 실망인지, 오해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서운해요. 나만 먼저 연락하고... 바쁘다고 하면서 나와는 약속을 못하면서도, 인스타 보면 여러곳에 많이 가더라고요.
- 나 : 으흠.. 그러면, 이제 타로 카드를 뒤집어볼까?


그가 고른 카드는 1번 마법사 카드였다. 나는 이 카드를 보고 솔직히 당황했다. 왜냐하면, 마법사 카드는 확실한 Yes도 아니고 No도 아니기 때문이다. 100미터 달리기에 비유하자면, 이제 막 스타트를 해서 겨우 5미터를 달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열린 결말이라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당신이 정말 바라는 상황은 무엇인가요?


후배에게 이런 질문을 해볼까 하다가 그만 뒀다. 물어보나 마나 그는 그녀와 잘되고 싶은 마음일 테니까. 단지, 그는 지금 서운한 거다. 그리고 슬픈 거다. 썸 마음이 짝사랑이 될까봐...




3. 실망 vs. 오해


솔직히 말하면, 나는 후배에게 "이 상황은 오해일 것 같아. 다시 연락해봐."라고 강하게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금 나도 그런 상황에서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얘기가 잘 통해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는 평소처럼 티타임 어떠냐고 물었다. 요즘 바빠서 어렵다며 다음주에 하잔다. 그러나, 그 사람 스타일을 안다. 다음주가 된다고 먼저 연락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내 경험으로 보면, 이렇게 한 사람만 먼저 연락을 하는 경우는 3가지다. 첫째,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스타일인 경우. 둘째, 요즘 상황이 정신 없어서 마음 여유가 없는 경우. 셋째, 그 사람에게 내 '쓰임새'가 없는 경우. '객관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그는 첫째와 둘째 상황이 겹친 것 같다. 그러나, 내 마음은 '주관적'으로 서운하다.


그래서, 나는 충동적으로 결심했다. 먼저 연락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역시 예상한 것처럼 아무 연락도 없이 2주가 지나갔다. 그러던 어느날 카톡이 온다.


- A : 스벅 프리퀀시 랜턴 받았어요?
- 나 : 맞아요. 생각보다 이뻐요. 핑크 쿨러도 받았고요.
- A : 우와.. 모든 걸 다 가졌네요.
- 나 : ㅎㅎㅎ & 카페사장 김준 이모티콘
- A : ...
- 나 : ...


이렇게 그냥 대화가 끝났다. 평소 같았으면 '커피해요, 또는 점심해요.'라는 말을 내가 먼저 했을텐데 나는 그러지 않았다. 그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두고 본 것이다.


나는 서운하면서도 삐쳤으니까.


상대방에게 내가 쓰임새가 없는데, 굳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가 노력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


이렇게 나는 소심한 빵차장이니까...




4. 내 주관적인 조언


나는 솔직히 고민을 얘기한 후배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관계에 빠졌다면 과감하게 인연을 끊어내라고 말이다. 한번 기울어진 관계는 웬만해서는 균형을 찾지 못한다. 그래서, 짝사랑이 되고, 마음이 아프고, 그러면서도 관계를 끊어내지도 못한다.


그런데, 그의 오해일 수도 있다. 그녀는 원래 그런 스타일일 수도 있다. 먼저 연락 잘 안 하지만, 친구들이 만나자 하면 친절하게 만나는 그런 스타일... 그가 만나자고 했을 때는 다른 사유가 있었지만 자세하게 상황을 설명하지는 않는 스타일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실망과 오해 중에 무엇이냐고 물었던 것이다.




5. 타로카드의 조언


나는 후배에게 말했다. 타로 카드에 왼손 검지 손가락을 놓고, 카드 속 인물을 10초동안 보면서 느껴보라고... 그리고 이렇게 말해줬다.


"카드 속 인물은 마법사야. 얼굴을 보면 웃고 있지? 에너지가 넘치고 쾌할해보여. 왜 그러냐 하면, 그는 재능이 있거든. 그래서 자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웃고 있어."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너도 재능과 매력을 갖고 있는 마법사야. 만약 그녀에 대한 서운함이 오해 때문이라면, 다시 한번 연락해. 그런데, 실망이라면 여기서 끝내."

"너과 그녀의 미래는 열려있어. 너가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녀와의 관계는 달라질꺼야."


솔직히 이런 조언은 오버다. 그리고, 가스라이팅이다. 내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는 답답한 마음 때문에, 그에게 나 대신 행동하라고 말하는 셈이니까. 물론, 후배는 이 말을 듣는 순간은 기분이 좋을꺼다. 그가 듣고 싶어한 말일 테니까. 그런데, 이 조언이 실제 무슨 도움이 되는가?




6. 마지막 엉뚱한 조언


나는 후배에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만나자고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약간 서운했다고 솔직히 말하면 어떨까?"


그리고, 한마디 뜬금없는 말을 건넸다.


"그녀에게 맛난 빵을 먹자고 해봐. 아니면, 빵을 선물로 보내."


빵만큼 내 마음을 달콤하게 전달할 수 있는 물체는 이 세상에 없다. 그리고, 빵만큼 받는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음식도 없으니까.


그리고, 나는 빵차장이니까...


소심한 나는 그렇게 못하지만, 후배만큼은 나와 다르게 '야수의 심장'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에게 빵 선물을 권했다. 제발 그 빵이 달콤한 마법을 부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