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빵차창 #4] 타로리딩, 내 고민 어떻게 할까?
[이 글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들]
ㅇ 지식 20% vs. 공감 70% vs. 깨달음 10%
ㅇ [깨달음] 자신감도 없고 계획도 없지만, 어떤 때는 그냥 무조건 전진해야할 타이밍이 있다.
ㅇ [스토리] 나는 책쓰기에 도전하고 싶은데, 실행이 안되어서 타로리딩을 했다.
- 갑옷 챙겨 입고 일단 시작하라고 한다.
- 불안하다고? 나에게 데미지를 주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그렇지 않은가?
ㅇ 글을 읽고 나면, 연남동 '버터 베이커리'에서 앙버터빵을 먹고 싶어질 수도 있다.
화요일 11시 31분이다. 그냥 노트북을 덮고 일어났다. '점심 먹고 오겠습니다.'라는 말은 차마 크게 못하고, 슬쩍 몸을 웅크리고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오늘 점심 시간에 내가 갈 곳은 연남동 버터베이터리라는 빵집이다. 거기서 점심을 먹냐고? No... No... 거기에 가서 빵을 사서 돌아오면 점심 시간은 그냥 끝난다. 그것도 지금처럼 일찍 나와야 가능한 일이다.
이번주 회사는 상반기 리뷰하고 하반기 전략을 세우는 일에 한참이다. 이런 일은 숫자로 말하기보다는 글자로 말한다. 윗분들이 보기에 그럴듯하면서 임팩트 있는 워딩이 필요한 시즌이다. 이럴 때는 양심적이면 안된다. 확률 30%짜리 일은 확률 90%로 셀프 증폭을 해야 하고, 매출 1억은 최소 10억으로 뻥튀기 마법을 부려야 한다. 윗분들도 이런 뻥튀기를 알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뻥튀기에 대한 열정, 똥을 금으로 만들겠다는 연금술 노력을 중요시한다. 목표로 설정한 숫자는 도달 못해도 괜찮다.
이런 보고서를 쓰다 답답해졌다. 회사 일을 할 때는 이렇게 열정과 연금술 노력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는 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짜증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른 점심 시간에 연남동을 향해 출발한 것이다.
회사에서 연남동까지는 버스 타고 25분정도 걸린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생각한다. 내가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말이다. 책쓰기를 하겠다고 2021년 계획서에 대문짝만하게 써놨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회사 방식으로 점검해보면, 진도율 0%다. 계획조차 작성하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와 똑같다.
- 답답하다, 답답해.
- 왜 시작을 못하니?
- 그깟 계획서 반나절만 집중하면 쓸 수 있는거 아니니?
이런 울분이 터져 나오려는 순간, 버스 안내방송이 나온다. '이번 정류장은 홍대입구 지하철역입니다.' 나는 하차벨을 누르고, 버스에서 내린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터 베이커리까지는 5~7분 정도 걸으면 된다. 홍대입구 메인 스트리트에서 하나 안쪽으로 들어간 이면도로라 크게 번잡스럽지 않아서, 조용히 걷기에 좋은 편이다.
버터 베이커리에 도착했다. 여기는 12시 오픈이라 회사 점심 시간에 오면, 갓 구워낸 따끈따근한 빵을 맛볼 수가 있다. 역시 문을 열자 마자, 갓 구워낸 빵들이 노래하는 고소한 음표들이 마구마구 뛰어다닌다.
나는 우선 앙버터빵을 주문한다. 앙버터빵은 내 최애빵이다. 달콤하면서 고소한 그 맛이 예술이다. 내가 팥빵, 소보루빵밖에 모를 때, 빵에 대한 판타지를 활짝 열어준 빵이 앙버터빵이다. 빵 하나를 더 골라야 한다. 빵차장인 나는 절대 빵하나만 주문하지 않는다. 최애빵 앙버터를 먹고, 새로운 맛에 도전할 빵이 있어야 빵차장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오늘의 선택은 '빨미까레'다. 마음이 답답할 때는 달콤한 초콜릿이 필요한 법이다. 그런데, 빨미까레는 참 특이하다. 빵을 둘러싸고 있는 초콜릿이 살짝 달콤하기만 할 뿐, 달달해서 질리는 맛이 없다. 아마도 고소한 버터맛을 풍성하게 내뿜은 플레인 맛 빵과 함께 먹기 때문인 것 같다. 솔직히 버터 베이커리에서 빨리까레는 처음이다. 버터 베이커리에서는 언제난 무화과 호밀빵 같은 안달콤빵 중심으로 먹었다. 왜냐하면, 앙버터빵이 달콤하니까..
빵 2개를 소심하게 주문하자, 베이커리 사장님이 3분만 기다려달라고 말한다. 앙버터빵이 바로 지금 나와서, 빵이 조금 식은 다음에 버터와 팥을 넣어야 한단다. 나는 행복한 빵 시간을 3분 미루고, 잠시 베이커리 밖으로 나온다.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타로 리딩을 해야겠다고. '내가 책쓰기를 할 수 있을까요?'란 화두를 타로에게 물어봐야겠다. 이 방법이 나만의 상반기 리뷰이자 하반기 전략 아니겠는가?
오케이... 고고고!
고소한 빵 향기가 드라이아이스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앙버터빵을 한 입 앙 깨물고 다시 걷는다.
사무실에 돌아와서 타로 리딩을 바로 하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었다. 책상에 78장 카드를 쫘아악 펼쳐놓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얼른 상반기 업무 리뷰와 하반기 전략을 뜨거운 열정 (?)으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나는 '마보앱' 5분짜리 명상을 플레이하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리고, 타로 카드를 쫘아악 펼친다. 그리고, 그 중에 카드 10장을 골랐다. 오늘은 타로 리딩 주제가 조금 철학적 고민이니까 '켈틱 크로스' 방식을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내가 뽑은 10장 카드를 스프레드 순서대로 놓았더니 아래와 같았다.
카드 열장을 펼쳐 놓으니 어떤 카드를 먼저 봐야할지 모를 것이다. 이럴 때는 내가 붉은색과 파란색 표시한 카드 3장만 보라. 먼저 붉은색 표시 카드를 보라. 메이저 7번 '전차' 카드라고 부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군은 싸우러 나아간다는 점이다. 뛰어난 장수라고 해서 전투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리는 없다. 장군은 갑옷을 하나 하나 정성스럽게 챙겨 잆으면서 그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꾸는 마음 연금술을 할 뿐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저 '갑옷'이다. '나는 책쓰기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소심이의 속삼임을 튕겨 낼 수 있는 갑옷 말이다.
그러면 이제 파란색 표시한 2장의 기사 카드를 보라. 두장의 카드 중에 나는 칼을 자신있게 뽑아들고 달려나가는 백마 탄 기사가 되어야 한다. 검은색 말을 타고 멈춰 있는 기사가 되어서는 안된다.
돌격~~~ 돌격~~~ !!
솔직히 말하면, 내가 책쓰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자신감은 없다. 그런데, 자신감 유무가 뭐가 중요한가? 그냥 도전해 보면 된다. 이 도전이 실패한다고, 내가 무슨 물질적인 손실을 보는 것도 없다. 그냥 '아름다운 도전과 실패'가 될 뿐이다.
그래서, 나는 갑옷을 입어야 한다. 타로 메이저 7번 카드에서 말하는 갑옷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군인이 아니니까 방탄복을 입을 수는 없는 법이니까... 전차 카드에 대해 내 타로 스승님인 연희동 한쌤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갑옷이 필요해?
그러면, 명품 옷을 사입어.
그렇다.. 어설프고 소심한 내 마음 속 아이에게 명품 하나 사줘야겠다. 이것만큼 든든한 갑옷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갑옷을 서포트할 액세서리로 빵을 먹을테다. 1주 1 새로운 빵으로 에너지 공급을 할테다.
- 감자댄서, 괜찮아!
- 명품 가방 하나 들고 당당하게 책을 써봐.
- 그거 실패한다고 아무런 데미지도 없어. 그냥 하고 싶은 것을 기분 좋게 아름답게 해봐.
- 답답할 때는 맛난 빵을 사 줄 테니까...
빵신감 (빵+자신감)으로 하반기 나만의 와우 프로젝트를 즐겁게 해보자고.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