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빵차장 #8] 빵으로 내 안의 분노, 짜증 지우기&치유하기
[이 글에 흥미를 느낄 분들은...]
ㅇ 빵을 사랑하는 분...
ㅇ 그리고, 마음에 크고 작은 상처, 불안을 치유하고 싶으신 분...
ㅇ 올해 내 인생 꼬였다고 생각하시는 분..
그런 분들을 위해 '빵지우개 레시피'를 만들었습니다. ^^
아이 XX, 탈출이 늦었다.
내가 머물고자 했던 곳은 '불 타오르는 탑'이었다. 나는 그런 현실을 외면한 채, 그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나는 4년동안 일하던 부서에서 나오게 되었다. 익숙한 업무, 익숙한 동료들과 이제 안녕~~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 이런 일은 흔하다. 직원이란 존재는 장기판의 알 1개에 불과하니까, 회사의 판단으로 어디든 이동해야 하는 말일 뿐이다. 나도 이런 현실을 안다. 나도 바보 아니니까. 그런데, 나는 이런 상황에 다른 사람보다 더 불안해한다. 왜냐하면, 내 안에 '소심이 감자댄서'가 같이 살고 있으니까.
2021년은 그렇게 '불안'으로 시작되었다.
어찌보면 회사는 참 고맙다. 나에게 월급을 준다. 그것으로 나는 밥도 먹고 빵도 먹는다. 그리고, 친구 네트워크를 만들어준다. 그러나, 가끔 나에게 큰 변화 폭탄을 선물해 준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작년 12월에도 그랬다. 회사는 나에게 부서이동이라는 대형 폭탄을 선물해 주었다. 좋게 말하면, 내가 변화를 거부하고 현재에 안주하는 모습에 자극을 주기 위해서 그런 폭탄을 준 것 같다. 내가 더 성장해서 더 큰 사람이 되라고 말이다.
그러나, 회사가 나를 정말 애정해서 이런 폭탄 선물을 준 것일가? 절대 그럴리가 없다. 근본적으로 회사와 나는 이해 관계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자기 이익에 맞는 행위를 하는 셈이다. 나는 내 이익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이고. 까놓고 말하면, 회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무한 이기주의 아니겠는가?
그렇게, 새로운 부서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일을 하면서 6개월을 보냈다. 그만큼 내 안에는 '똥'들이 많이 쌓였다. 그 똥들은 짜증 지뢰가 되어 내 마음 곳곳에 몸을 숨기고 있다. 그러다가, 어떤 일을 만나면 폭발한다. 그러면, 짜증들이 내 마음을 덮어 버린다. 냄새나고 어두운 파편들을 뿌리면서 말이다.
그러니 어떻게 하겠는가? 회사로 인해 생긴 똥지뢰들을 가끔 싸~악 청소해 줘야 한다. 그래야, 내 마음 속에서 그 꿉꿉한 냄새를 없앨 수 있다. 그럴 때를 위해 '빵지우개 레시피'를 만들어봤다. 이 레시피를 사용하면 효과가 좋았다. 그러면, 빵지우개 레시피가 무엇이냐고? 심플하게 말하면, 서울 교외에 있는 물이 보이는 빵집으로 출발한다. 거기에 가서 내 몸에 있는 짜증 지뢰들을 탈탈 털어서 물 속에 버린다. 그리고, 빵을 먹고 깨끗하게 리셋한다. 어때 심플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 똥지뢰 청소의 핵심 도구가 '빵'이다. 왜 빵이냐고? 그 이유 간단하다.
나는 빵차장이니까.. 음하하하하
똥지뢰들은 온갖 변장과 투명 마법으로 숨어 있다. 그래서, 이것들을 찾기 위해서는 특별한 레시피를 실행해야 한다. 나는 그 특별 레시피를 3단계로 세팅했다. 1단계 찾는다. 2단계 파낸다. 3단계 약을 발라준다. 나는 오늘도 그 3단계 레시피 세팅을 실행하기 위해 '물이 보이는 빵집'으로 출발했다. 내가 서울 외곽에 있는 빵집을 찾아가는 이유는 단순하다. 똥지뢰 치유를 위한 환경 만들기라고 해야할까...
일단 집과 회사 근처라는 익숙한 지리적 환경을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 그래야, 일상에 몰입되어 있는 뇌를 리프레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외곽 빵집까지 가는 시간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빵집들은 모두 풍경이 좋다. 대부분 풍경 좋은 곳에 푸르른 정원을 갖고 있거나, 오늘 가려는 곳처럼 물가에 인접해 있다. 이렇게 풍경이 좋은 것만으로도 내 마음은 편안해 진다. 이렇게 하면, 몰래 변장하고 있던 똥지뢰들이 두더지 게임처럼 툭 툭 잘 튀어나온다. 정말이다!!!
오늘 내 목표지는 '리버레인'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다. 청평 강가에 있어서 리버뷰로 인스타에서 핫하다. 사람들 후기에 따르면, 훌륭한 리버뷰를 갖고 있으면서도 빵이 맛있단다. 우와 우와~~!!! 어떻게 훌륭한 리버뷰와 훌륭한 빵맛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가? ㅋㅋ
언제나 그렇듯이 그러나, 여기 가는 길은 쉽지는 않다. 가는 길이 복잡하냐고? 노~~ 노~~. 내 마음 속 소심이가 방해를 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소심이는 어제부터 나에게 자꾸 말을 건다.
- 리버뷰로 유명한 곳들은 혼자 가서 가만히 생각에 잠기기는 좋지 않을 것 같은데.
- 거기는 젊은 연인들 중심으로 구조가 되어 있을 텐데,
너 혼자 가서 멍때릴 환경이 되겠니?
이런 소심이의 방해에 마음이 흔들린다. 굳이 거기 멀리까지 갈 필요 있나? 오고 가는데 걸리는 시간 생각하면, 그 시간에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길에 다가 그 시간을 줄줄 흘리고 다니는 것 아닐까? 그러나, 이 정도 방해는 이제 익숙해서 과감하게 내칠 수 있다. 크흐흐흐 나 많이 강해졌나 보다.
나는 소심이의 방해도 막을 겸 카페 오픈 어택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오픈 시간에 가면 사람이 적기 때문에, 나처럼 혼자 가는 사람은 마음이 편하다. 자리 선택도 여유롭고 말이다. 기껏 힘들게 리버뷰 까페에 갔는데, 리버뷰 자리에 앉을 수 없다면, 그거 헛수고 아닌가?
나는 그렇게 10시 10분에 그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인스타에서 보았던 명당 자리에 앉았다. 리버뷰에 창문이 열린 2인 전용 좌석.. 아.. 죽인다.
이제 똥지뢰를 찾아서 폭파시킬 시간이다. 자기 몸을 숨기고 바싹 엎드려 있는 똥지뢰들을 찾기 위해서는 3가지 도구가 필요하다.
1) 음악 : 주변과 나를 분위시켜 주고 내 심장의 BPM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2) 아이패드 : 낙서를 하면서 내 마음 속 상자를 열어서 똥지뢰를 형상화하는 역할을 한다.
3) 빵 : 똥지뢰를 파내서 버린 후에,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약의 역할을 한다.
오늘 내가 준비한 음악은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다. 그리고, 2~3개의 락음악들. 메탈리카 음악도 하나 끼워넣는다. 내 마음 Bpm를 끌어올리는 데는 헤비메탈 밴드의 기타 소리만한 것이 없지 않은가? ㅎㅎㅎ. 그렇게 음악 세팅을 하고 아이패드를 꺼내 낙서를 시작한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적다보면 똥지뢰들이 하나둘식 발견된다. 그러면, 그 똥지뢰를 노란색 형광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눈을 감고 두 손을 앞으로 내밀어 그 똥지뢰들을 덩어리로 만든다. 손을 돌릴수록 그 똥떵어리들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내 마음 속 모든 똥지뢰들을 그렇게 똥덩어리로 만든다. 그리고, 이제 그 꺼멓고 커다란 똥덩어리를 으랏차차 물 속에 던진다.
풍덩~~~!!
휴... 이제 그 똥덩어리들이 내 마음을 떠났다. 이제 그 상처에 약을 발라줘야 한다. 그래야 깨끗하게 지워진다. 그 지우개는 바로 빵이다. 오늘의 빵지우개는 망고 크로와상!!!
짜잔... 비주얼도 훌륭하지 않은가? 맛도 기가 막히다. 크로와상의 고소하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맛에 망고와 크림의 달콤함이 더해진다. 뭐하나 과하지 않다. 이 카페 리버뷰도 멋지고 빵도 맛있다는 리뷰가 정말이었다.
이렇게 내 마음 속 똥지뢰들을 파내서 버리고 나니, 마음이 너무 너무 가볍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내 마음 속 분노 (anger)를 남겨두어야 오늘의 나만 힘들 뿐이다.
Don't look back in A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