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망설임, 오늘도 그와 빵을 못먹다!

[어설픈 빵차장 #14] 망설임을 이길 수 있는 빵마법

by 감자댄서

1.


오늘은 밥친구 A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상하게도 A와는 빵친구가 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A가 빵을 안 좋아하기 때문이다. ㅋㅋㅋ. 그러다보니, A와는 밥을 먹고 only 커피만 마신다. 게다가 디저트 맛집이 넘쳐나는 익선동 또는 서촌에 가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은 금요일이다. 그리고 하늘은 높고 파랗디 파란 가을날이다. 그래서, 익선동에 가보자고 말해보려고 한다. 과연 나는 망성임을 이겨내고 밥친구와 빵친구가 될 수 있을까?




2.


회사 1층에서 A를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점심 식사 장소를 정하고 움직할 타이밍이다. 나는 A에게 물었다.


"오늘 먹고 싶은 메뉴 있어?"

"특별히 없어."


음... 이제 내가 메뉴를 제안할 때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익선동을 얘기할까? 그냥 근처에서 밥을 먹을까? 익선동, 아니 근처 밥집, 아니 아니 다시 익선동, 아니 아니 아니 다시 근처 밥집... A의 오늘 상황을 모르겠다. A가 오늘 일에 바뻐서 마음에 여유가 있는지 없는지, 1시에 바로 회의 또는 보고 등이 있는지 말이다.


아... 그 짧은 15초 동안 100번의 망설임 끝에 나는 말했다.

"지난번에 갔던 밥식 그 집 가자~

흑... 흑... 흑... 실패했다. 그깟 밥 먹고 디저트 코스를 제안하는 것이 뭐가 어렵다고 망설이다 말을 못하냐 싶다. 이러니까 내가 평생 어설픈 아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거 아닌가?




3.


A와 나는 제육볶음과 떡갈비를 주문했다. 다른 빵친구들과 점심 먹을 때는 절대 절대 선택할 수 없는 메뉴다. ㅋㅋㅋ. 따른 빵친구들과 주로 먹는 메뉴는 마약된장, 마제소바, 반반카레, 사케동 등이다. 한식을 먹어도 평범한 한식이 아니고, 퓨전 또는 사진 잘나오는 음식들을 먹는다.


아... 답답하다. 제안도 못해보고 스스로 무난한 메뉴를 선택한 내가 말이다.


음식이 빨리 나와서 그런지 밥을 먹고 커피 한잔 할 여유가 생겼다. 나는 용기내어 그 근처 Hip한 카페에 가자고 제안했다. 그곳은 '세루리안 인사'라는 곳인데 한옥을 개조했지만, 화이트&블랙톤으로 미니멀한 분위기로 꾸민 곳이다. 나는 아메리카노를 주문할까 하다가 플랫화이트를 주문했다. 그 메뉴는 내가 '나 Hip한 사람이예요.'라고 허세를 부리고 싶을 때 주문하는 메뉴다. 크하하하


그리고, 조심스레 용기를 내어 치즈케이크를 주문했다. A는 빵을 안 좋아하니까 디저트류는 잘 주문 안하는데, 내가 먹고 싶어서 주문했다. 커피만으로는 사진 찍어도 멋지게 안 나오니까 ㅎㅎㅎ.


커피와 치즈케이크가 나왔다. 여기 치즈케이크는 일단 비주얼이 좋다. 아래 1/4은 부드러운 케익이고 그 위에 아이보리색 치즈케이크가 곱게 올라가 있는 모습이다. 포크로 치즈케이크과 케익을 살짝 퍼내서 입에 넣었다. 아~~ 고소하다. 그래 이 맛이다. 엉성하게 사진도 찍었다. 정말 엉성하게... 사진 초보처럼 ㅠㅠㅠ



4.


디저트 타임도 마치고 사무실에 돌아왔다. 일을 다시 시작하기 전에 잠시 생각해본다.


오늘처럼 망설임이 생기는 순간에
어떻게 해야할까?


'더 해빙 모션&주문'이 떠올랐다. 작년 베스트셀러였던 <더해빙> 책에 나오는 방법이다. 그래, 다음에는 망설임이 들 때는 이 모션&주문으로 나에게 자신감을 주어야겠다.


그리고,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에서 맷 데이먼의 대사를 떠올렸다.


미친 척 하고 딱 20초만 용기를 내봐.
딱 20초만...
창피해도 용기를 내는 거야.


그래, 빵 먹고 싶을 때 창피해도 망설이지 말자. 20초 용기가 내 삶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


빵망설임!

이제는 나를 방해하지 말아줘~~~




* [Tip] 더 해빙 모션&주문

ㅇ 목적 :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주자.

ㅇ 방법

- 아래 사진과 같은 모션을 취한다.

- 주문을 외운다.

ㅇ 주문

- (형식) I have ~~~. 그래서, I feel ~~~.

- (예시) I have. 나는 맛있는 빵을 먹을 만큼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I feel. 나는 밥친구 A와 Hip한 곳에서 맛난 빵을 먹고 행복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