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친구 K, 어설픈 낯선 공간 같이 해줘서 고마워!!

[어설픈 빵차장 #13] 내 어설픔을 응원해주는 빵친구

by 감자댄서
[3줄 요약]
ㅇ 청수당이라는 신상 맛집을 발견했다. 가고 싶다. 그런데 3가지 장애물을 만난다. 어설픈 아재 빵차징은 이겨낼수 있을까?
ㅇ 첫번째 장애물, 나 혼자 갈 용기가 없다. 두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제조에 15분이나 걸리는데 짧은 점심시간에 가능할까? 세번째, 2030만 가득한 곳에서 포토존 인생샷 찍을 수 있을까?
ㅇ 과연 아재 직딩은 오늘 Hip했고 행복했을까?

1. 신상 맛집, 가고 싶은데 용기가 안나네...


최근에 익선동에 '청수당'이란
카페가 핫하데, 같이 가자!


나는 인스타에서 '청수당'이란 카페의 엄청나게 멋진 사진을 봤을 뿐인데, 빵친구 K는 아무런 코멘트 없이 '오케이'를 외친다. 하하하하. 그래서, 바로 '청수당'에 갔다. (작년 2020년 얘기임)


우와~!!


카페 입구가 인스타에서 핫한 인생샷 포토존이다. 대나무로 보이는 푸른 식물들이 양 옆에 서서 한 손에는 노오란색 등불을 들어주고, 한 손은 손을 반갑게 흔들면서 나를 반겨준다. 그러나, 포토존 인생샷 찍기는 돌아갈 때 찍기로 한다. 왜냐하면, 사진 찍기 뻘쭘해서다. 포토존이 카페 입구에 떡하니 있어서 사진 찍을 용기가 없어 일단 미룬 셈이다.


카페에 들어가서 좋은 자리를 찾는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보이는 통창 옆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그제서야 주문하러 데스크로 간다. 여기 시그니처는 달걀커피, 에이드, 그리고 수플레다. 나는 무조건 시그니처를 주문한다. 왜냐하면, 시그니처 메뉴가 맛도 좋지만, 비주얼이 훌륭해서 사진 찍으면 '좋아요'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래도 맛이 중요하지 않냐고? 음... 맛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ㅋㅋㅋ. 왜냐하면, 커피는 회사 근처 가면 스페셜티 커피부터 가성비 커피까지 많으니까. 굳이 힙플레이스까지 와서 맛을 따질 필요가 없으니까~~.



수플레를 시키는데, 직원분이 묻는다. "수플레는 주문하면 바로 만들기 때문에 15분 정도 걸리는데 괜찮을까요?"라고... 나는 잠시 3초 마음이 흔들린다. 그때 옆에 있는 빵친구 K를 본다. K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말한다. "15분이든 30분이든 괜찮아요. 주문해야죠."라고 말한다. 여기에 그거 사진 찍으려고 온 건데, 그깟 15분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물론 직딩의 점심시간이 넉넉치 않기 때문에 15분은 엄청 긴 시간이긴 하지만... 이렇게 K는 소심해지려는 나를 당당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응원해 준다.




2. 시그니처 메뉴 주문도 성공


드디어 주문한 음료와 수플레가 나왔다.


우와~~~!!

수플레 예술이다, 예술!!


솔직히 나는 수플레가 무엇인지 몰랐다. 아재인 척 하기 싫어 묻지도 않고 그냥 시그니처라서 주문했으니까. 겉에는 부드러운 카스테라 같은 빵이었다. 포크를 빵 속으로 사사삭 넣으니 미그럼틀 타듯 들어간다. 그리고, 그것을 들어올리자 겉촉속촉한 빵이 함께 나온다. 안쪽에 숨어있던 빵은 숟가락에서 흘러내릴 정도로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하다. 한 입 깨어물고 눈을 감았다. 나는 하얗고 스펀지같이 부드러운 구름 위에 둥둥 떠 있다. 그곳은 마시멜로의 달콤한 향기로 가득차 있다. 꿀과 빵이 흐르는 파라다이스 그 자체였다.


커피와 음료도 얘기해야 한다. 달걀커피 맛과 비주얼은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 커피 위에서 편안하게 누워있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OO 침대'... 이런 스타일의 크림 많은 비엔나커피와 비교해보면, 비엔나 커피는 달콤한 크림인 경우가 많아서 첫맛은 황홀한데 두모금 세모금 먹을수록 달콤함에 지친다. 그런데, 이 달걀커피는 달지 않다. 그냥, 달걀의 고소한 맛과 커피의 산미가 합쳐진 맛이다.



그리고 에이드는 그라데이션이 예술이다. 투명하고 길쭉한 사각형 잔에 얼음과 오렌색 음료가 기묘하게 섞여서 몽환적인 그라데이션을 만들어낸다. 사진용으로 최고다 최고. 맛은 그냥 시원한 에이드지만, 푸른 대나무 오솔길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아주 밝고 명랑하게 보인다. 사진으로는 천국의 음료 그 자체다. 히히히히히




3. 이제 마지막 장애물, 인생샷... 과연...


이제 사무실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제 나에게는 아주 커다란 과제가 하나 남았다. 포토존에서 인생샷 찍기 말이다. 알다시피 핫한 카페에는 시그니처 포토존이 있다. 거기어 뻔뻔하게 사진 찍는 일에 나는 아직 어색하고 어설프다. 왜냐고? 생각해 보라. 40대 직딩 아재가 포토존에서 사진찍는 모습을 ㅋㅋㅋ


K에게 살짝 용기내어 묻는다. "여기서 사진 찍고 갈까 고민중 ㅎㅎㅎ" 그러자, K는 말한다. "크하하하.. 그걸 뭐 고민까지 해요? 그냥 찍어요."


나는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포토존에 선다. 어색하게... K는 사진을 찍는다. 여러장을 찍는다. 나는 뻘쭘해서 얼굴이 점점 뻘개진다. K는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라고 한다. 이렇게 난 포토존 사진찍기 미션을 어설프게 완수했다.



4. 오늘도 Hip했고 행복했다...


직딩의 점심시간은 연필심만큼이나 짧다. 그 짧은 시간을 쪼개서 밥도 먹고 신상 맛집 청수당에도 다녀왔다. 거기에서 15분이나 걸리는 시그니처 푸드인 수플레까지 인생 처음 먹었다. 그리고, 시그니처 포토존에서 인생샷까지 찍었다. 으히히히히... 택시 타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내 얼굴에 어설픈 웃음이 가득하다. 빵친구 K도 그렇겠지?


나는 소심해서 어설프다. 혼자서 무엇을 잘 못한다. 혼자서 갈 수 있는 카페는 스타벅스 하나다. 스타벅스가 없으면, 고민 고민하다가 맥도날드에 간다. 두 곳 모두 넓어서 직원들과 얼굴을 마주치지 않아도 되는 창가 바 형태 자리가 있는 곳들이다. 이런 소심해서 어설픈 내가 힙한 카페 가는 일은 쉽지 않다. 누가 같이 가주지 않으면 못간다.


빵친구 K는 언제나 이 새로운 여정을 함께 해준다. 내가 고른 곳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말은 잘 안한다. K 덕분에 나는 멋지지만 직딩 아재에게 조금 낯선 공간을 어설프게라도 만난다.


아~~!!!

행복하다!!!


그런데, 이런 핫플 찾아다니기는 왜 하냐고?


음... 음...

그건 다음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