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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Nov 29. 2021

빵실패, 내 꿈이 깨졌어. 점괘 좋았는데..

[어설픈 빵차장 #16] 내 어설픈 실력 때문일까? 운이 안 좋아서일까?

[3줄 요약]
ㅇ 40대 직딩 아재가 10년만에 하고싶은 일이 생겼어. 그래서, 지원했어. 아.. XX.. 2등으로 탈락
ㅇ 내 실력이 부족했을까.. 아니면, 운이 안 좋았을까...
ㅇ 솔직히 말하면, 그 일에 지원하기 전에 2번의 점을 봤어.. 난 그 점괘를 믿었는데... 도대체 뭐에 어설픈 거였을까?


1. Why - 10년만에 하고 싶은 일이 생기다.


10년, 아니 정확히 말하면 15년만에 회사에서 하고싶은 생겼다. 40대 직딩 아재에게 이런 가슴 벅찬 순간이 다시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 일이 무엇이냐면, 회사 경영연구소 연구원이다.


회사 공지사항에 경영연구소 사내직원공모가 뜬 것을 보고, 갑자기 가슴이 설레였다. 그것도 1명이 아닌 2명을 뽑는다고 한다. 그리고, 석사 및 MBA 우대라고 되어 있다. 그곳에 가고 싶어졌다. 물 끓는 온도로 얘기하자면, 200도 정도로 가고 싶은 마음이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회사에서의 내 커리어는 경영연구소와 전혀 관련이 없다. HR 업무 10년, 마케팅 업무 10년 아닌가?그러나, 일단 지원했다.


그리고, 궁금한 마음에 셀프 혼점 2개 (주역점, 타로점)를 봤다. 오케이~~~ 합격할 것 같다! 야호~~ ^^


3일 후... 드디어 결과가 나왔.


탈락!!!


허걱.. 허무하다, 허무해. 10년만에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말이다. ㅠㅠ 그리고, 혼점 점괘가 틀리다니, 내가 어떤 점을 miss한 것일까? 





2. what - 력 부족일까? 운 부족일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내가 합격할 것이라고 91% 믿었다. 왜냐하면, 내 기본 스펙이 경영연구소와 그래도 잘 어울리는 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가다 혼점 결과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즉, 내 기본 점수도 나쁘지 않은데 '좋은 운'이란 가점을 받으면 당연히 합격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혼점 결과를 간단히 보자. 첫번째, 주역점을 봤다. 그 점괘는 이러했다.


호랑이 꼬리를 밟았지만,
일을 뜻대로 이룰 것이다.


쉽게 말하면, 위기 상황이지만 결과는 잘 된다는 점괘다. 호랑이 꼬리를 밟았으니 당연히 위기 상황이라는 것이고, 그러나 결과는 해피엔딩이란 뜻이다. 그러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해피엔딩이 되느냐 하면,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 된단다. 물론 황당하고 추상적인 점괘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점괘인 것은 확실했다.


두번재, 타로리딩(타로점)을 봤다. 


나는 연구소와 다른 부서 두 군데 중에 어느 곳을 지원할지 타로 카드를 뽑았다. 연구소 쪽에는 1번 마법사 카드가 나왔고, 다른 부서 쪽에는 2번 고위여사제 카드가 나왔다. 1번 마법사 카드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에너지가 넘친다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나같이 커리어 전환을 하려는 사람에게 딱 좋은 카드 아닌가? 그래서 믿었다. 나는 될꺼라고...

나에게 희망을 준 주역점 및 타로리딩 마법사카드


이렇게 두가지 점괘가 좋았기 때문에 나는 자신만만했었다. 연구소 내부공모에 합격할 것이라고... 특히, 내 커리어와 스펙이 연구소에 딱이라고 말이다.  운이 좋은 것을 실력이 좋다고 착각하고 있었나 보다.


그러나, 결과는 탈락이었다. 허무했다. 허무했다. 또 허무했다. 그 허무함 때문에 모든 고민을 놓아 버리고 싶어졌다. 그래서, 많은 고민없이 2순위 부서를 선택하고 말았다.


지금에서 보면, 내가 고민없이 2순위 부서를 선택한 일은 어설퍼도 너무 어설픈 판단이었다. 3순위 다른 선택지들도 많았을 텐데 말이다.





3. 내가 miss한 3가지


이제 결과는 나왔으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Lesson-learned를 배워서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하니까 말이다. 나는 가지 포인트에서 미스했다.


첫번째, 사내공모 선발 기준 중 내가 불리한 요인을 무시했다.


사내공모 선발 기준은 결국 2가지다. 내 스펙과 경험이 연구소 업무와 어울니느냐, 그리고 나에 대한 주위 평판이 어떠냐이다. 나는 솔직히 후자인 평판 이슈를 조금 가볍게 여겼다. 특히, 지금 연구소장님은 2년전에 업무 협업 관계가 있었는데 그때 내가 탁월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런 단점을 내 스펙이 이겨낼 줄 착각하고 있었다.


두번째, 내 욕망 콘트롤에 실패했다.


내 마음에는 두가지 욕망이 있었다. 내게 잘 어울리는 부서를 찾고 싶은 마음과 부서 결정을 빨리 해서 편해지고 싶은 마음 말이다. 그런데, 1순위 희망이 좌절되는 순간, 2~3순위 희망을 탐색하고 비교하는 작업이 싫어졌다. 그냥 빨리 부서 정해서 복잡한 상황을 끝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2순위보다 훨신 좋은 조건의 3~4순위가 많았다. 그런데, 나는 그 탐색을 포기하고 만 셈이다.


마지막 세번재 실수는 타로점 질문이 틀렸다는 점이다.


타로점을 볼 때, 나는 "연구소와 2지망 부서 중에 어디를 선택할까요?"라고 질문을 했다. 이 질문은 내가 두군데  모두 합격했을 때 던져야 하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 대신, 나는 이렇게 질문했어야 했다. "연구소에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요?"라고... 만약, 이렇게 점을 봐서 탈락할 가능성을 알았다면, 3순위, 4순위 후보 탐색을 더 진심으로 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나 실수 많이 했구나.. ㅠㅠㅠ


 



4. 에필로그 - 어설프더라도 내 욕망을 꿈꾸기 위한 3가지 매직 레시피


아... 아... 아...

아쉽고 아쉽고 너무 아쉽다. ㅠㅠ


나는 절반의 성공만 했다. 회사내 부서이동을 꿈꿨고 그것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1순위에서는 탈락했다. 그리고, 2순위 선택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상황 판단을 냉정하게 하지 못했고, 나만의 비장의 무기인 '점을 통한 이슈 체크'도 제대로 못했다. 거기다 귀찮음을 피하려는 내 욕망에 너무 쉽게 무너졌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까? 물론 다음번을 위한 3가지 매직 레시피를 만들기는 했다. 1단계 시나리오 플래닝, 2단계 점 & 허세빵주문, 3단계 시나리오 플래닝 업데이트... 그런데 이런 레시피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미 결정의 시간은 지나갔는데 말이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올 것 같아? 평생 안 올지도 모르는데...


아쉽다, 아쉽다, 너무 아쉽다...


빵을 먹는다. 그렇게 내 마음을 토닥여준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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