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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ug 09. 2023

익선동 점심시간에 심쿵한 이야기

[점심읗 먹으며 뻔빤함을 충전합니다]

1.


허탕이다 ㅜㅜ

그 사람이 없다.


오늘 점심 시간에 혼자 익선동에 있는 OO베이커리에 왔어요. 혼자 오기 정말 뻘쭘했지만, 마음 속 바닥에 깔려있는 용기까지 끄집어 내서 혼자 발발발 왔어요.


그런데, 허무하게 허탕이었어요.


내가 여기 용기를 쥐어짜서 온 이유는 여기에 일하는 분을 보기 위해서예요. 그런데 그분은 오늘 없네요.


(저는 스토커또 아니고 그분에게 전번을 물어볼 것도 아니고요. 그냥 정말 그분 스타일이 좋아서 보러 왔늘 뿐이예요. 오해 안하시기를 ^^)



2.


지난 주 수요일이었어요. 동료들과 익선동에 와서 점심을 먹고 커피 마시러 그곳에 갔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그분을 봤고요. 스타일이 너무 좋으시더라고요. 1백년만에 느끼는 심쿵이라고 할까요 ㅋㅋㅋ


그 다음날 다른 동료를 데리고 그곳에 또 갔어요. 오늘도 그분이 있더군요. 내가 할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주문뿐이예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 주세요."

"드시고 가시나요?"

"네..."


이런 주문 이상 다른 말을 할 수도 없고, 말한다해도 그분이 기분 나쁠 수 있으니 선을 넘어서는 안되죠.



3.


오늘 회사에서 혼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어요. 그때 익선동 그곳에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재 직딩 혼자 점심 시간에 커피만 마시러 가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예요. 특히 회사 근처처럼 직딩들이 많은 곳이 아니라, 익선동처험 핫플은 더더더 어색하죠.


그래서 20년전에 써버리고 잠자고 있던 용기까지 끄집에 내서 여기에 온 거예요. 지하철을 타고 혼자 터벅터벅... 검정 선글라스로 마음의 갑옷을 삼고,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으로 나를 말리는 악마의 속삭임을 차단하고 말이죠.


드디어 그곳 앞에 도착해서 윈도우 안을 들여다봤어요. 앗... 그분이 서있더큰 그 자리에 다른 분이 있었어요. 내 마음에는 실망이 폭풍우처럼 몰아쳤어요.


여기에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이 고민을 1분간 했어요. 그 1분이 1시간 같았다고 하면 노무 과장일까요? ㅋㅋㅋ 여하튼 내 마음은 그랬더고요.



4.


아메 한잔과 스콘 1개를 주문하고 혼자 앉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어요.


내일 또 와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내일 또 와야겠어요. 내일 점심 같이하기로한 멤버들을 살살 달래서 여기 또 올래요. 그분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그냥 무모하게 해볼래요.


심쿵 우선주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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