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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ug 12. 2023

하트시그널 '민규'를 위한 소심한 아재의 변명

[점심을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소심함 vs. 뻔뻔함

1.


하트시그널 시즌4를 본다. 이제 마지작 2회를 남겨두었는데, 순천에서의 남자 주인공격인 민규의 행동이 답해도 너무 답답하다.


왜 지영에게 데이트하자고 말 못한단 말인가?


어제 이수에게는 지영에게 데이트 신청할 것이라고 미리 말도 해 놓았고, 후신은 '지영이 민규를 너무 좋아하더라.'고 응원해주면서 지민에게 첫 데이트를 신청해서 민규의 부담을 덜어줬다. 그리고, 지원과 겨례도 민규의 데이트 신청을 기다려주었다.


그러나, 민규는 고무마처럼 데이트 신청을 못하고 고민하고 고민하더니 끝내 이수에게 데이트 신청했다.


고구마 고구마 끝에 황당한 결말이라니..어째서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걸까? 민규는...



2.


민규는 소심하고 내향적이고 타인 상황에 신경을 과도하게 많이 쓰는 타입이다. 그런 성격의 민규가 하트시그널이라는 방송에 출연을 한 것은 큰 결심이었을 것이다.


뭔가 변화를 시도하려는 마음 아니었을까? 소심한 자기를 바꾸기 위해 대학 홍보 대사를 했던 상황과 비슷했을 것이다.  그리고, 민규는 첫눈에 호감을 느낀 지민에게 직진한다. 정말 정말 용기 내고 용기 내서 직진한거였다.


그러나, 결말은 대폭망... 지민은 민규에게 문자 한 번 안줬다. 그냥 쉬운 오빠, 좋은 오빠였을 뿐이다. 이렇게 자기의 직진이 좌절되고, 민규는 상당히 위축되었을 것 같다.


그 순간, 취향이 비슷해서 호감을 느낌 지영과 민규가 좋다고 직진하는 이수가 나타났다. 그런데, 다른 남자들이 모두 지연을 좋아하고, 다들 지영이와 자기가 통했다고 말한다. 민규는 지영의 다정함과 자신의 호감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영은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수는 달랐다. 확실하게 자기를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이수가 민규에게는 편안했다. 이수가 정말 자기를 좋아하는 것인지 아닌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자기가 망설이더라고 이수가 직진해오니 마음 부담이 훨신 덜 했다.



3.


1주일도 안 남은 상황에서 민규는 지영이 자기를 너무 너무 좋아한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듣는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여수에서 지영이에게 데이트 신청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8명이 함께 앉아 있는 자리에서 지영에게 데이트 신청하는 것은 민규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민규가 식탁에 오면서 이수 앞에 앉을 때부타 나는 불안했다. 빤히 자기만 쳐다보는 이수 코 앞에서 지영이에게 어떻게 데이트 신청하겠는가? 거기다 민규를 제외한 7명이 모두 민규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민규는 드디어 고구마 고구마 고무마처럼 침묵의 시간을 끌다가, 이수에게 데이트 신청한다.


뭐야 이게?



4.


민규는 좋은 사람이다. 단지 여리고 마음에 상처받기 싫고 주위 사람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일 뿐이다. 그리고, 아마도 전 여친이 지영이처럼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것 때문에 마음 고생이 있었던 듯 하다.


솔직히 나도 민규와 같은 성격이다. 단지 민규보다 키가 작고 외모가 민규만큼 멋있지 못할 뿐이다. 나같은 소심남들은 결국 어떤 사람과 데이트를 하게 되느냐 하면, 모두에게 친절한 스타일이어서 내가 데이트 신청해도 큰 부담없는 사람 또는 나를 좋아한다며 직진해오는 사람과 데이트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순간 민규와 나는 포지셔닝이 달라지는 것 같다. 나는 겨레 같은 스타일 연애가 된다. 그냥 편한 사람, 이런 저런 말하기 편한 사람 말이다. 민규처럼 매력을 얻지 못한다.


민규는 절대 답답한 사람이 아니다. 자기 스타일에 맞는 연애를 하고 있을 뿐이다. 민규가 최종 누구를 선택하듯 잘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지민규 (지영-민규)를 응원했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민규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니, 그는 누구랑 연결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현커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여하튼 나는 지금의 민규 모습 그대로를 응원한다. 소심하고 여린 캐릭터 대표로서 그가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으면 정말 좋겠다.


* 최종회를 보았다.

음...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민이수 스토리는 편집해 낸 것 갇다. 지영님의 주인공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민이수 커플 스토리는 축소되고 축쇠되었나 보다. ㅠㅠ

이수님이 슬라이스 치즈가 없다라고 하자, 그것을 사다가 냉장고에 채웒은 민규 모습이 나왔다. 아마도 이런 장면들이 몇번 더 있었을 것이다. 그런 모습들을 다 못 본 것이 아쉽다.

애프터시그널에서 민이수 스토리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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