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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ug 29. 2023

내가 하트시그널4 겨레님처럼 될 수 없는 이유

[점심을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겨레님은 삐지지 않느다!

1.


앗... 리얼 연애 프로그램에서 이런 스타일의 남자가 퀸하고 연결된 적은 처음이다.


하트시그널4 겨레님 이야기이다. 하트시그널 1~3시즌뿐만 아니라, 환승연애, 솔로지옥 등을 다 포함해도 이런 캐릭터가 최종 커플이 되고 거기다 퀸하고 연결된 적은 정말 없다.

 

항상 적극파 불도적같은 캐릭터에게 연애를 밀리면서 살아온 소심남들에게 희망을 준 대단한, 정말 대단한 일이다. ㅋㅋㅋ


그런데, 겨레님이 정말 나같은 소심남 계열인 게 맞을까?

그리고,

겨레님이 잘 되었으니 나같은 어설픈 사람도 잘 될수 있을까? ㅎㅎ



2.


겨레님이 하트시크널에서 보여준 소심남 스타일 모습은 이러했다.


   첫째, 상대방이 말한 것을 혼자 기억했다가 그것을 해준다.


겨레님은 초반 2~3화 쯤에 미역국을 끓이는 장면이 나온다. 왜 겨레님이 미역국을 끓였는가? 심플하다. 그 전날, 지영님이 미역국을 좋아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레님은 퇴근하자마자 조용히 미역국을 끓였다.


물론 지영님은 이 미역국이 있는지도 몰랐고 먹지도 않았다. 지민님만 인생 최고 미역국이라면 두그릇 먹었을 뿐이다. 보통 이렇다. 나같은 소심남들을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한다는 말을 기억했다가 조용히 챙겨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녀들은 내 맘을 몰라준다. 그냥 사소하고 일상적인 친절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둘째, 기회를 찾으며 그녀 주위를 맴돈다.


여수 둘째날 상황을 생각해 보라. 겨레님은 그 답답한 고구마 상황에서 기다린다. 또 기다린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데이트를 나가는 것으로 확정되자 마자, 지영님에게 데이트 신청한다. 그것도 자상하고 편안한 말로...


"지영아, 여수까지 왔는데 그냥 있기에는 그러니까 편안하게 카페 가서 커피 한잔하고 올래?"

 

이게 정말 힘든 거다. 내가 겨레님 상황이었다면, 나는 주미님에게 데이트 신청해서 나갔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선택할 마음이 없는 상황에서 엄청난 굴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겨레님은 평상심으로 인내하며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3.


그렇다면, 나같은 소심 캐릭터도 겨레님처럼 행동하면 잘 될 수 있을까?


처음에는 나도 희밍을 꿈꿨다. 이런 조용히 챙겨주는 스타일도 연애를 할 수 있구나라고... 그러나, 2~3일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겨레님은 나같은 소심 캐릭터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삐지지 않는다.


겨레님이 지영님에게 "지금까지 나에게 여지를 준거 아니었어?"라고 따지듯이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겨레님은 때서야 깨달았다. 지영님은 자기에게는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여성분들이 2명에게 여행 티켓을 보냈다. 지영은 민규님과 후신님을 선택했다. 겨레님은 2순위에고 끼지 못했다.


내가 이런 상황에 있었다면, 나는 100% 삐졌을 것이다. 삐지게 되면, 일단 말에 가시가 돋힌다. 그리고, 기다려주거나 이런 거 안한다. 상대방이 먼저 그 삐짐을 토닥여주지 않는 한, 싸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겨레님은 달랐다. 그는 절대 삐지지 않았다. 대단하다.




4. 


도대체 겨레님은 심장에 어떤 갑옷을 입었기 때문에, 삐지지 않는걸까?


그의 심장에는 '자신감'이라는 갑옷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자상하고 여린 소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역시 ceo였다. 그리고, 바리스타 한국 1등이었다. 절대 나같은 소심 캐릭터는 아니었다.


그리고, 자기 카페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보라. 한사람만을 위한 공간, 한사람만을 위한 커피, 한사람만을 위한 디저트... 프로페셔널 다운 포스와 사장님 다운 여유가 넘쳐났다.


즉, 겉으로는 편안하고 여린 캐릭터처럼 보였지만, 그는 자신감이 넘치는 방어력 1만렙, 공력력 1만렙  위인이었다.


나는 어떤가?


나는 삐진다. 서운하면 바로 삐진다. 그리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내 심장에 일부터 칼을 꽂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끝이라고 생각한다.


'무빙' 시리즈의 '장주원 (류승용 배우)'처럼 회생 능력이 있으면 좋으련만, 내 캐릭터는 회생 능력 제도다. 그냥 상처받으면 삐지고, 삐지면 그 사람에게 가까이 가지 않는다. 또 상처 받기 싫으니까.


하트시그널4 최커 결말을 보고 희망을 가졌다가, 다시 절망에 빠졌다. 그는 나와 같은 소심 캐럭터가 아니었다. 즉, 나는 겨레님처럼 될 수가 없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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