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답답해. 일단 그냥 물어봐!!!

[점심을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로코에서 배운 생활의 지혜

by 감자댄서

1.


"쌍즈, 괴로운 일이 있구나?"

"오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좋아한다고 말을 못해요."

"그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부럽구나."

"(그 사람이 바로 오빠예요.)"


어우... 고구마 같은 장면이 3회째 계속되고 있다. 보는 내가 아주 답답해 죽겠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는데 왜 그 말을 못하니? ㅎㅎㅎ 상대방도 너를 좋아하는데, 넌 왜 그것을 모르니?


현실 애기는 아니고, 중국 드라마 <투투장부주> 얘기다. 내가 중국 드라마를 볼 줄은 몰랐지만, 넷플릭스 선생님이 나에게 추천을 안겨주시고 포스터가 로맨틱해서 보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화딱지난다. 주인공 둘이 아주 고구마에 고구마에 고구마 같은 답답 스토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2.


"나 당신을 좋아해요."


이 말 한마디가 하기가 그렇게 어렵단 말인가? 여주인공 '쌍즈'가 이 말을 못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오해...


그녀 혼자만의 '뇌피셜'로 그를 오해하고 있다.

- 남주인공 '자쉬'는 여친이 있다고 뇌피셜
- '자쉬'는 자신을 꼬마 동생으로만 생각한다고 뇌피셜


왜 이런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일까?


직접 물어보지 않고, 추측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쌍즈를 데리러 자쉬가 공항에 나온다. 그런데, 그의 옆에 왠 여성이 같이 있다. 쌍즈는 그녀가 자쉬 오빠의 여친이라 생각하고 좌절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쉬의 학교 선배이자, 회사 사장님일 뿐이었다.


스토리가 매번 이런 식이다. 쌍즈 혼자 뇌피셜하고, 실망하고, 머뭇거린다. 어우, 답답해. 쌍즈야! 그냥 물어보면 되잖아? "이 분이 오빠 여친이야?"라고 말이다. 그런데, 절대 질문하지 않는다. 오로지 뇌피셜만 한다.




3.


그렇다. 궁금하면 물어보면 된다.


상대방에게 대답할 기회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묻지 않으면, 그는 내가 이런 뇌피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가 이런 내 궁금증을 모르는데, 어떻게 알아서 설명을 하겠는가?


어떻게 물어봐야할 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물어봐라. '이런 질문하면, 그 사람이 기분 나빠할까' 등의 고민은 일단 집어쳐라. 일단 물어보고 추가로 내 의도를 설명하면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렇게 하기가 힘들다.


대부분은 뭐하러 그런 얘기를 해야하나 싶어서 그냥 접는다. 친구 사이에 기분 상하는 일이 있었어도 그냥 아무말 안하고, 조용히 연락을 줄인다. 회사 동료에게 '이런 이런 말을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싶다가도 그냥 포기하고 그의 말을 무시한다. 이런 무시 또는 포기 방법이 가장 편하니까...



4.


솔직히 말하면, 나도 지금 고구마 상태다. 2달 전에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에게 선톡을 중단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도 먼저 선톡이 오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그들과의 관계를 페이드아웃하고 있다. 예전에 친했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용건이 없는 한 연락하지 않는 관계로 말이다.


그 친구들 중, 한 두명은 내가 왜 이러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다. 나도 그들에게 물어봐야 하는 걸까? 나는 이래 이래해서 선톡을 끊었지만, 당신은 어떤 이유로 나에게 연락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이것을 질문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고, 달라질 것이 뭐가 있을까 싶다.


상황이 맞아 서로 친하게 지내다가, 그 상황이 지나가면 서서히 연락 빈도와 친함이 줄어든다. 그러다가, 용건이 생기면 연락한다. 물론 과거에 친했으니까 반가운 마음으로 얘기를 나눌 것이다. 그렇게 용건이 해결되면 다시 연락은 없는 관계가 된다. 그것이 모든 인간관계의 정석 아닌가?


나는 고구마처럼 행동하고 있어.
그러나, 고구마 같은 행동을 바꾸기는 싫어. 내가 손해 보는 것 같거든
그냥 이렇게 차가운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일래.


드라마 속 '쌍즈'는 아마도 마지막 3회 정도 남기고 말할 듯 싶다. 그 순간까지 이렇게 오해하고 저렇게 오해하면서 갈등과 애정을 모두 키워 나가야 시정차가 재밌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제 답답해서 못보겠다. ㅋㅋㅋ 아무리 주인공들이 멋있고 이뻐도 고구마는 더 이상 못 참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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