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는 솔로 16기>에 출연했다면, 나는 어떤 캐릭터에 가까울까? 아마도 '영식' 캐릭터에 가까울 것 같아. 영식님은 좋은 분이야. 좋은 사람인데, tv에서는 매력을 어필하기 힘든 사람 캐릭터...
회사에 착실하게 다닌 직딩은 회사를 떠나면 별 쓸모가 없어 보여. 그리고 특별한 매력도 없어 보이고 말이야. 내가 '나는 솔로'에 나가면, 그런 점이 바로 드러나서 현타 올 것 같아. 누구에게도 선택을 받지 못해 고독 정식 짜장면을 혼자 후루룩 먹고, 슈퍼데이트권 게임에서 바로 탈락하여 혼자 방에서 뒹굴고, 랜덤 데이트를 나가지만 재미없는 대화로 통편집 ㅋㅋㅋ
뻔하다, 뻔해.. 어설픈 직딩 아재의 슬픈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 ㅎㅎㅎ
2.
나는 회사에서는 범생이야. 소심한 성격에다가 범생이 콤플렉스가 있어서 회사 규칙을 일단 잘 지켜. 출퇴근 시간 같은거 말이야. 그리고, 업무 능력이 중상 레벨은 돼. 나 스스로 이런 말 하는 것이 웃기긴 하지만 그래.
그런데, 회사 업무 영역이 아닌 인간 관계 영역으로 나오면 '무쓸모 무매력'이야.
다른 글에서 두세번 얘기한 것처럼, 내가 지인들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에게 연락하지 않아. 만나자는 사람도 없어.
나는 정말 궁금하다고.. 회사에서는 쓸모가 있는데, 회사 밖에서는 매력이 없다는 거 말이야. 왜 그런 것일까?
3.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라는 책을 읽고 있어. 이 책은 일기가 아닌 에세이로 될 수 있는 조건을 설명해주고 있거든.
책 내용 중에 이 문장을 읽고 철퍼덕하고 쓰러졌어.
"나를 드러내지 않으면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보고 있을 지 궁금해졌어.
점심을 자주 먹는 멤버들에게 물었어.
"차장님이여? 차장님은 '빵차장님'이죠 ㅎㅎㅎ"
"빵 말고 다른 이미지는 뭐가 있어?"
"음... 글쎄여.. "
이 멤버들에게 '나 = 빵 좋아하는 사람'으로 마음속 깊게 새겨져 있었어.
이번에는 모닝커피를 가끔하는 친구들에게 물었어.
"음... 차장님은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예요. 타로점도 봐주시고 하니까."
"그것말고는 다른 이미지 또 있을까?"
"글쎄요.. 생각 좀 해보고요."
마지막으로 팀 동료들에게 물었어.
"스마트하게 잘 정리하는 사람!, 이쁜 카페, 식당 많이 아는 사람!"
정리하면, '나 = 빵, 얘기 들어주는 사람, 스마트'라는 얘기야. 그러면, 내가 생각하는 나는 누구일까?
- 낭만이 넘쳐서 혼자 멍 때리면서 고독을 삼키는 사람 - 로맨스 영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 - 소심해서 내 얘기를 잘 못하는 사람 -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
너무 다르잖아. 타인들이 나를 보는 이미지와 내가 나를 보는 이미자가 말이야. 거기다 더 마음이 아쉬운 게 있어. 내 지인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나'라고 말하고 있잖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내 진짜 모습인지, 가짜 허상인지 애매한데 말이야.
결국, 나는 깨달았어. 내 삶은 인스타적 삶일 뿐이라고...
남의 것으로 나를 드러내는 것은 순간일 뿐, 거기에는 내가 없다.
4.
다시 <나는 솔로> 얘기로 돌아가면, 나같은 캐릭터는 모두 편집되어 방송 분량이 없는 사람이 될꺼야. 그냥 좋은 사람, 그러나 매력은 약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