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호구인건가? 인간관계 정리 시즌2

[점심을 먹으며 뻔뻔함을 충전합니다.]

by 감자댄서

1.


회사에서 내가 호구인가 보다. 내가 호구라는 빼박 증거에 해당하는 2가지 에피소드가 연달아 발생했다. 한번 들어보시라.



2.


첫번째 에피소드 : 점심 약속을 까이다


1~2달에 한번 정도 점심을 먹는 지인이 있다. 얼굴 볼 때가 된 것 같아서 점심을 제안했다.

- 나 : A님, 이번주 점심 가능한 날 있나요?
- A : 선약이 있어요.
(보통은 여기서 A가 다른 날을 제안해야 예의다.)
- A : ....
- 나 : (뭐야 이런 무매너는...) 다음주는요?
- A : 화요일이요.

그렇게 다음주 화요일이 되었다. 점심시간 20분 점에 사내 메신저로 말을 걸려고 보니, '부재중'...

"이건 뭐지?"

그렇게, 점심 약속을 까였다. 그냥 넘어갈까 하다가, 당신이 점심 약속을 어겼다고 말을 해줘야 내 속이 후련할 것 같아서 말을 했다.

나 : 오늘 점약이었는데 자리에 없으셨네요.
A : 오늘 팀점이었어요. 약속이 긴가민가하긴 했어요.
나 : ... (황당)

보통은 긴가민가하면 확인을 한다. 만약 자기가 약속을 잊었다면 '미안합니다.'라고 말한다. 회사에서는 약속을 잊는 일이 종종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약속 확인도 안하고 미안하다는 말도 안하네.

"내가 호구구나."

A를 지인 리스트에서 바로 삭제...



2.


두번재 에피소드 : 믿을 사람이 차장님 밖에 없어서요.


회사 정기 인사 시즌이다. 이럴 때는 직원들끼리 부서이동에 대한 정보와 추천 등이 오고 간다. 꼭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연결해주고 한다.


일요일 저녁 9시 경, B에게서 카톡이 왔다. 솔직히 주말 밤에 회사 동로한테 개인 연락인 카톡이 오는 일은 드문 일이다.

- B : 차장님, 저 이번에 부서를 옮겨야할 것 같아서 부탁을 드리려고요. 차장님 부서 또는 아는 부서 있느연 연결 부탁드려요.
- 나 : 네, 그렇군요.
- B : 믿을 사람이 차장님이라서요.

나를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니 난 살짝 우쭐해졌다. 그래서, 팀장에게 말했다. B라는 직원이 우리 부서에 관심이 있다고 말이다.


그렇게 월요일이 되었다. 보통 부서이동 관련 부탁을 했으면, 그 다음 날 진행 상황을 물어보는 것이 보통이다. 자신이 진심으로 부탁한 거라면 말이다. 그런데...

- 나 : (B가 왜 연락이 없지? B가 연락오면 우리 팀장에게 강력하게 얘기할지 말지 결정을 해야 하는데.. 내가 답답하니 물어봐야겠다.) B님, 어제 부탁하셨던 부서 이동은 상황이 어떤지 해서요?
- B : (어제 부서 이동 부탁한 기억이 전혀 없는 것처럼) 안녕하세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 나 : (X발.. 이 뻔뻔한 자세는 뭐지?) 아.. 네...

아.. B는 나에게 그냥 던져 본 것이구나. 그런데, '믿을 사람이 어쩌고 저쩌고' 립서비스한거구나. 그 말을 듣고 잠시 우쭐했던 내가 참 바보처럼 느껴졌다.


너도 X다.. 삭제~~~



4.


내 MBTI는 INFJ다. J인데도 F가 있어서 공감을 잘 해준다. 충조평판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편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행동하니 다른 사람들이 나를 호구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공감과 No 충조편판을 중단할 생각은 없다. 단지, 성의없는 인간관계들은 모두 delete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이 부탁을 하면, 그것을 진심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된다. 그냥 수많은 사람들에게 부탁을 했고, 그 중에 내가 하나였을 뿐이다.


'차장님이 믿을 만해서..' 따위의 립서비스에 우쭐해서도 안된다. 그냥 회사 사람일 뿐이다. 공적인 관계로 얽힌 관계일 뿐이다.


오늘 한 수 배웠습니다.

이 예의없는 xx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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